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Royal Ontario Museum)에서는 ‘흡혈동물(Bloodsuckers)’란 제목으로 흥미로운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진행될 이 전시회에서는 바다칠성장어를 비롯해 소등쪼기 새, 흡혈나방과 흡혈달팽이, 거머리, 모기, 진드기 등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약 3만여 마리의 흡혈 동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이 끔찍해 보이는 동물들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지닌 동물들인지, 또한 인류 건강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화해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중이다.
사진은 소와 같은 큰 동물 위에서 피를 빨아먹고 사는 진드기를 잡아먹는 아프리카산 찌르레기과의 소등쪼기새. 진드기와 함께 피를 먹고 살기 때문에 흡혈동물로 분류되고 있다. ⓒRoyal Ontario Museum
흡혈동물 특유의 생존기술, 활용하고 있어
3일 ‘스미스소니언’ 지에 따르면 흡혈동물이 피를 먹고사는 방식은 과학자들에게 매번 놀라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혈액에는 생물이 살아가기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다수 결핍돼 있다. 그러나 흡혈 동물들은 과학자들이 예상치 못한 놀라운 방식으로 이런 난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를테면 혈액 속에는 에너지 대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비타민 B가 결핍돼 있다. 그러나 흡혈 동물들은 비타민 B를 생성하는 미세한 세균들을 체내에 끌어들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혈액 속에는 또 독성이 있는 철분이 과다하게 포함돼 있다. 그러나 흡혈 동물들은 철분을 파괴해 독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몸의 구조를 변화시켜 왔다.
최근 과학자들은 흡혈을 위해 먹이감을 찾아내는 모기의 뛰어난 탐색 능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모기는 깃털처럼 생긴 더듬이와 턱 쪽에 있는 짧은 더듬이에 후각 신경세포를 갖고 있는데 이 짧은 더듬이로 30m 정도 떨어져 있는 사람의 숨 속의 이산화탄소를 감지할 수 있다.
현재 지구상에는 이런 특수한 능력을 지닌 흡혈 동물이 약 3000 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동물 전체 150~160만 종과 비교하면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멸종하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생존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흡혈 동물의 이런 특수한 능력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 곳이 의료계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외과 수술 시 응고된 혈액이 혈관을 막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거머리를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배양한 거머리를 혈액이 뭉쳐 있는 부위에 붙여주면 혈전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 등 각국 의료행정 부서에서는 거머리를 사고로 잘린 손가락이나 귀 등의 접합 수술이나 성형 수술 등에 수술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흡혈동물에 대한 두려움, 상상의 결과
무척추동물 전문가이면서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이끌고 있는 세바스찬 크비스트(Sebastian Kvist) 큐레이터는 “사람들이 거머리를 보고 얼굴을 찌푸리지만 이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거머리로부터 새로운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새로운 종(種)의 거머리를 찾아 나서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최근 세 개의 턱 안에 50개의 치아를 갖고 있는 올리브그린(olivegreen) 색 거머리를 발견했다. 늪지에서 발견된 담배 한 개비 정도 크기의 이 거머리는 1975년 미국에서 의료용 거머리를 발견한 이후 최초의 종이다.
이 거머리를 발견한 워싱턴 국립자연사박물과의 안나 필립스(Anna Phillips) 박사는 이 거머리의 이름을 ‘미미쿠스(mimicus)’라 명명하고 의료계와 이 뛰어난 기능을 지닌 동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흡혈 동물들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상상력을 동원해 흡혈 괴물들을 영상화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좀비 영화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비과학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하고 불과 3000종에 불과한 흡혈 동물들에 대해 그릇된 오해를 낳고 있다는 것이 동물학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영화 등에서 선보이고 있는 흡혈(bloodsucking)의 모습은 실제 흡혈 동물들과 전혀 닮지 않았다.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에서 ‘흡혈귀’ 전시회를 주관한 코트니 머핀(Courtney Murfin) 박사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동물(또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비과학적인 이야기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크비스트 큐레이터는 “대다수의 흡혈 동물이 사람에게 그처럼 위협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모기의 경우 말라리아 등을 퍼뜨리고 있지만 반대로 새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먹이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거머리를 징그러워 하지만 늪지나 호수 등에서 이 동물은 다른 물고기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먹이사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흡혈동물이 멸종했을 경우 지구 생태계 전반에 불균형과 함께 큰 재난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
이에 크비스트 큐레이터는 “생물 다양성을 위해 흡혈 동물을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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