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오토마타(Automata)는 ‘스스로 움직이다’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오토마토스(Automatos)’에 어원을 두고 있는 용어로 자동기계장치를 의미하는 오토마톤(Automaton)의 복수형 명사이다.
예술 영역에서 오토마타는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지칭한다. 오토마타가 과학의 원리와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한 융합예술의 한 장르로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현대에 들어서지만, 움직이는 기계장치 발명의 역사는 아주 오래 전 고대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오토마타의 탄생
인간은 아주 먼 옛날부터 나무, 돌, 흙, 종이, 천, 금속 등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자신과 닮은 인형이나 조각품을 만들어 왔다. 동양이나 서양 모두에서 옛 유물을 발굴하다 보면 항상 인형이 나오고,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인형을 접할 수 있듯이, 인형은 사람들의 상상과 소망을 담은 상징이면서, 친근한 장난감이기도 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움직이지 않는 인형이나 조형물이 움직이는 인형, 즉 오토마타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던 인형이 언제부터 오토마타가 되었을까? 그리고 오토마타는 어떻게 예술로 발전한 것일까?
움직이는 기계장치와 인형의 만남, 즉 오토마타의 탄생은 BC 2~3세기 고대 그리스 시대에 과학자, 발명가, 기계공학자로 활동한 크테시비우스(Ctesibius, BC 285~222)가 발명한 기계장치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오토마타의 탄생은 물시계 발명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 부착된 최초의 물시계는 BC 250년경 크테시비우스가 발명한 자동물시계 ‘클렙시드라(clepsydra)’로 알려져 있다.
‘클렙시드라’는 크테시비우스 자신이 고안한 톱니바퀴와 피스톤 펌프장치 등을 활용하여 기존 해시계와 물시계의 단점을 보완한 발명품으로, 사이펀(Siphon)의 원리에 의해 기계장치에 부착된 인형이 움직이면서 시간을 가리키는 오토마타 자동 물시계였다.
고대 그리스의 움직이는 기계장치
고대 그리스 시대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에서 발명가, 수학자, 기계공학자, 물리학자로 활동한 헤론(Heron, AD 10~AD 70)은 세계 최초로 증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기계장치를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흔히 ‘헤론의 공’이라고 일컫는 기력구(汽力球, Aeolipile)가 그것으로 이 장치는 훗날 증기기관의 효시가 되었다.
크테시비우스, 필론 등과 함께 고대 그리스의 3대 기계 학자 중 한 사람인 헤론은 풍력 및 수력 오르간, 자동 성수기(聖水機), 자동 개폐기, 자동 연극 장치, 측량기 오도미터(Odometer)와 디옵트라(Dioptra) 등과 같은 기계장치를 발명했으며, ‘기체학(Pneumatica)’, ‘기계학(Mechanica)’, ‘측정학(Metrica)’, ‘오토마타(Automata)’ 등과 같은 저서를 통해 다양한 움직이는 기계장치를 고안하고 실험하여 고대 그리스의 실용 과학을 집대성했다.
또한 헤론은 프톨레마이오스 1세 소테르(Ptolemy I Soter)가 세운 무세이온(Mouseion 혹은 Musaeum)에서 과학과 기술에 대한 강의, 교육, 저술 활동을 하였는데, 무세이온은 헬레니즘 시대 최대의 도서관과 극장을 갖추고, 학문과 예술 연구 및 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아리스타르코스, 에라토스테네스 등과 같은 과학 분야의 수많은 대학자(大學者)들을 배출했다.
무세이온이 있었던 알렉산드리아는 헬레니즘 시대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로 인구가 100만여 명이나 되는 큰 도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웅장한 왕궁과 신전 그리고 야외 극장 등이 줄지어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지칭하는 ‘Museum’의 어원이 바로 프톨레마이오스가 세운 학문과 예술의 대전당 무세이온이며, 무세이온이라는 명칭은 그리스 신화의 아홉 여신 ‘뮤즈(Muse)의 신전(神殿)’에서 유래된 것이다.
인류 과학 문명의 보고(寶庫)로 일컬어지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무세이온은 샌프란시스코 과학박물관 익스플로러토리엄(Exploratorium), 런던 과학박물관,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립중앙과학관 등과 같은 현대의 과학융합문화 연구 및 교육기관의 원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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