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엑스레이 탐사선

[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ESA의 호라이즌 2000 프로그램(3) XMM-Newton

에너지가 강하며 파장이 짧은 감마선, 엑스선, 자외선, 상당 부분의 적외선 그리고 낮은 에너지와 긴 파장의 전파 일부는 지구 상층 대기에 흡수되기 때문에 지표면에 도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파장들을 이용한 관측은 지구 밖에서 보는 편이 훨씬 더 이상적이다. 다행히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인류는 인공위성과 탐사선을 지구 밖으로 띄울 수 있게 되었고 천문학은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되었다.

여러 가지 빛과 지구 대기에 따른 투과도. 가시광선과 일부 적외선 그리고 전파를 제외하고는 많은 상당수의 다른 파장 빛들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기 어렵다. © NASA

이중 엑스선은 미지의 세계를 살피는 새로운 도구인데, 기본적으로 매우 뜨겁고 매우 짧은 파장(대략 0.01~10㎚ 파장 대역)을 방출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 별들을 관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블랙홀에 관한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블랙홀은 반경 수백 킬로미터 내에 엄청난 인력을 미치기 때문에 지나가는 빛마저도 삼켜버리게 되는데 보통의 망원경으로는 관측할 수 없다.

블랙홀 주변의 가스나 물질들이 각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 빠르게 회전하면서 원반 모양으로 납작해지면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마찰 등으로 인해서 최대 100만 K 정도의 매우 뜨거운 온도로 달아오르게 된다. 이로 인해서 강한 엑스선만을 방출하게 되는데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를 관측해서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하고 가정해왔다. 따라서 엑스선 망원경은 우주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들을 관측하는 망원경인 셈이다.

최초의 엑스선 망원경은 1970년 발사된 Uhuru(스와힐리어로 자유라는 뜻)였으며 이후로 Einstein(High Energy Astronomy Observatory 2), ROSAT(Röntgenstrahlen), EXOSAT(European X-Ray Observatory Satellite), Ginga(일본어로 은하라는 뜻), ASCA(Advanced Satellite for Cosmology and Astrophysics), Chandra X-ray Observatory 등이 있었다.

이들의 성공적인 관측으로 인해서 크게 두 가지의 블랙홀 존재가 확인되었다. 은하 중심에 있는 태양 질량 수십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거대 질량의 블랙홀들과 대형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중력붕괴를 일으키며 만들어지는 태양의 수백 배 정도 이르는 상대적으로 작은 질량의 블랙홀들이 그것이다. 또한 엑스선 망원경 관측 결과 엑스선을 방출하는 별은 대부분 쌍성을 이루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XMM-Newton(X-ray Multi-Mirror Mission-Newton, 원래 이름은 High Throughput X-ray Spectroscopy Mission)은 유럽 우주국(ESA)이 야심 차게 준비했던 엑스선 관측 위성이다. 이 미션은 한참 블랙홀의 존재가 예측되고 또 블랙홀로 의심받고 있는 천체들이 늘어나면서 시작되었다. 1984년에 제안되었고 이례적으로 1년 만에 승인이 되었으며 1993년부터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1997년부터 2년 6개월에 걸친 위성의 제작과 더불어 1999년 12월 10일에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유럽 우주국 (ESA)의 기아나 우주 센터에서 아리안 5 로켓에 의해 발사가 되었다.

XMM-Newton의 상상도 © ESA/Heise

XMM-Newton 탐사선은 무게 3800kg, 길이 10.8m에 달하는 엑스선 망원경을 탑재하고 있다. 엑스선 망원경은 총 3대로 0.15K eV에서 15K eV 정도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엑스선에 반응하는 EPIC (The three European Photon Imaging Cameras) 카메라, 스펙트럼 분석을 보완하기 위해서 0.35 KeV에서 2.5 KeV에 감도를 지니는 RGS (Reflection Grating Spectrometer)가 있다. 또한 동시에 가시광선 및 자외선 파장에서의 관측을 위한 구경 30cm의 OM(Optical Monitor) 망원경이 탑재되어 있다.

이 계획은 당초 2년간의 임무로 계획되어 발사되었지만, 위성의 상태가 상대적으로 매우 양호했기 때문에 몇 번이고 미션이 연장되어 현재까지도 무리 없이 연장되어 진행 중이다. 데이터의 수집과 측정 및 분석은 일차적으로 스페인의 유럽우주국 센터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두 번의 데이터가 공개되었다.

이들은 거대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흡수하고 있는 은하 중심부의 활성 은하핵(Active Galactic Nuclei)들을 관측할 목적으로 많은 부분의 우주를 가능한 끊김 없이 연속적으로 하나의 지도를 완성할 목적하에 무려 2000시간 동안이나 엑스선을 측정해왔다. 첫 번째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밝은 은하단 100개와 활성 은하핵 1000개를 관측했는데, 두 번째 공개된 데이터는 365개의 은하단과 무려 2만 6000개의 활성 은하핵을 관측해 화제가 되었다.

몇 가지 흥미로운 결과로, 유럽우주국 마르크스 바우어(Markus Bauer) 박사 팀이 이끄는 블랙홀 연구팀은 4U1630-47이라는 블랙홀을 발견했는데, 이는 모든 물질을 집어삼키는 것이 아니라 고도로 이온화된 무거운 두 가지 물질들, 즉 철이나 니켈 등의 물질이면 다시 강력한 제트기류 형태로 내뿜는 것이 알려져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러한 제트기류는 처음 발견된 만큼 상당히 흥미로운 발견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이 블랙홀이 내뿜는 엑스선은 광속의 66%에 달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방출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4U1630-47의 상상도 © NASA/CXC/Weiss

또한 100억 광년 거리에 있는 큰 질량의 은하단 XMMXCS 2215-1738와 70억 광년 거리에 있는 은하단 2XMM J0830도 발견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최근 발견된 중요한 과학적인 관측으로, ‘블랙홀 진화에서 잃어버렸던 질량’을 찾은 성과가 있다. 두 가지 블랙홀 사이에 중간 질량의 블랙홀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발견인데, 그동안 과학자들은 중간 정도의 질량을 갖는 블랙홀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해 왔고 이에 관한 몇 가지 후보는 있었지만 좀처럼 확실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거대 질량의 블랙홀들에 비해서 훨씬 작으며 활동력도 떨어진다고 예측된다.

미국 뉴햄프셔대학교 다쳉 린(Dacheng Lin)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그동안의 X선 망원경들의 결과와 허블 망원경이 관측한 데이터들로 태양 질량의 5만 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진 ‘중간 질량’의 블랙홀 3XMM J215022.4-055108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중간 질량의 블랙홀 후보에 오른 블랙홀들은 초신성 폭발 이후 남은 초고밀도의 중성자 별일 수도 있기에 여러 가지 관측 데이터들을 교차 비교하면서 가능한 시나리오들만 남겨놓아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린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중간 질량의 블랙홀은 별을 집어삼키는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따라서 작은 질량의 블랙홀들과는 질량 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3XMM J215022.4-055108가 중간 질량의 블랙홀이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라고 견해를 밝혔다. 3XMM J215022.4-055108가 중간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라는 점이 계속해서 확인이 되고 또 다른 중간 질량을 가진 블랙홀들이 계속해서 발견된다면, 이는 블랙홀의 진화를 전반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중간 질량을 가진 블랙홀 3XMM J215022.4-055108의 상상도 © Hubble/NASA/ESA/M. Kornmesser

2019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블랙홀의 그림자’ 관측에 성공한 이후로 블랙홀에 관한 연구는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작은 크기이지만 엄청난 힘과 에너지를 우주 전체에 미치고 있는 블랙홀은 우주 탄생과 진화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문제이자 해답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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