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1초’, 과학적 해명 가능할까

런던올림픽에서 보는 스포츠과학

지난 6월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12런던올림픽 오메가 미디어 컨퍼런스’가 열렸다. 올림픽공식타임키핑 회사인 오메가가 주최한 행사였다. 오메가는 이 행사를 통해 런던 올림픽에서 사용하게 될 시간 계측 관련 신기술을 소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장비는 100만분의 1초까지 측정이 가능한 ‘퀀텀 타이머’였다. 오메가 관계자는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용했던 타이머의 오차는 0.01초였으나, 이 ‘퀀텀 타이머’의 최대오차는 0.001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오메가 타임키핑 시스템에 문제?

이 관계자는 “올림픽에서는 1천분의 1초가 가장 작은 단위이기 때문에 100만분의 1초까지 측정할 필요가 없지만, 오메가에서 더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타임키핑을 위해 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 지난달 30일 펜싱경기 중 발생한 ‘멈춘 1초’ 논란이 이어지면서 보다 명확한 과학적인 설명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올림픽공식타임키핑 회사인 오메가의 TV광고 촬영 장면. ⓒOMEGA Watches


이 관계자는 또 이 장비를 가동하기 위해 450명의 엔지니어를 런던에 파견할 계획으로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시스템을 위해 사용하는 케이블 길이만 180㎞나 된다며,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세계가 놀라는 첨단 계측 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계측 시스템을 놓고 지난 30일(한국 시간) 이후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신아람 선수와 독일 브리타 하이데만 선수 간의 펜싱 준결승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어찌된 일인지 경기종료 마지막 1초의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흐르지 않는 1초 동안 신아람은 두 차례나 상대 공격을 맞받아치며 잘 막아냈다. 그러나 여전히 1초가 남아 있었다. 더군다나 세 번째 공격을 막았을 때는 0초로 줄어든 시간이 다시 1초로 되돌아갔다.

신아람 선수는 결국 하이더만의 4번째 공격을 막지 못했다. 하이더만이 공격을 성공한 순간 경기종료 버저가 울렸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국제펜싱연맹(FIE)의 판정번복 불가 판정으로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요원해지는 1초17에 대한 과학적 해명

사건을 지켜본 AFP는 이 사건을 올림픽 사상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5대 오심으로 꼽았다. 그런 상황에서 1일 새벽(한국 시간) 올림픽공식타임키핑 회사인 오메가는 보도자료를 내고 당시 상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펜싱경기에서 사용한 카운트다운 시스템이 국제펜싱연맹에서 공식 인증 받은 것으로 작동에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이 카운트다운 시스템은 검이 상대선수를 터치하면 자동으로 멈추고, 심판이 ‘알레(시작)’라고 외치면 다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1초 사이에 5번 이상 접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문제가 된 경기 종료 1초 전 시계가 4번 멈췄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메가의 해명을 고려하면 쟁점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하이더만의 4차례 공격이 모두 번개처럼 순식간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심판 바바라 차르 역시 초인적인 하이더만의 공격을 초인적으로 판정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 다른 가능성은 시작 버튼을 누르는 진행요원이 시간을 고의적으로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느린 화면으로 분석한 결과 하이더만의 마지막 공격이 성공하기까지 1초17 프레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표준연구원 권택용 시간센터장은 “오메가의 주장이 옳다면, 오메가가 측정한 1초의 시간과 실제 동영상에서 보여준 1초 17프레임의 시간 차이를 어떻게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메가 시스템의 시간과 실제 시간과의 오차가 그처럼 많이 발생할 수 없다는 가정 하에서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그에 대한 해명이 나올 것 같지 않다. 오메가 측은 카운터다운 시스템이 정확히 작동하고 있었다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고, 국제펜싱연맹 역시 심판진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연맹에서 신아람 선수에게 특별상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 과학의 문제를 타협으로 해결하려는 의도가 명백히 엿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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