“100년 교육 격차 해소, 디지털이 답이다”

에듀테크 포럼 개최…문맹 퇴치 SW로 학습 능력 향상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육 분야에서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위기가 찾아온 상황에서 전 세계가 에듀테크(edutech)를 위기 탈출의 돌파구로 삼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을 조합하여 만든 신조어로서, 인공지능(AI)이나 가상현실(VR) 같은 최신 ICT 기술을 교육에 접목하여 생생한 실감과 학생들 개개인의 수준에 적합한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산업을 뜻한다.

국가별, 지역별 교육 격차를  해결하려는 에듀테크산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에듀테크 홈페이지

비대면 방식의 원격수업이 이제는 늘 그래왔던 일상처럼 여겨지는 등 교육 분야에서도 대전환의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0일 온라인상에서는 ‘2020 에듀테크 코리아 포럼’이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다.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주제로 교육부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디지털 기술이 바꿔가고 있는 현재와 미래의 교육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문맹 퇴치를 위한 디지털 기술 경진대회에서 우승

‘모든 사람을 위한 양질의 교육, 교육의 기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디지털 제품의 역할과 도전 과제들’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에누마(ENUMA)의 이수인 대표는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전 세계가 교육의 불균형이라는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라는 화두를 던졌다.

다소 생소한 이름을 가진 회사명과 발표자가 국내에서 가장 큰 교육 세미나의 기조발제를 맡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대표와 에누마가 지난해 연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교육 행사에서 큰 상을 받으면서 명성을 날린 덕분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에 개최된 ‘글로벌러닝 엑스프라이즈(Global Learning XPRIZE)’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글로벌러닝 엑스프라이즈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벤처 재단인 ‘엑스프라이즈(XPRIZE)’가 주최하는 대회로서, 인류가 당면한 공동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고의 기술을 뽑는 행사다.

우승 상금만 무려 150억 원에 달하는 이 대회가 유명세를 치른 이유는 상금의 규모도 규모이지만 무엇보다도 대회를 후원하는 인물이 혁신적 기업가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Elon Musk)’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대표가 우승한 2019년 대회에서 직접 시상자로 참석하여 트로피를 건네기도 했다.

문맹 퇴치를 위한 디지털 기술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킷킷스쿨 ⓒ xprize.org

지난해 열린 엑스프라이즈 대회의 주제는 ‘문맹 퇴치’였다. 이 대표는 게임 방식을 통해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인 ‘킷킷스쿨(KitKit School)’을 들고 이 대회에 도전했다. 전 세계에서 198개 팀이 도전했고, 최종 결승 대회까지 살아남은 팀은 에누마를 비롯한 5개에 불과했다.

‘킷킷스쿨’은 기존의 학습 시스템이 갖고 있는 패러다임을 뒤집는 역발상적 프로그램이다. 대부분의 학습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평균치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반면에, 킷킷스쿨은 낙제점을 받는 학생들을 기준으로 개발됐다.

킷킷스쿨이 주목을 끈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된 교육 환경에서 한 번도 공부해 본 적이 없는 낙후된 지역의 학생이나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킷킷스쿨로 더 많이 배운다기보다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교육 격차는 100년

이 대표는 “국가별, 그리고 지역별 교육의 불균형 현상을 극복해야만 우리 후손들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교육 격차는 무려 100년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에 들어가서 이수 받는 교육 기간을 따지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선진국으로 분류된 국가의 학교교육 이수 기간이 평균 12년인 반면에, 개발도상국은 6.5년에 그쳤다.

교육 기간과 함께 교육의 질도 문제다. 선진 국가들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내용과 수준을 개발도상국이 따라잡으려면 역시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브루킹스연구소 측의 의견이다.

이 대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교육 시스템의 100년 격차를 깨뜨리려면 획기적인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하며 “개발도상국의 교육 수준을 높이려면 좋은 교사를 양성해야 하지만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따라서 혼자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디지털 교재를 만들어 배포하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킷킷스쿨로 공부한 학생들은 정식 교육을 마친 학생들과 비슷한 학습 수준을 보였다 ⓒ ENUMA

킷킷스쿨은 이 같은 오랜 고민의 결과물이다. 읽기와 쓰기는 물론 그림 그리기 등 개발도상국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없지만, 태블릿 PC를 통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마치 교실에 앉아서 수업하는 것처럼 어린이들은 킷킷스쿨을 통해 스스로 속도를 정하고 수업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은 최종 결선에 오른 5개 팀의 디지털 교재가 개발도상국의 낙후된 교육 현실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탄자니아의 한마을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동안 테스트에 들어갔다.

그 결과 킷킷스쿨의 수업 효과는 정규 교과 과정을 이수한 것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킷킷스쿨로 공부한 어린이들이 평균적으로 하루에 1시간씩 수업하여 일정 과정을 마치면 학교를 1년 정도 다닌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학생들이 학교 교육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고, 흥미를 잃은 학생들은 스스로 배움을 멈추기도 한다”라고 우려하며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가 많지만, 무엇보다도 초등학교 입학 이전인 영·유아 시기부터 초등교육을 준비할 수 있는 도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628)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