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같은 과일 근처에 금방 모여드는 초파리(fruit flies)가 있다.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작은 곤충이지만 유전학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연구 소재다.
이는 이 초파리가 침염색체(salivary chromosome)라는 거대한 염색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염색체보다 100~200배 이상 큰 이 침염색체에는 1000여 개의 염색체가 나란히 붙어 있어 현미경으로 관찰하기가 매우 수월하다.
그런 만큼 초파리 유전자들을 모두 밝혀내 생물의 기원, 그리고 진화 과정을 밝혀내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그리고 최근 과학자들이 중생대 초파리 유전자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뉴욕대, 시카고대 과학자들이 1억4000만년 전의 초파리 유전자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생명 탄생의 기원을 밝히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griculture.gov.au
컴퓨터로 중생대 초파리 유전자 추론에 성공
8일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뉴욕대학과 시카고대학 과학자들이 공동연구를 통해 1억4000년 전 초파리 유전자를 복원하는데 성공했으며, 돌연변이 유전자가 배아 발달(embryonic development)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과학자들은 유전자 복원을 통해 두 번의 돌연변이가 발생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발달유전자(deveopment genes)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으며,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초파리의 뇌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뉴욕대학의 생물학자이면서 논문 저자 중의 한 명인 스테판 스몰(Stephen Small) 교수는 “1억4000만년 전 초파리 유전자에 발생했던 돌연변이로 인해 그동안 초파리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그 과정을 추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카고 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조셉 손톤(Joseph Thornton) 교수는 “오래 전에 발생한 두 번의 돌연변이 사례가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초파리 발육 과정(developmental processes)에 영향을 미쳐, 지금의 뇌와 장기 구조를 형성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생명체의 유전 정보는 DNA의 염기서열에 저장되어 있다. 이 염기서열에 변화가 일어난 것을 돌연변이(mutation)라고 한다. 돌연변이는 생물에 불리할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동안 생물학자들은 동물 진화에 도움을 준 초파리의 유전자적 돌연변이(genetic mutations) 현상이 배아 발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 초파리로 진화했는지 그 과정을 밝혀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스몰 교수와 손톤 교수는 이 연구 과정에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 현재 살고 있는 초파리의 유전자 서열을 기반으로 하여 1억4000만년 전 초파리의 유전자 서열을 추론해내는 것이다.
이들은 추론해낸 형질을 살아 있는 초파리 배아에 주입해 오랜 조상의 유전형질을 유입한 초파리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속적인 관찰을 시도했다.
비코이드 유전자가 생명탄생의 주역
해당 연구에서 중요한 것이 ‘이보-디보(Evo-Dvo)’라는 개념이다. 유전자의 발현 이후 진화의 비밀을 설명할 수 있는 진화발생학 연구 모델을 말한다.
공동 연구팀은 초파리의 탄생과 진화 과정을 밝히기 위해 ‘비코이드(bicoid)’라 불리는 유전자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초파리의 모성 전후축인자의 하나로, 초파리 배아와 함께 뇌서부터 꼬리까지 세포 형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유전자다.
이 유전자가 없으면 배아가 형태를 갖추기 전에 소멸해버린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곤충이나 동물에게서 이 유전자를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비코이드를 과거로 역추적해나갈 경우 진화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첨단 기술과 장비를 통해 비코이드의 선도자격인 유전자를 찾아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논문에 따르면 조상 유전자는 생화학적인 특성을 갖고 있었다. 또한 특수 유전자들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면서 뇌 발달을 주도하고 있었다.
추론 결과 초창기 비코이드 유전자는 이런 고도의 기능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큰 역할을 했다. 비코이드의 조상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했고, 점차 생명 탄생과 관련된 중요한 기능을 맡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동안 많은 돌연변이가 있었다. 그러나 표적 유전자에 완벽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돌연변이는 단 두 번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돌연변이 유전자가 초파리 배아에 주입됐을 때 뇌 발달을 이끄는 유전자를 활성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론되고 있다.
연구팀은 컴퓨터로 추론된 두 번의 돌연변이가 비코이드 유전자 기능의 진화를 주도했으며, 또 다른 돌연변이가 추가되면서 생명 탄생을 주도하는 강력한 기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몰 교수는 “최근 발달생물학과 진화유전학 분야에서 연구 방식이 첨단화하면서 중생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단백질의 진화 과정을 역추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동물을 중심으로 한 생물 탄생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논문은 영국의 과학학술지 ‘이라이프(eLIFE)’ 지 8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ncient mechanisms for the evolution of the bicoid homeodomain’s function in fly development’이다.
논문 주저자는 시카고 대학의 퀸웬 샤오(Qinwen Liu) 박사다. 그는 서문을 통해 “생물 다양성의 기원이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단백질 복원을 통해 오랜 기간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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