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주는 별 ‘남두육성’과 ‘궁수자리’

[이태형의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태양이 머무는 가장 남쪽 별자리 ‘궁수자리’

밤하늘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하게 변하고 있다. 별빛을 막았던 달이 새벽하늘로 옮겨가면서 저녁 하늘은 별들만의 세상이다. 도심을 벗어난 시골 하늘이라면 여름밤의 주인공인 멋진 은하수도 볼 수 있다. 예로부터 행운의 별로 여겨져 왔던 남두육성은 목성, 토성과 함께 남쪽 하늘을 가장 화려하게 밝히고 있다.

목성과 토성이 가장 밝게 빛나는 밤

일반인들이 망원경을 통해 가장 감동을 받는 대상이 바로 목성과 토성이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목성의 멋진 줄무늬와 토성의 고리를 직접 눈으로 본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그 목성과 토성이 일 년 중 가장 밝게 빛나는 때가 바로 요즘이다.

특히 목성은 7월 14일 밤에 일 년 중 가장 밝게 빛난다. 목성이 이렇게 밝게 보이는 것은 지구를 기준으로 목성이 태양의 정반대 편에 오기 때문이다. 이때를 충(衝)이라고 하는데, 달로 치면 보름달의 위치에 오는 때가 바로 이때이다. 이번 주 목성의 밝기는 -2.3등급으로 올해 중 가장 밝다. 이 정도면 1등성보다도 15배 이상 밝다는 뜻이다. 물론 목성은 지구에서 수억 km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달처럼 밝기가 많이 변하지는 않는다. 목성의 밝기는 -2등급을 전후로 조금씩 변하는 데 대략 13개월에 한 번씩 가장 밝아진다. 목성이 다음 번 충의 위치에 오는 때는 내년 8월이다.

보름달이 해가 질 때 뜨는 것처럼 충의 위치에 있는 목성도 해의 정반대 편에 있기 때문에 해가 지면서 동쪽 하늘에 뜨고 자정 무렵에 남쪽 하늘에 가장 높이 올라왔다가 새벽에 해가 뜰 무렵 서쪽하늘로 진다.

목성이 태양의 정반대 편에 올 때 가장 밝게 빛난다. ⓒ 천문우주기획

저녁 하늘에는 목성보다 밝은 별이 없기 때문에 도시에서도 목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목성 바로 왼쪽에 보이는 별은 토성이다. 토성도 다음 주에는 태양의 정반대 편에 놓이면서 0.3등급까지 밝아진다. 물론 목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1등성보다는 조금 더 밝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전자별과 키별

궁수자리는 남쪽 하늘의 주전자별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 여름밤 남쪽 하늘로 피어오른 은하수의 중심 부분이 바로 주전자의 주둥이 앞에 해당한다. 마치 무더위로 인해 끓어오른 주전자에서 김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처럼도 보인다. 서양에서는 이 별들을 특히 찻주전자(Teapot)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전자별과 키별. ⓒ 천문우주기획

주전자의 모습에서 궁수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주전자의 주둥이가 나와 있는 부분을 화살로 보면 마치 활을 당기고 있는 모습 정도는 상상이 가능하다.

주전자의 주둥이에 해당하는 세 별과 그 아래 별을 포함한 사각형은 키별로도 알려져 있다. 키는 옛날 시골에서 쌀이나 보리 같은 곡식의 껍질을 벗길 때 쓰는 커다란 쓰레받기 모양을 한 도구이다. 이곳에 농사에 쓰이는 키 별이 있는 이유는 은하수를 곡식의 낱알로 보았기 때문이다. 보릿고개를 보내야 했던 옛 조상들은 밤하늘에 빛나는 은하수를 보면서 가을걷이 할 날을 기다렸다고 한다. 봄부터 동쪽 하늘에 보이기 시작한 은하수와 키별은 추석 무렵 저녁 하늘에 가장 높이 뜨게 되고, 그때는 실제로 수확한 곡식으로 배부른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행운을 주는 별 남두육성과 전갈자리

여름철 남쪽 하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별이 바로 궁수자리가 아닐까 싶다. 은하수가 가장 밝게 빛나는 우리 은하의 중심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두칠성과 비슷한 남두육성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전자의 손잡이와 뚜껑에 해당하는 다섯 개의 별은 그 위쪽의 별과 함께 남두육성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남두육성은 북두칠성과 함께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별로 알려져 왔다. 북두칠성이 사람의 죽음과 불행을 관장한다면 남두육성은 반대로 장수와 행운을 관장하는 별이다. 설화나 민담 속에서 칠성님은 검은 옷을 입고 험악한 인상을 한 무서운 신선으로 등장하지만 육성님은 하얀 수염에 하얀 옷을 걸친 인자한 모습의 신선으로 묘사되고 있다.

궁수자리. ⓒ 천문우주기획

남두육성에서 가장 밝은 별은 그릇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눈키(Nunki)라는 별이다. 눈키는 바다의 시작을 알리는 별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 이름은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이 별 뒤로 물과 관련된 반양반어의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고래자리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동양과 마찬가지로 서양에서도 남두육성을 북두칠성과 비슷한 모양으로 보고 있다. 북두칠성을 큰 국자(big dipper)로 불렀던 서양 사람들은 남두육성을 우유 국자(milk dipper)로 불렀다. 바로 옆에 은하수(milky way)가 있기 때문에 은하수 옆에 있는 국자란 의미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궁수자리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반인반마(半人半馬)인 켄타우로스의 별자리이다.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켄타우로스들은 포악한 성격을 가진 나쁜 종족으로 나오지만 궁수자리의 주인공인 케이론 만큼은 우아하고 총명한 성격으로 신화 속에 등장하는 많은 영웅들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테살리아의 영웅 이아손과 천하장사 헤라클레스,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오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스까지 그가 가르친 제자의 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별자리 그림을 보면 궁수자리는 전갈자리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궁수자리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케이론이 모험을 떠난 자신의 제자들에게 화살의 방향으로 길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혹은 제우스 신이 제자들에게 길을 가리켜 주는 케이론의 모습을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어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북쪽 하늘의 수호신 현무의 별자리

남두육성은 조선시대의 석각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는 28수 중 하나인 두(斗)수로 북방의 수호신인 현무의 머리에 해당한다. 현무는 거북이와 뱀을 합친 전설 속 동물로 거북과 뱀이 서로 얽혀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즉, 거북과 뱀의 머리가 얽혀 있는 부분이 바로 남두육성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속의 궁수자리. ⓒ 천문우주기획

남두육성에서 시작되는 현무 별자리가 북쪽 하늘을 관장하고 있는 이유는 태양이 그곳에 머무는 시기가 바로 겨울철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 겨울에 태양이 머무는 가장 남쪽 별자리가 궁수자리이지만 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전에는 현무의 몸통에 해당하는 염소자리였다. 태양이 한 겨울에 머무는 곳에 북방 하늘을 수호하는 현무의 별자리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남두육성보다 앞에 있는 키별은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는 동쪽 하늘을 수호하는 청룡 별자리의 마지막 별로 청룡의 항문에 해당하는 기(箕)수이다. 여기서 기(箕)는 키를 나타내는 한자이기도 하다.

달과 금성의 만남, 그리고 혜성

요즘 새벽하늘은 가장 밝아진 금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하다. 올봄까지 저녁 하늘에 보이던 금성은 지난달 새벽하늘로 자리를 옮긴 후 지난 주말(7.10)을 정점으로 가장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특히 그믐달이 뜨는 주말 경에는 달과 금성이 가까이 접근하면서 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즘 새벽하늘에서 천체사진가나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천체는 지난 3월에 발견된 네오와이즈 혜성(C/2020 F3 NEOWISE)이다. 이달 초 1등급 정도까지 밝아졌던 이 혜성은 이번 주에는 새벽하늘에서 저녁 하늘로 옮겨오면서 조금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다. 물론 고도가 낮기 때문에 위치를 찾지 못하면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 하지만 작은 쌍안경 정도만 있어도 희미한 꼬리를 가진 혜성을 찾아볼 만하다.

새벽하늘의 달과 금성, 그리고 혜성. ⓒ 천문우주기획

저녁 하늘 북서쪽 하늘의 네오와이즈 혜성. ⓒ 천문우주기획

서울 하늘의 네오와이즈 혜성(7월 11일 새벽 4시). ⓒ 천문우주기획 심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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