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주탐사 시대가 열리고 침략과 오염에 관한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외계인의 존재보다도 외계에서 온 미생물의 위험성에 관한 우려다. 지구에서 전파된 유기체가 다른 행성을 오염시키는 것도 포함한다.
최근 화성탐사를 비롯해 미래 우주 탐사의 길이 열리면서 과학자들은 오염과 역오염에 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 진화생물학 학과장인 필 캐시 교수와 동료들은 지난 17일 국제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BioScience)’에 미생물의 침입에 관한 심각성을 알리고 생물 보안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래시트 추락…물곰의 생존 여부가 화제가 된 사건
이런 우려를 제기할만한 사건이 있다. 2019년 이스라엘 달 탐사선 ‘베래시트(Beresheet)’가 달에 추락한 일이다. 이 우주선에는 가장 극한 환경에도 견디는 수천 마리 완보동물인 휴면상태의 ‘물곰(Tardigrada)’을 싣고 있었다. 과학자 대부분은 충격의 여파로 죽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외신들은 달이 지구 유기체로 오염될 가능성은 뒷전인 채, 유기체의 생존 여부에 열을 올렸다.
누구도 이 사건에 책임지지 않았다. 당시 탐사 비용을 지원한 ‘아치 미션재단(Arch Mission Foundation)’은 책임을 회피했다. 다행이라면 달에 물이 없는 한 휴면상태에서 깨어날 가능성은 적다.
지난 2019년 베레시트 탐사선의 충돌 지점을 나사 달 정찰선(LRO)의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나사(NASA)╷GSFC╷아리조나 주립대학
이 사건으로 우주조약이 조명을 받게 됐다. 우주의 행성과 관련한 규정은 1967년에 마련된 국제우주조약이 유일하다. 국제우주조약 9조에는 ‘달과 기타 행성을 포함한 우주 공간의 탐사와 이용에 관해 조약 당사국들의 협력과 상호원조 원칙’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국제우주조약을 지지하는 우주연구위원회(COmmittee on SPAce Research, 이하 COSPAR)의 행성보호정책은 국제우주조약 9조의 준수를 위한 지침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베레시트 충돌 사건에서 보듯이 COSPAR의 정책은 법적 구속력이 떨어진다. 대부분 권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네브래스카대학교 링컨캠퍼스 프란스 폰 데르 덩크 우주법학 교수는 라이브사이언스를 통해 “특별한 금지나 조건의 지정 없이 지금의 규정은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우주에서도 살아남는 미생물, 지구로 ‘역오염’ 우려
화성 탐사가 본격화되면서 오염 문제는 더욱 도마 위로 오르게 됐다. 지구에서 미량의 박테리아나 포자가 우주선이나 탐사 장치에 우연히 붙었을 추정이다. 가능성은 있다. 포자를 방출하는 박테리아 ‘Bacillus pumilus SAFR-032’는 우주선 출발 전 마지막 단계인 살균‧소독하는 공간에서도 생존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NASA의 청정실은 최고 수준의 청정도를 유지하는 공간이다.
이 박테리아는 화성의 대기 조건과 같은 시뮬레이션에서도 18개월까지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해보니 방사선과 과산화물에 내성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이외에도 2014년 피닉스 우주선이 조립되는 케네디 우주센터 ‘청정실’에서 살아남은 박테리아 ‘데이노코커스 퍼니시스(Deinococcus phoenicis)’, 국제우주정거장에 3년까지 생존한 ‘데이노코커스 라디오듀란스(Deinococcus radiodurans)’ 등은 지구와 화성 사이를 이동 가능할 정도의 강한 생명력이 확인됐다.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청정실 위에서 지난해 한 인턴이 조립 중인 화성 탐사선 ‘Perseverance Mars’을 관람하는 사진. ⓒ나사(NASA)╷JPL-Caltech
이런 박테리아라면 화성으로 전파 가능성은 시간문제라는 점이다. 더 나아가 지구에서 화성으로 넘어가기까지 혹독한 우주 환경에 적응한 미생물이 지구로 ‘역오염(back contamination)’도 우려할만하다.
유전학자인 크리스토퍼 메이슨 박사는 BBC를 통해 “우주에서 미생물오염 제로는 불가능하다”며 “미생물은 수십억 년 동안 지구 어디서든 존재했고, 신체 내외에 있다”라며 “화성에 생명체 흔적이 있다면, 그것은 지구에서 시작했을 가능성을 주의 깊게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침입과학’ 분야를 통한 해결책 마련
캐시 박사와 동료 과학자들은 “발생확률은 낮지만, 극단적 결과를 초래할 위험 예방이 생물보안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화성보다 지구에서 오염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비용이나 시간상으로 훨씬 이득이라는 것이다.
대안으로 유기체 도입 원인과 결과를 연구하는 ‘침입과학(Invasion Science)’ 분야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들은 “침입과학 연구는 급속한 진화, 생물다양성, 기생충과 숙주 간 상호작용 등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생물 침입은 우주가 아니더라도 지구의 고산지대, 극지방, 심해까지도 적용된다. 예로 인수공통전염병 청정 지역인 남극에 진드기가 매개하는 보렐리아(Borrelia spp.)균이 발견되기도 했다.
1958년에 창설. 행성 보호정책을 수립을 위한 우주 과학연구의 촉진과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를 토론한다. 정보의 자유로운 교환을 위한 심포지엄을 2년마다 열고 있다. ⓒCOSPAR
생태계 파괴라는 잠재적 재앙을 막으려면 조기 발견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 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새로운 미생물 침입 위협을 감지하고 식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 기술적 대안으로는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DNA 시퀀싱 기술 개발로 빠르게 미생물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COSPAR 정책 개발의 필요성이다. 캐시 박사와 동료들은 “앞으로 행성 간 임무 수행을 위한 미생물 탐지를 위해 향상된 규정이 외계 오염물질 처리를 위해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침입 생물학자들은 수십 년간 많은 연구와 개념을 도출했으면서도 행성보호에 관한 COSPAR 정책 개발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참여를 요구했다.
합리적인 생물 보안 조치가 없으면 지구 상의 외계 생명체는 ‘허구보다도 더욱 낯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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