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1인 창조자 누구나 환영하는 ‘도쿄 팹카페’

[창조 + 융합 현장] 하야시 CEO ‘2014 과학창의 국제컨퍼런스’ 강연

지난해 2월 일본 ′팹카페(Fabcafe)′에 등장한 초콜릿이 세계적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냥 초콜릿이 아니라 연인의 얼굴을 복제한 초콜릿.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출시했는데 3D 프린터를 이용해 실제 연인의 얼굴윤곽은 물론 눈과 코, 입술 등을 본떠 제작했다.

연인 복제 초콜릿의 제품 가격은 6000엔(약 5만6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신기한 체험을 원하는 연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렸다. 도쿄 시부야에 가면 이런 유형의 아이디어 제품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애플의 당시 신제품 ‘아이폰6플러스’ 모형을 3D 프린터로 출력해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팹카페’는 매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사이트를 통해 ‘아이폰6플러스’ 모형의 3D 데이터를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평범한 사람들 ‘완전히 다른’ 제품 만들어

‘팹카페’ 설립자인 치야코 하야시 로프트워크(Loftwork Inc.) CEO에 따르면 ‘팹카페’는 ‘팹(FAB)’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도쿄 시부야에 위치해 무엇인가 만들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을 첨단기기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대 글로벌컨벤션플라자에서 열린 ‘2014 과학창의 국제컨퍼런스’에서 ‘팹카페’ 설립자인 치야코 하야시 로프트워크(Loftwork Inc.) CEO가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팹카페는 도쿄 시부야에 있는 FAB과 카페 융합형 창조공간이다.  ⓒ ScienceTimes

지난 주말 서울대 글로벌컨벤션플라자에서 열린 ‘2014 과학창의 국제컨퍼런스’에서 ‘팹카페’ 설립자인 치야코 하야시 로프트워크(Loftwork Inc.) CEO가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팹카페는 도쿄 시부야에 있는 FAB과 카페 융합형 창조공간이다. ⓒ ScienceTimes

다른 팹들과 다른 것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첨단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 티켓과 함께 팹에서 생산한 여러 유형의 디자인 제품들, 그리고 다과와 음료 등을 판매하면서 마치 카페와 같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치야코 CEO는 지난 주말 서울대 글로벌컨벤션플라자에서 열린 ‘2014 과학창의 국제컨퍼런스’에 참석, 특별 강연을 통해 “2012년 설립한 ‘팹카페’를 통해 정말 아름답고 예쁜, 그리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다수 창출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작품들이다. 한 대학생은 전문가들이 해낼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그라데이션(gradation) 패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도 다수 찾아와 어른들이 놀라는 디자인을 창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들이 보면 사소한 사례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보았을 때는 쉽게 볼 수 없는 ‘완전히 다른 표현들’이었다”며, 전문가를 대신하고 있는 일반 대중의 창조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과감한 실험성 창조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한 창작자는 소라게가 살고 있는 집(소라)을 3D프린터로 제작해 소라게에게 공급하고 있는데, 자연 생태계와 기술을 융합한다는 점에서 학계 등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기술 복원 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기후(岐阜) 현에서는 조상 대대로 못을 박지 않고 공예품을 만드는 이음새 기술을 전수해오고 있다. 그러나 현대 들어오면서 전수자가 없어 전통 기술이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

도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중

이 문제를 ‘팹카페’ 회원들이 해결하고 있다. 3D프린터 등을 활용해 전통적인 이음새 기술을 재현하고 있으며, 다양한 유형의 현대화된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용 의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어린이의 키가 계속 자람에 따라 다리 높이가 다른 의자들을 시리즈 제품을 제작하고 있는데 인기 제품으로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름다운 모양의 선반, 책꽂이 등 새로운 제품들이 계속 창조되고 있는 중이다.

하야시 CEO는 도쿄 시부야에 있는 ‘팹카페’를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디자인 아이디어들을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하자는 취지다. “내년까지 네트워크를 갖추고 세계인들이 함께 하는 혁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하야시 CEO와의 일문일답.

▲ ‘팹카페’를 설립한 이유는?

“스스로 사물을 디자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삶의 문화를 스스로 바꾸어나가고 싶었다. 인터넷이 세상을 변화시켰듯이 ‘팹랩’도 혁신을 계속해 인간 삶의 변화를 줄 것이다. 우리 스스로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세상을 놀라게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계속 창출되고 있다. 그 비결은.

“기존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혁신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아름답고 파격적인 디자인을 창출하는 것 같다.”

▲ 초보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가.

“학습 과정을 도입, 그 프로그램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다른 팹에서도 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크게 다를 바 없다.”

▲ 다른 팹들과 달리 카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팹카페의 성격을 설명하라면 팹과 카페의 중간 쯤으로 보면 된다. 카페에 가면 누가 옆에서 무엇을 하든지 신경쓰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팹카페에 가면 옆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자신의 작업에 전혀 방해를 받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안 만들어도 된다.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 얼마나 많은 사람이 팹카페를 방문하고 있는가.

“도쿄 시부야의 경우 하루 200~300명 정도 방문하고 있다. 카페 의자가 40개 있는데 적지 않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 카페보다 3배 정도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루 매출은 200만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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