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만에 수질오염 해결, ‘친환경 기술’

염료 제거하는 촉매 스폰지

실험실의 유리 비커에 푸른색 물이 담겨 있다. 이 물에는 염료가 들어 있다.

비커 안에 나무젓가락 굵기의 작은 물질을 넣었다. 그랬더니 푸른색 물은 불과 10초 만에 투명하게 변했다. 푸른색 염료가 사라진 것이다.

염료는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다. 옷감을 물들이거나, 화장품의 색을 내거나, 자동차 도료에 들어가는 등 두루두루 사용된다.

그렇지만 염료는 양날의 검이다. 물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염료는 70만톤이나 된다. 문제는 염료가 생산될 때 10% 정도가 폐수와 함께 흘러나간다는 것. 이는 호수, 강, 연못으로 들어가 물을 오염시킴으로써 수경식물과 수중 동물에게 해를 끼친다.

가장 큰 문제는 염료로 인한 물빛의 변화다. 탁해진 물빛은 태양광을 차단하면서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방해해 수생 생태계 전체를 뒤집어놓는다. 염료는 아주 소량만 들어가도 많은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이에 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팀이 물 안의 염료를 손쉽게 분해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스폰지 같이 생긴 이 물질은 물빛을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정상화 시켜 환경보호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손바닥에 놓인 것이 촉매 스폰지이다. ⓒ UW

손바닥에 놓인 것이 촉매 스폰지이다. ⓒ UW

 

비커 물 10초 만에 맑아져 

미국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연구팀은 중국과학자와 공동으로 물에서 염료의 색깔을 수 초 만에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발표했다. 관련 논문은 응용촉매 B환경(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나무 펄프와 작은 금속으로 만든 스폰지 같은 물질을 사용해 물빛을 정상화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나무 세포의 주요한 구조인 셀룰로오스가 이 물질의 핵심 재료이다. 여기에 작은 팔라듐(Pd) 조각을 결합시키는데, 이 팔라듐이 색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촉매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물에서 염료 자체를 제거하는 대신 염료의 색을 없애는 데 집중했다.

현재 염료 제거에는 보통 ‘환원제’라고 부르는 분자를 사용한다. 환원제는 염료의 구조를 화학적으로 변화시켜서 빨간색이나 파란색을 투명하게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반응은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오래 걸린다.

이번에 개발한 방법은 촉매를 이용한 것이다. 기존 환원제가 하던 일이 촉매를 넣자마자 순식간에 진행된다.

게다가 색을 제거하는 물질을 만드는 방법도 매우 간단하고 친환경적이다. 목재에 흔하게 있는 셀룰로오스 분자를 팔라듐 금속과 결합시킨 뒤, 가열한 용액에 넣어 혼합하면 된다.

연구팀은 이 혼합 물질을 정제하고 냉각건조시켜 재사용할 수 있는 다공 물질로 만들었다. 이렇게 나온 스폰지 같은 물질은 99% 이상이 공기일 만큼 무수하게 많은 구멍이 뚫려있다. 이렇게 뚫려있는 기공 사이로 물이 드나드는 동안 팔라듐 금속 촉매입자가 색을 변화시키는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촉매 스폰지를 넣으면 푸른색 염료 색깔이 순식간에 투명해졌다. ⓒ Credit: Mark Stone/University of Washington

촉매 스폰지를 넣으면 푸른색 염료 색깔이 순식간에 투명해졌다. ⓒ Credit: Mark Stone/University of Washington

스폰지처럼 짜내면 재사용 가능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 물질이 마치 진짜 스폰지 처럼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으로 짜내면 물이 빠져나가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해도 색을 제거하는 기능은 줄어들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 촉매 스폰지를 가지고 실험실에서 파란색 염료와 붉은색 염료를 실험했다. 이 두 가지 염료는 염색산업에서 아주 흔하게 사용하는 색깔이다.

연구팀은 색깔있는 물을 스폰지 위에 부었다. 그러자 물은 스폰지를 통과하면서 즉시 투명하게 변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파란색 염료가 들어있는 비커 안에 촉매 스폰지를 던졌다. 그랬더니불과 10초 만에 색깔이 없어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염료로 오염된 호수에 촉매 스폰지를 여러 개 던져 넣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차를 우려마시는 티백같은 것에 촉매 스폰지를 넣고 색이 모두 없어질 때 까지 끌고 다니는 방법도 있다.

워싱턴 대학교 앤서니 디치아라(Anthony Dichiara) 부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매우 인상적이다”라며 “염료 농도가 짙지 않은 물에서 염료를 아주 빠르게 제거할 때 특히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남중국농업대학(South China Agricultural University) 방문과학자인 진 구(Jin Gu) 등이 참여했으며 중국 광동성 과학기술국과 미국농림부가 연구비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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