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hop)는 유럽과 아시아 온대지방에서 자라는 삼과의 한삼덩굴속 식물이다. 암꽃이 성숙하면 씨방과 포엽 밑부분 가까운 곳에 노란색의 작은 알갱이들이 생기는데 이것을 루풀린(lupulin)이라고 한다. 맥주 향료로 쓰이는 부분이다.
맥주 원료로 호프를 사용하기 시작한 때는 8세기 후반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4세기 후반부터는 맥주 생산을 위해 독일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세계 많은 애주가들이 홉으로 만든 맥주를 즐기고 있다.
독일의 하라타우, 체코슬로바키아의 쓰아 두 지방산의 호프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이 유전자가위 기술로 호프의 맛과 향을 만들어내면서 호프 없이 맥주를 주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맥주의 호프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효모가 개발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할 경우 맥주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e-love-craft.beer
유전자 편집으로 맥주용 효모 개발에 성공
21일 미국 과학 논문 소개 사이트인 ‘유레칼러트(eurekalert)’는 미국 UC 버클리의 생물학자들이 새로운 맥주 발효용 효모를 개발했으며, 이 효모를 통해 호프의 독특한 향을 풍기는 맥주를 양조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실험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양조회사 라구니타스 브루잉 컴퍼니(Lagunitas Brewing Company)에서 진행됐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효모로 만든 맥주에서 호프 맛이 풍기는지 그 여부를 알기 위해 이중부지통제(double blinded control) 방식을 적용했다.
실험자와 피실험자 모두 실험의 구체적 조건과 내용을 알 수 없도록 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실험 결과 새로 개발한 효모를 사용한 맥주가 기존의 효모와 캐스케이드 호프(Cascade hops)를 사용해 만든 맥주보다 더 강한 호프 맛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구니타스의 브라이언 도날드슨(Bryan Donaldson) 개발팀장은 “실험 결과 새로운 효모로 만든 맥주에서 ‘오렌지 블로섬(orange blossom)’과 푸르트 루프(fruit-loops)’가 섞인 호프 맛이 났으며, 식품으로서 손색이 없는 맛과 향이었다.”고 평가했다.
관련 논문은 20일 ‘네이처’ 지에 ‘Industrial brewing yeast engineered for the production of primary flavor determinants in hopped beer’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대표저자는 UC 버클리 출신의 찰스 덴비(Charles M. Denby) 박사.
박사는 “그동안 맥주 양조업자들은 기존의 호프 대신 호프 맛을 낼 수 있는 효모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비싼 호프 가격 때문이다. 특히 많은 물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비용은 물론 환경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덴비 박사는 “새로운 효모를 통해 호프 맛을 낼 수 있는 맥주를 생산하게 되면 맥주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새로운 효모로 만든 맥주가 기존의 맥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기존 효모모다 호프의 맛과 향 더 강력해
호프에 특별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없이 잠이 오는 최면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민간인들을 통해 진정 ·진경 ·진통 및 건위제로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호프의 가치는 맛과 향에 있다. 그동안 많은 양조업자들은 호프의 맛과 향을 다양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호프 가격이 비싸 새로운 효모에 관심을 기울여왔고 새로운 효모를 개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번 효모 개발에 제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를 활용했다. UC 버클리에서 개발한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해 기존의 효모에 4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주입했으며, 새로운 효모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4개 유전자 중 2개는 ‘linalool synthase’과 ‘geraniol synthase’이다. 식물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효소의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전자로 또 다른 식물 민트(mint)와 허브의 일종인 바질(basil)에서 가져온 것이다.
또 다른 2개의 유전자는 다른 효모로부터 가져왔는데 이들 유전자를 기존 양조용 효모에 투입해 호프의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성분을 만들어내는 전구단백질(precursor molecules)의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었다.
논문 주저자인 덴비 박사는 당초 UC 버클리에서 호프와는 무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저명한 합성생물학자이면서 화학자인 제이 키슬링(Jay Keasling) 교수와 함께 지속가능한 연료를 개발하면서 연료뿐만 아니라 호프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맥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덴비 박사 스스로 맥주를 좋아하기 때문. “동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새로운 호프의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고, 호프 맛을 내게 하는 분자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다른 효모들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한 세트의 염색체가 필요했지만, 호프 맛과 향을 내기 위한 효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4세트의 염색체가 필요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가위 기술을 도입했다.
그리고 기존 효모의 유전자를 편집해 기존 호프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효모를 개발할 수 있었다. 덴비 박사는 현재 동료인 레이첼 리(Rachel Li) 박사와 함께 스타트업 ‘버클리 양조과학(Berkeley Brewing Science)’을 설립했다.
(8390)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대한민국의 내일을 바꿀 발명 기술 1위로 '인공지능'(AI) 이 선정됐다. 특허청은 발명의 날(5월 19일)을 앞두고 국민이 뽑은 '대한민국 내일을 바꿀 10대 발명 기술'을 18일 발표했다. 인공지능 기술에 이어 2위는 로봇, 3위는 미래차가 차지했으며 수소(4위), 에너지(5위) 등이 뒤를 이었다.
라오스 고대 동굴서 화석 인류인 데니소바인 소녀에게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어금니가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네안데르탈인의 사촌 격인 데니소바인은 화석이 드문데다 동남아 열대 지역 거주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호주 플린더스대학과 외신 등에 따르면 코펜하겐대학 고인류학자 파브리세 데메테르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라오스 북동부 안남산맥의 석회암 동굴 '탐 은구 하오(Tam Ngu Hao) 2'에서 발굴한 어금니 화석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천식 치료제 알부테롤(albuterol)과 부데소니드(albuterol)를 병행 투여하면 천식 발작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천식 발작은 천식이 악화해 호흡이 빠르고 숨을 내쉬기 힘들게 되는 상태로 응급실 이송이나 입원이 필요하게 된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기관지 확장제인 알부테롤은 속효성(short-acting) 베타-2 항진제로 기도에 있는 베타 수용체와 결합, 평활근을 이완시켜 천식 발작을 억제한다.
12일 국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협력단이 발표한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의 실제 이미지 포착은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도 참여해온 EHT 프로젝트를 통해 거둔 획기적인 성과다. 블랙홀이라고 하면 대부분 영어 단어 뜻 그대로 해석해 '검은 구멍'을 떠올리지만 블랙홀은 빛조차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직접 볼 수 없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자가면역 반응으로 파괴되는 병이다. 이렇게 베타세포가 손상되면 인슐린 부족으로 혈당치가 급격히 치솟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1형 당뇨병 환자는 매일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아프리카나 중동에 주로 서식하는 열대·아열대성 곤충인 '푸른아시아실잠자리'가 북위 37.7도인 우리나라 파주시에도 사는 것이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인 푸른아시아실잠자리가 경기 파주시에서 관찰되기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임은경 박사 연구팀과 건양대 문민호 교수 공동연구팀이 혈액 검사로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억 상실·인지 장애를 동반하는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어 정확한 조기 진단으로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게 최선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혈액에서 마이크로RNA(miRNA)의 일종인 miR-574가 매우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검출할 수 있는 진단시스템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