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크기의 ‘가상 우주’ 탄생

138억년 간의 우주 진화 시뮬레이션 가능

은하 사이를 여행하면서 우주 탐험을 하는 것은 단지 꿈일 뿐이다. 하지만 한 국제 연구팀이 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디자인된 것 중 가장 크고 세부적인 가상 우주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스페인 국립과학연구위원회(CSIC) 산하 안달루시아천체물리연구소(IAA)와 갈라시아 슈퍼컴퓨팅 센터(CESGA)에서 정교하게 설계한 이 가상 우주는 연구 그룹과 CESGA 클라우드 사용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우추우에서 다른 배율로 형성된 가장 큰 은하단의 암흑물질 헤일로 이미지들 ©Tomoaki Ishiyama

‘우추우(Uchuu ; 일본어로 우주를 뜻하는 말)’라는 이름이 붙은 이 가상 우주 시뮬레이션은 한 면당 96억 3000만 광년이라는 전례 없는 크기의 컴퓨터 공간에 총 2조 1000억 개의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이 정육면체 모형의 각 면은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까지의 거리의 약 3/4에 해당하는 셈이다. 때문에 우추우는 거대한 크기와 세부적인 수준에서 우주의 진화를 연구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추우는 은하의 형성은 물론 우주 전체의 운명을 좌우하는 암흑물질의 신비로운 헤일로(halo)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상의 암흑물질 덩어리를 가리키는 헤일로는 원래 후광을 뜻하는 말인데, 천문학에서는 구성 분포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휴대폰 사진 9억 장에 해당하는 데이터 생성

이 가상 우주의 규모는 가장 큰 은하단에서부터 가장 작은 은하단까지 다양하다. 대신 개별적인 별과 행성은 분석되지 않으므로 이곳에서 외계문명을 찾을 순 없다. 하지만 우추우가 다른 가상 세계에 비해 뛰어난 점은 시간 영역이다.

즉, 우추우는 빅뱅에서부터 현재까지 138억 년의 우주 역사 전체에 걸쳐 물질의 진화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는 동물이 지구의 바다에서 처음 육지로 진출한 시간보다 30배 이상 긴 시간이다.

우추우를 사용해 우주의 대규모 구조를 연구하는 안달루시아천체물리연구소의 줄리아 F. 에레자(Julia F. Ereza) 연구원은 “우추우는 타임머신과 같다. 우리는 앞 또는 뒤로 갈 수 있고 시간 안에서 멈출 수도 있다. 또한, 하나의 은하계를 확대할 수도 있고 전체 군집을 시각화하기 위해 확대할 수도 있다. 우리는 우주의 모든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있다. 우추우는 우주를 연구하기 위한 필수 도구다”라고 말했다.

일본, 스페인, 미국, 아르헨티나, 호주, 칠레, 프랑스, 이탈리아의 국제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천문학 전용 슈퍼컴퓨터인 ‘아테루이(ATERUI)Ⅱ’를 사용해 우추우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우추우 제작에는 1년이란 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추우 제작에 사용된 코드를 개발한 일본 지바대학의 이사야마 도모아키 교수는 우추우 제작에 매달 48시간 동안만 사용할 수 있는 4만 200개의 CPU 코어 모두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모델의 완성까지 2,000만 시간의 슈퍼컴퓨터 시간이 소요돼 3페타바이트(1PB=1024TB)의 데이터를 생성했는데, 이는 1,200만 화소의 휴대폰 사진 8억 9478만 4853장과 맞먹는다.

하지만 고성능 컴퓨터 기법을 사용해 다운로드 시간에 대한 걱정을 줄였다. 암흑물질 헤일로의 형성과 진화에 관한 정보를 100테라바이트(TB)의 카탈로그로 압축시킨 것. 이 카탈로그는 모든 클라우드 사용자들이 사용하기 쉬운 형식으로 포맷되었다.

수천억 개의 별에 대한 움직임 계산 가능

연구팀은 가상 은하 카탈로그와 중력렌즈 지도를 포함한 2차 데이터 공개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최신호에 게재됐다.

아테루이Ⅱ는 기존의 슈퍼컴퓨터 아테루이보다 6배 향상된 컴퓨팅 성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테루이의 경우 실제 은하 항성 수의 극히 일부만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데 비해 아테루이Ⅱ는 수천억 개의 모든 별에 대한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천문학 전용 슈퍼컴퓨터인 ‘아테루이(ATERUI)Ⅱ’ ©NAOJ

아테루이Ⅱ를 구축한 일본 국립천문대(NAOJ)는 “슈퍼컴퓨터의 연산력을 이용해 이제 우리는 수치로 풀 수 없는 방정식을 풀 수 있게 되었다”며 “아테루이Ⅱ의 뛰어난 계산 속도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더욱 현실적인 우주를 묘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우추우 카탈로그는 스페인 갈리시아 슈퍼컴퓨팅 센터(CESGA)의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완전히 무료다. 줄리아 F. 에리자 연구원은 “이러한 시뮬레이션이 대개 매우 비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상당히 놀라운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추우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이들은 ‘skiesanduniverses.org’ 사이트를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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