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히트펌프 시장 놓고 세계가 각축

[세계 산업계 동향]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82)

지난 2001년 일본에서는 ‘에코큐트’라는 신개념 온수기가 등장했다. 적은 양의 전기로 대기 중의 열을 흡수해 물을 데우는 가정용 히트펌프식 온수기를 말한다. 주로 야간 전기를 이용, 물을 데우지만 가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2006년 신제품의 경우 약 50%의 에너지를 절감했다. 도쿄전력에서 개발한 이 제품은 목욕 문화가 발달한 일본 상황에서 큰 각광을 받으며, 2008년까지 약 164만대의 ‘에코큐트’를 팔았다.

파나소닉에서도 ‘에코큐트’를 개발했다. 이 역시 야간 유휴 전력을 이용해 온수기를 가동하는 방식인데, 지난 2010년 일본 내에서만 56만6천 대를 팔았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더 많은 제품이 팔리고 있다.

그리스 정부, 히트펌프 시스템으로 교체 선언

올해 들어서는 업무용 에코큐트(하이브리드 타입)까지 출시할 정도다. 이 제품은 온수가 부족할 경우 가스급탕기 방식 등으로 가열 방식이 교체되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기업에서 온수 중단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 18일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 36회 과총 포럼에서 에너지 절약형 산업 등 미래 환경산업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히트펌프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들이 소개됐다. ⓒScienceTimes


히트펌프란 대기열, 수열, 지열, 폐열 등 사용되고 있지 않은 저온의 열원에서 열을 흡수해 고온의 열을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전기, 가스 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곳은 19세기 유럽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으나 20세기 말 에너지난이 부각될 때까지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에너지 절약형 기술로 큰 각광을 받으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술경쟁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전체 난방 시스템을 기름보일러에서 히트펌프로 바꾸고 있는 중이다. 히트펌프를 사용할 경우 에너지 비용절감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에너지 정책 변화에 따라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히트펌프 수입액은 1천만 유로(한화 약 146억 원)에 달했는데 전년 대비 약 12%가 늘어난 것이다. 주요 수입국은 프랑스지만 독일, 일본, 중국 등의 업체들이 경쟁에 가세했다.

히트펌프 시장을 놓고 새로운 제품, 저가 제품들을 대거 출시하면서 지금 그리스는 세계 주요 히트펌프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히트펌프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 환경성은 2007년 발간한 환경백서에서 히트펌프를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핵심 대체기술로 지정했다. 히트펌프에 의한 이산화탄소 장기 감축량을 1억3천만 톤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일본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에 해당하는 양이다.

세계 시장 판도, 일본과 독일이 주도

유럽 국가들 역시 법령을 개정하는 등 히트펌프 보급에 적극적이다. 스웨덴의 경우 2000년 연 2만대에 머물던 히트펌프 판매량을 2006년 12만대로 늘렸다. 2012년 들어서는 가정용 히트펌프 보급량이 95%를 넘어서고 있다.

후지경제연구소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15년 세계 히트펌프 시장규모가 315조4천18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1년 268조9천70억 원과 비교해 17.3%가 늘어난 금액이다.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히트펌프는 일종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산화탄소 의무감축국들의 경우 히트펌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독일에는 약 50개 이상의 히트펌프 회사가 등장했다. 업체들을 보면 전통 보일러 업체서부터 가스, 전력업체들까지 매우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시장규모가 늘어나면서 시장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히트펌프 시장에서 독일 업체들의 위력은 엄청나다. 유럽에서 히트펌프를 생산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독일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독일 업체이거나 독일어를 사용하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기업들이 강세를 나타낼 정도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히트펌프와 관련해 Ochsner, Heliotherm, Neura, M-Tech 등 국제적으로 높은 지명도 높은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Waterkotte, Viessmann 등도 오스트리아 기업들이다.

지금까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도시바(Toshiba), 산요(Sanyo), 미쓰비시(Mitsubishi), 히다치(Hitachi) 등 일본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 시장을 일본과 독일 업체들이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대 김정인 교수(경제학)는 18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설 정책연구소가 주최한 제36회 과총 포럼에서 세계적으로 이 같은 환경산업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산업 전체로 보았을 때 2000년 5천440억 달러였던 것이 오는 2020년에는 1조87억 달러에 이르는 등 2010년 이후 매년 평균 3.2%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특히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이런 트렌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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