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에도 불구하고 섬의 면적이 증가했다?

마셜제도 산호초 섬, 오히려 면적 늘어

기후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지대에 위치한 섬들이 가장 취약해 보인다. 사면이 둘러싸인 고립된 섬들은 금방 사라지지 않을까?

하지만 반대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있다. 이상하게도 저지대 암초 섬들이 기후 변화의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 바다에 가라 앉기는커녕, 더 크게 성장하는 것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University of Auckland)의 연안 지질학자 머레이 포드(Murray Ford) 박사 연구팀은 지구물리학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암초섬이 자란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포드 박사는 “과학자들의 예측이나 대중 매체 보도 또는 주장과는 달리, 최근 연구의 대상이 된 암초섬의 대다수가 20세기 중반 이후 안정적이거나 크기가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한다.

아일링글라플라프 환초 제(Jeh) 섬. 붉은 선은 1943년 경계이다. ©USDA

하지만 이 섬들은 어떻게 이렇게 물 위로 자랄 수 있었을까? 머레이 포드 연구팀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국가로 여겨지는 저지대 국가인 마셜 제도 공화국 아일링글라플라프 환초(Ailinglaplap Atoll)의 한 섬인 제 섬(Jeh Island)을 조사했다.

산호초 침전물이 섬을 자라게 해

마셜 제도 공화국은 29개의 산호초 환초로 구성돼 있다. 아일링글라플라프 환초는 56개 섬이 손을 잡고 커다랗고 가느다란 울타리를 치고 있는 섬이다. 이중 제 섬에는 40여 민가가 드문드문 살아가고 있다.

해수면 상승이 저지대 국가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작은 섬들에 대한 과학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해 보인다. 포드 박사는 지난해 발표한 다른 연구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섬들이 물에 잠기리라는 예상은 지구가 정적인 지형이라는 가정하에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가정은 결함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2018년 709개의 섬을 아우르는 태평양과 인도양의 30개 산호 환초들을 분석한 결과, 이 섬들 중 88.6%가 최근 수십 년간 안정적이거나 면적이 증가했으며, 전체적으로 육지 면적을 잃은 섬은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평양에 있는 산호 환초 섬의 광범위하고 만성적인 침식은 없었다. 그렇지만 산호초 주변에 쌓인 퇴적물로 형성되는 이 섬들이 어떻게 그렇게 자라는지 완전히 알 수는 없었다.

몰디브의 한 산호초 섬 © 픽사베이

1900년 이후 세계 해수면이 약 20cm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산호초 섬들이 가라앉지 않은 것은 섬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산호초 섬을 자라게 하는 침전물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산호초에서 갓 생산된 물질인가, 아니면 오래전에 생성된 모래가 씻겨 올라오고 있는 것일까?

포드 박사 연구팀은 제 섬의 항공 및 위성 사진을 비교하고, 새로 형성된 육지 샘플에서 섬 퇴적물을 수집했다.

원격감지 데이터를 보면 제 섬은 1943~2015 동안 2.02㎢에서 2.28㎢로 약 13%의 토지 면적이 증가했다. 게다가 한때는 여러 개의 섬이었다가 지금과 같이 하나의 섬으로 합쳐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10년, 2015년, 2019년의 위성사진을 보면. 서쪽 끝으로 면적이 늘어나는 장면이 보인다. 섬 퇴적물을 방사성 탄소 연대기를 분석한 결과 28개 퇴적물은 1950년 이후에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 박사는 “해수면이 상승해도 침전물 생성을 통한 섬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섬에서 채취한 표본을 보면 섬의 새로운 부분은 예전 퇴적물이 섬에 다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암초에 의해 생산되는 유기물임을 알 수 있다. 연구자들은 같은 과정이 다른 섬에서도 작용하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해수면 상승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침전물 생산 체제를 갖춘 암초 시스템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섬 생성 및 성장 모델 바뀔 듯

포드 박사는 “이 섬들을 둘러싼 산호초는 섬 성장의 엔진룸으로 섬 해안선을 자라게 하는 침전물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이 섬이 미래에도 계속 성장하려면 건강한 산호초가 필수적이다.

이 같은 현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이며, 해수면 상승에 대응할 만큼 빠르게 일어날 수 있을까? 이렇게 자라는 섬들도 앞으로 가속화된 해수면 상승에 보조를 맞출 수 있을까?

56개 섬이 손을 잡고 있는 아일링글라플라프 환초. © 위키피디아

연구팀은 아직은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만, 섬의 형성과 성장에 대한 기존 모델들을 수정해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 기존 모델에 따르면 섬은 생성되는 그대로 같은 형태를 갖추고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그 같은 섬 생성 모델의 수정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포드 박사 연구팀의 관측은 섬 형성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현재의 섬들이 서로 다른 시기에 형성되었을 수 있으며, 나이가 다른 몇 개의 작은 섬들이 합쳐진 산물일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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