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1892년 프랑스의 발명가 에밀 레이노(Emile Reynaud, 1844~1918)의 움직이는 그림 환등기 프락시노스코프(Praxinoscope)에 의한 광학 극장(Optical Theatre)과, 1908년 프랑스의 에밀 콜(Emile Cohl, 1857~1938)에 의해 필름 카메라로 촬영된 최초의 애니메이션 ‘판타스마고리(Fantasmagorie)’가 탄생하기 이전, 19세기 유럽에서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애니메이션 광학 장난감(Optical Toys)들이 유행했다.
영국의 수학자 윌리엄 조지 호너(William George Horner, 1786~1837)와 미국의 윌리엄 인사인 링컨(William Ensign Lincoln) 등이 제작한 조에트로프(Zoetrope)는 대표적인 19세기 광학 장난감 장치이다. 회전하는 원통의 틈(slit) 사이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조에트로프는 ‘Wheel of Life’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어원은 ‘life’를 뜻하는 그리스어 ‘zoe’와, ‘turning’을 뜻하는 ‘tropos’가 합해진 단어이다.
미국의 현대미술가 그레고리 바르사민(Gregory Barsamian, 1953~)은 이러한 조에트로프의 원리를 활용하여 혁신적이고 환상적인 움직이는 조각(Animated Sculpture, Moving Sculpture)을 창작하고 있는 작가이다.
위스콘신 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에서 철학을 공부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는 그레고리 바르사민의 작품은 ‘Extracinematic Animation’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스크린이나 모니터가 아니라, 미술관이나 특정 실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설치되는 3D 애니메이션 조각이라는 의미에서 ‘영화를 넘어선 애니메이션’을 뜻한다.
그레고리 바르사민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Die Falle(1997)’은 16개의 원형 기둥에 128개의 조형물이 부착되어 있다. 128개의 조형물은 각각 조금씩 다른 형태를 갖고 있고, 하나의 기둥에 부착된 8개의 조형물은 각각 애니메이션의 한 시퀀스를 이룬다. 그리고 원형 기둥이 고속으로 회전하면, 스트로브(strobe) 섬광 조명에 의해 128개의 모든 조형물은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 되면서, 리얼 타임으로 직접 사람들 눈앞에서 경이로운 라이브 애니메이션(Live animation)을 구현한다. <관련 동영상>
통신 기술과 인간 간의 상호 관계와 잠재의식을 은유하는 그레고리 바르사민의 또 다른 작품 ‘Juggler’는 ‘Nippon Telephone and Telegraph Intercommunications Center’의 의뢰로 제작되었으며, 3.6미터 크기의 원형 기둥에 16명의 실물 크기의 인물 조형물이 3D 애니메이션 조각으로 만들어져 구성되었다.
그레고리 바르사민의 3D 조에트로프 작품의 특징은 연극적인 무대와 회전하는 입체 조형물의 실물 애니메이션을 스트로브 조명으로 ‘직접’ 보는 것이다. 그래서 스크린이나 모니터를 통해 관람하는 기존의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마술적인 환상’이 보인다. 그의 작품에서 3D 오브제의 형태나 원근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현대미술로서의 그의 3D 조에트로프는 애니메이션의 어원인 ‘생명의 숨결’, 즉 ‘아니마(anima)’에 근원적으로 다가가 있다.
19세기 광학 장난감 조에트로프는 원통의 틈으로 단지 13 프레임 내외로 그려진 그림의 애니메이션을 물리적으로 회전시켜 반복적으로 보는 것이었다. 그 후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새로운 형태와 감상 방식의 3D 조에트로프를 탄생시켰다.
21세기 3D 조에트로프에는 모터 RPM(분당 회전수), 애니메이션 이미지의 FPS(초당 프레임), 애니메이션의 반복 시퀀스, 영상의 Frame rate, 스트로브 조명 섬광 속도, 원심력과 구심력, 무게와 중력, 전기·전자적 컨트롤 등 수십 가지의 복잡하고 정교한 과학적·수학적 원리들이 애니메이션 특유의 예술적 상상력과 융합되어 내재되어 있다. 그리고 3D 조에트로프는 4차 산업혁명의 발전과 함께 또 다른 시공간에서 새롭게 우리를 찾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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