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 조천호 교수가 전하는 기후 위기 이야기
“기후 위기는 인류가 지금까지 겪은 모든 위험과 질적으로 달라 통제와 회복을 할 수 없다. 담대한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난 22일 2020 대한민국과학기술대전에서 마련한 과학지식 콘서트 ‘겨울밤 과학산책’. 연사로 나선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인 조천호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기후위기, 거대한 가속에서 담대한 전환으로’라는 주제로 기후 경향과 지구의 변화를 내다봤다.
지난 22일에 열린 과학지식 콘서트 ‘겨울밤 과학산책’에서 조천호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기후위기, 거대한 가속에서 담대한 전환으로’라는 주제로 기후 변화와 인류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사이언스올
찜통의 계곡에 서 있는 인류
문명은 온난한 기후로부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만 년 전, 안정적 기후는 농업의 시작과 문명을 발달시키는 조건이 됐다. 홀로세 시대에 농경을 시작으로 신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쳐 현재 문명이 완성됐다.
문명의 발전은 산업혁명 이후부터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경제 성장은 급속도로 빨라져 현재에 이르렀고, 경제 성장의 피해는 고스란히 지구의 몫이었다. 지구에 살아있는 모든 생물의 무게. 즉 생물량은 1900년에는 골재, 벽돌, 아스팔트, 플라스틱 등 인간이 만든 물질의 양보다 훨씬 낮았지만, 현재 거의 같은 수준으로 올라올 정도다.
조천호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로 23년이 지나면 경제 규모가 2배가 된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인간이 만든 물질을 지구에 끊임없이 뿜어내야 하지만, 지금보다 더 성장했을 때는 인류의 문명이 존재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조 교수는 현재 인류를 “찜통의 계곡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찜통의 계곡은 이전의 지구로 돌아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말한다.
그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빙하가 녹고 있는 상황에서 바다가 드러나 태양에너지를 온전히 흡수한다. 이것은 온실가스와 상관없이 지구 스스로 기온을 상승시키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여러 상황 중 한 가지일 뿐이다”라고 했다.
지구 스스로 기온을 상승시키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모든 요소가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점에 그는 “인류 자신이 방아쇠를 당기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기온 상승, 지구 생태계 붕괴
조 교수가 말한 바로는 현재부터 마지막 빙기 때 가장 낮은 온도인 시점은 2만 년 전.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는 0.02%를 차지했고, 만 년 후에 0.01%가 증가했다. 인간은 화석연료를 태워 100년 만에 0.01%를 늘려 0.04%를 만들었으니 자연의 속도보다 100배나 빠른 셈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기온 상승도 함께 일어난다. 최 교수는 “체온이 정상보다 1도 오르면 몸이 불편해지듯, 지구 온도가 현재보다 0.5도 넘어 1.5도가 되면 항상 안 좋은 날씨가 일어나고, 2도가 되면 지구조절시스템이 붕괴해 찜통의 계곡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그는 “기온이 상승하면 농업이 불가능한 극단적 날씨가 지속해 물 부족, 생물 다양성 붕괴, 해수면 상승으로 연안 인근 도시 침수가 발생한다”고 했다. 또한 “바닷물이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여 해양 산성화가 진행되면서 해양생태계가 무너진다”며 “기온이 상승한다는 의미는 인간의 생존기반이 무너진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조천호 교수는 “현재 기후 위기를 대응하려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체제로 사회와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올
기후변화 대응…담대한 전환 필요
조 교수는 우리 세대가 만든 기후 위기를 지금 태어나거나 앞으로 태어날 미래 세대에 전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생들은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미래세대가 1.5도를 막으려면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7%로 줄여아 한다”며 “세대 간 기후의 정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을까. 조 교수를 비롯한 기후 전문가들은 2021년 영국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산화탄소량을 줄이는 행동은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정책 결정자들이 회의를 통해 이뤄진다.
그는 “앞으로 자원은 순환되고, 에너지는 재생되어야 인류는 지속할 수 있다”며 “현재 배출량이 그대로 유지되면 회복과 통제 불가능한 위험한 상태로 들어서므로 지금 세대가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말했다. 담대한 전환.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어야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이다.
겨울밤 과학산책은 2020 대한민국과학기술대전 행사 기간동안 저녁 6시부터 1시간 동안 국내 과학전문가들이 나와 바이오, 기후, AI, 로봇, 과학역사, 나노기술, 과학미술 등의 주제에 맞춰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코너이다.
강연은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팬데믹 팩트 체크 : 데이터로 이해하기’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재난방재과학전공 교수의 ‘기후위기, 거대한 가속에서 담대한 전환으로’ △심재경 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부 교육팀 이사의 ‘AI in Action’ △김상배 MIT 기계공학부 교수의 ‘로봇과 모빌리티의 미래’ △최태성 별별한국사연구소 강사의 ‘과학기술의 역사, 조선의 과학 천재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단장의 ‘나노기술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의 ‘물리학의 눈으로 본 미술’ 등으로 구성됐다.
한밤의 과학 여행…미드나잇 사이캠프
22일 방송된 미드나잇 사이(Sci)캠프. 4명의 과학 유튜버와 방송인 레이디제인이 출연해 발효음식을 주제로 이야기 나눴다. ⓒ사이언스올
한편, 과학산책에 이어서 미드나잇 사이(Sci)캠프가 저녁 7시부터 방송됐다. 22일 방송에서는 출연진들이 일상에서 먹는 발효음식에 담긴 다양한 과학 원리를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그렸다. 미드나잇 사이캠프에는 1분과학, 과학쿠키, 독실, 엑소 등 국내 유명 과학 유튜버 4인과 방송인 레이디제인이 출연해 우주과학, 발효과학, 세포의 미시세계, 수리생물학 등 일상 속 흥미 있는 주제를 다룬다.
겨울밤 과학산책과 미드나잇 사이(Sci)캠프는 과학문화포털 ‘사이언스올(www.scienceall.com)과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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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포 생물 중 가장 하등동물로 분류되는 해면이 물속의 영양분을 섭취하면서 걸러낸 필요 없는 물질을 점액에 섞어 재채기로 배출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포착됐다. 이 점액 물질은 해면 주변의 다른 생물에게 먹이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의 해양생물학자 야스퍼 드 괴이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해면이 재채기를 통해 자신의 몸을 정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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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아제(caspase)는 프로그램 세포사에 꼭 필요한 프로테아제(proteaseㆍ단백질 분해 효소)다. 카스파아제가 활성화하면 세포 구성 요소가 분해되면서 세포 사멸이 일어난다. 주변에 피해를 거의 주지 않는 이런 유형의 프로그램 세포사는 병원체 감염이나 스트레스로부터 유기체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카스파아제 결핍은 종양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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