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으로 소풍가자!

2012 주니어닥터 <우주로의 탐험>

“태양에 천체망원경 세울래요!”
“태양은 너무 뜨거워서 망원경이 다 녹아버릴 것 같은데?”

천진난만한 학생의 다짐과, 현직 과학자 선생님의 가르침이 만났다. 8월 2일 한국천문연구원 은하수홀에서 <우주로의 산책>이라는 주제로 꼬마 과학자들이 태양계 탐사에 대해 공부한 것이다.

▲ 8월 2일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진행된 <우주로의 산책>에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황정은


이날 강의는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관측센터의 임홍서 연구원이 진행했으며 태양계를 탐사하는 도구인 천체망원경에 대한 설명과 태양계 중·수성과 금성, 화성에 대해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앞으로 여러분이 꼭 커다란 망원경 만드세요”

이날 강의는 천체망원경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임 연구원은 보다 알기 쉬운 용어와 설명으로 망원경의 원리와 종류, 현재 연구개발 중인 천체망원경 등에 대한 강의를 이어나갔다.

천체망원경이란 하늘의 별을 관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망원경이다. 볼록렌즈나 거울을 이용한 반사경을 통해 빛을 모아 별의 상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상을 확대해 관측하는 도구다.

특히 이날 강의에서는 거울을 통한 반사망원경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는데, 이는 렌즈 대신 반사경을 이용해 상을 맺게 하는 것이다. 맺힌 상이 밝고 성운과 성단 등의 관측에 적합해 대형망원경에 주로 사용된다.

현재 국내 최대의 천체망원경은 경북 영천의 보현산천문대(보현산 동봉 정상일대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최대 구경의 1.8m 반사망원경과 태양플레어 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국내 광학천문관측의 중심지로 역할하고 있다.

▲ 8월 2일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진행된 <우주로의 산책>에서 임홍서 연구원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황정은

특히 이 망원경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1만 원권 지폐 뒷면에도 새겨있는 만큼, 역사적으로 그리고 국가발전의 척도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세계최대망원경은 미국의 ‘Keck 망원경’을 들 수 있다. 주경 10m의 거대한 크기로 지구상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인다는 하와이 마우나케아산에 위치하고 있다. 1.8m 크기의 거울 36장을 붙여 만든 이 망원경은 적응광학기술(Adaptive Optic Technique)이 적용돼 있다.

먼저 레이저를 쏘아 가짜로 별을 만든 후, 만들어진 별의 대기에 의한 움직임을 분석, 이를 역보정해 대기의 움직임을 제거해 대기권 밖의 천체를 보다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

임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가장 큰 망원경에 도전하기로 했다”며 “프로젝트가 시작된 기간을 기준으로 약 10년 후, 25m 망원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 미국의 Keck 망원경도 선생님의 선대가 만든 것이고, 지금 선생님의 세대는 25m 망원경에 도전하고 있다”며 “선생님 세대는 여러분 세대의 선대인만큼, 나중에 여러분이 성장해서 1천 미터의 망원경을 꼭 만들기 바란다”며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자에 대한 꿈을 심어줬다.

제2의 지구, 어디에 만들까?

태양계를 관측하는 천체망원경에 대한 설명 이후, 임 연구원은 본격적으로 태양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사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성을 별이라고 부르지만, 실상 별은 태양을 가리킨다. 즉, ‘스스로 빛나는 별은 없다’는 말이 있지만 별은 스스로 빛나는 셈이다. 다만 행성이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는 것이다.

우리 태양계는 수성부터 시작해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목성부터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대부분 기체와 먼지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제2의 지구’를 만드는 프로젝트로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임 연구원은 “수성과 금성, 화성은 지구와 같은 돌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수성부터 살펴보면, 태양과 너무 가까이 있어 눈으로 보기 힘든 행성이다. 지구보다 태양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표면도 무척 뜨겁다. 또한 태양과 밀착해 위치해 있고 중력이 미미해 대기가 형성되지 않아 낮이건 밤이건 하늘이 검은 상태로 유지된다. 때문에 수성은 제2의 지구로 적합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우리나라는 미국, 호주와 함께 25m 천체망원경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완성된다면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천체망원경이 된다. ⓒ황정은


그렇다면 금성은 어떨까. 1960년대와 1970년대에만 하더라도 많은 과학자들은 금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했다. 그 이유는 크기가 지구와 같으므로 중력이 같고, 수성보다 태양과 멀리 떨어져 있어 표면 온도 역시 크게 높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당시 과학자들은 금성에 구름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 구름이 이산화탄소라는 것도 알게 됐다”며 “금성은 수성보다 온도가 높고 압력은 지구보다 훨씬 세다. 밤이건 낮이건 500도에 육박하는 온도를 머금고 있으며 압력은 수심 300m 속과 같다. 대기층도 두터워 해와 별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금성의 두터운 대기 속에서는 번개도 많이 치기 때문에 이 역시 제2의 지구로 만드는 데는 부적합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임 연구원은 덧붙였다.

그렇다면 남은 행성은 화성뿐이다. 화성은 현재 과학자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행성으로, 영화나 소설 등을 통해서 이미 다양한 상상력이 제기된 바 있다. 화성에 존재하던 외계생명체가 지구를 습격한다는 내용들이 주였다. 이러한 상상력에는 화성에 생물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데서 출발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화성은 과연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을까.

화성은 중력이 약해 공기 대부분을 잃었지만 미약하게나마 공기가 남아있다. 공기가 있다는 것은 비행기 등을 띄울 수 있다는 것이고 대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미하게나마 공기가 있음을 발견한 과학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화성에 과연 물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지하수의 유무는 사람이 살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큰 핵심사항”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미항공우주국(NASA)은 화성표면 탐사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화성에서 수년 전에 흘렀거나 스며 나온 따뜻한 물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NASA는 화성의 평균온도가 낮기 때문에 낮은 소금물이 흐르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는데, 이에 대한 증거를 찾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 8월 2일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진행된 <우주로의 산책>에서 참가학생이 우주모형을 만들고 있다. ⓒ황정은


당초 6개월의 수명이 예상됐던 오퍼튜니티가 약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생존하며 많은 탐사를 진행한 결과, 지름 20km가 넘는 암석에서 아연과 브롬의 농도가 유난히 높은 것을 발견했다. 이는 더운 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원소라는 점에서 화성의 물의 존재 가능성을 알려준 결정적 단서가 된 것이다.

이처럼 우주 행성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임 연구원은 머지않은 시기에 화성을 해외여행 가듯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강의에 참석한 과학 꿈나무들에게 “앞으로 어른이 돼 지금의 어른들이 풀지 못한 수수께끼들을 다 풀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의를 들은 이예랑(삼천중, 1) 학생은 “그동안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태양계에 대해 알 수 있어 재미있었다. 지구가 멸망하면 어디서 살아야 하는지 상상하곤 했는데, 수업을 통해서 화성으로 대피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천진하게 웃었다.

자녀와 함께 프로그램을 찾은 오동숙(둔산동) 씨는 “우주를 자세히 알게 돼서 좋았다. 아이와 함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강의 이후에는 우주탐색호 모형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를 통해 우주탐험에 대한 학생들의 꿈을 한 발짝 더 나아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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