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흑해에 ‘검은 그림자’ 밀려온다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 해양생물 서식지 40% 줄어

바닷물이 검게 보인다하여 흑해(Black Sea)라는 이름을 가진 바다가 있다. 흑해 바닥에는 황화수소와 같은 독성 물질을 비롯하여 오염 물질이 많아 검게 보인다.

흑해는 서아시아와 유럽 남동부 사이에 자리 잡고 있으며, 터키, 불가리아, 조지아, 루마니아, 러시아, 우크라이나로 둘러싸여 있다. 다뉴브 강을 비롯해 6개의 큰 강이 흘러들며,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해 지중해와 연결된다.

육지로 둘러싸인 흑해는 여느 바다와 다른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중해와 연결은 되어있지만, 연결통로인 보스포러스 해협 폭이 1㎞ 정도 밖에는 안 되기 때문에 해수 교환이 제한적이다. 가벼운 강물이 흘러들면 무거운 심층수와 잘 섞이지 않고 표층에 머물다가,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해 지중해로 흘러나간다.

흑해. ⓒ 김웅서

흑해. ⓒ 김웅서

짠물은 아래로, 덜 짠물은 위에

바닷물에 염분(소금기)이 많이 들어있으면 물이 무거워 아래로 가라앉는다. 반대로 염분이 적으면 물이 가벼워 위에 자리한다. 이 때문에 심층 바닷물이 표층 바닷물보다 염분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짠 물은 아래, 덜 짠 물은 위에’가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수심이 깊어지면서 바닷물의 염분 차이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층이 있다, 이곳을 염분약층(halocline)이라 한다. 염분약층을 사이로 위아래 바닷물의 염분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물이 잘 섞이지 않고 층이 진다. 무거운 물과 가벼운 기름이 섞이지 않고 층을 이루는 현상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물은 아래에, 기름은 위에 말이다.

흑해로 많은 양의 강물이 흘러들면서, 표층과 저층 사이에 염분 차이가 더 커졌다. 그러면 더욱 강한 염분약층이 만들어지고, 표층과 저층 사이에 물의 밀도 차이가 더 커져 위 아래층의 바닷물이 잘 섞이지 않는다. 자연히 산소가 많이 녹아있는 표층 바닷물이 아래로 섞여 들어가지 않아, 저층은 산소가 부족해진다. 밀도 차이는 염분 이외에 수온에 의해서도 생긴다. 수온이 낮으면 밀도가 높아지고, 수온이 높으면 밀도가 낮아진다.

산소가 풍부한 물이 줄어들어

바다 속에 사는 생물이 살아가려면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 즉 용존산소를 이용해 호흡해야 한다. 바닷물 속의 산소는 대기와 맞닿아있는 바다 표면을 통해 바닷물 속으로 녹아들어가기도 하고, 바다에 사는 바닷말(해조)이나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 하는 과정에 만들어지기도 한다.

식물은 햇빛이 잘 드는 얕은 바다나 대양의 표층에 살기 때문에 바다 표층에 용존산소가 많다. 산소가 많이 녹아있는 표층 바닷물이 저층 바닷물과 잘 섞이지 않으면, 저층에서는 용존산소가 부족하여 생물이 살기 어려워진다. 설상가상으로 저층에서는 표층에서 살다 죽는 생물이 가라앉으며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산소가 많이 소비된다. 따라서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는 더욱 부족해진다.

흑해에서 생물이 살 수 있는 곳이 3분의 1 이상 줄어들었다는 벨기에 리게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사이언스 데일리 2016년 9월 1일자에 실렸다. 생물들이 살기에 충분한 산소가 녹아있는 깊이가 1955년에는 수심 140m까지였으나, 2015년에는 90m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로써 생물서식지는 거의 40%가 줄어들었다.

해양오염과 지구온난화 영향과 맞물리면 서식지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이름처럼 흑해에 검은 그림자가 밀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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