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년 뒤에는 지구 산소가 사라진다”

태양 진화에 따라 ‘초기 지구상태’로 돌아가

현재 지구 표면 환경은 대기에서 해양의 깊은 곳까지 산소가 풍부하게 공급돼 활성화된 광합성 생물권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는 생명이 지구 전체 환경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두드러진 예다. 이같이 산소가 풍부한 환경은 지구 이외의 외계 행성에서 생명의 존재 여부를 나타내는 신호의 하나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지구 대기 산소 농도는 약 4.5억~ 4.3억 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에서 실루리아기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대기 상태가 시간상으로 과연 먼 미래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는 불확실하다.

산소가 풍부한 대기의 기본적인 지속 기간을 아는 것은 지구 생물권의 미래뿐 아니라 태양계 너머 지구와 같은 행성을 찾는데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본 도호대와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팀은 최근 수치 모델과 생물지화학 및 기후를 활용해 산소가 풍부한 지구의 대기 수명이 약 10억 년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1일 자에 발표했다.

앞으로 10억 년 뒤에는 지구에서 급속한 탈산소화가 진행돼 혐기성 생물만이 살아남는 초기 지구 상태로 바뀔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그림은 40억~25억 년 전 시생누대 때의 지구 모습 상상도. ©WikiCommons / Tim Bertelink

“지구 생물권 수명은 20억 년”

논문 저자인 도호대 오자키 가즈미(Kazumi Ozaki) 조교수는 “지구 생물권의 수명은 오래 전부터 태양이 꾸준히 빛을 발하는 것과 탄산-규산염 지화학 순환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논의돼 왔다”고 전하고, “이런 이론적 틀에 따른 귀결 중 하나는 대기 이산화탄소 수준이 지속해서 감소한다는 것과 지질학적 기간에서의 지구 온난화”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제로 지구 생물권은 과열과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 부족이 결합해 향후 20억 년 안에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라는 것.

오자키 교수는 “그게 사실이라면 대기 중 산소 수준도 먼 미래에는 결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이런 일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산소는 주로 조류와 육상 식물에 의한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지만, 지질학적 시간 규모에서 대기와 바다의 산소량은 광합성 이외의 다양한 생물지구화학적 작용, 예를 들면 수중 및 토양에서의 유기물 분해와 철 황화물의 침전, 암석의 풍화 작용과 화산 환원 가스의 유입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소가 풍부한 대기의 지속기간. 맨틀에서 지구 표면으로의 환원 가스 유입이나 침강대에서의 산화 물질의 침강이 많은 경우 등 지구 내부로부터의 환원력 유입이 많은 상황일수록 지구 산소 환경의 지속기간은 짧아진다. © Kazumi Ozaki / Nature Geoscience

오자키 교수와 논문 공저자인 미국 조지아 공대 크리스토퍼 라인하드(Christopher Reinhard) 부교수는 지구 대기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를 조사하기 위해 기후와 생물지화학적(biogeochemical) 과정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지구 시스템 모델을 구축했다.

수치 모델로 40만 번 이상 시뮬레이션

미래의 지구 진화를 모델링하는 데에는 본질적으로 지질학 및 생물학적 진화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산소 생성 대기 수명의 확률적 평가를 얻기 위해 확률론적(stochastic) 방법을 채택했다.

오자키 교수는 모델 매개변수를 변경하면서 40만 번 이상 모델링을 수행했다. 그 결과 지구의 산소가 풍부한 대기는 향후 10억 년(1.08±0.14 billion years) 동안 지속되고, 이후 급속한 탈 산소화가 진행돼 약 25억 년 전 대기 중에 산소가 급격히 증가했던 대산소화 사건(the Great Oxidation Event)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치 모델링에 따르면 급격한 산소 농도 저하가 일어나는 시기는 지구 표층 즉 대기 – 해양 – 지각과 지구 내부 맨틀 사이에서의 물질 순환을 통한 상호 작용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장기적인 산소 감소는 궁극적으로 태양 진화에 의해 구동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에서의 생명 생존 가능 기간을 통한 지구환경 변화를 나타낸 도표. 연구팀은 지구에서 생명 생존 가능 기간 중 약 20 %가 호기성 다세포 생물이 생존 가능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 태양 상수 (b) 생물 생산의 제한 요인 (c) 지구 전체에서의 1차생산 (d)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e) 대기 중 산소 농도 (f) 대기 중 메탄 농도. © Kazumi Ozaki / Nature Geoscience

“10억 년 후 지구는 혐기성 생명체의 세계 될 것”

오자키 교수는 “대규모 탈 산소화(the great deoxygenation) 이후 대기는 메탄 상승, 낮은 수준의 이산화탄소, 오존층 소멸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지구는 아마도 산소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혐기성 생명체의 세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구의 산소가 풍부한 대기는 원격으로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탐지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산소가 풍부한 지구 대기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며, 지구 전체 역사에서 볼 때 20~30%의 기간 동안만 산소가 풍부하게 공급돼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행성됐다는 것이다.

산소와 광화학 부산물인 오존은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를 탐지하는데 가장 많이 받아들여지는 생체특성(biosignature)이다.

이번 연구에 따른 통찰을 지구와 같은 다른 행성들에 일반화할 수 있다면, 과학자들은 태양계 너머 외계 생명체 탐사에서 산소 공급이 적고 무산소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에 적용할 수 있는 생체특성을 추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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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한얼 2021년 4월 7일9:18 오후

    지구의 산소는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니라 산소가 풍부한 지구의 대기 수명이 약 10억 년이라니 산소도 영원하지 않네요. 그런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종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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