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면역강화를 동시에’… 무독성 면역치료제 후보약물 개발

KIST 류주희 박사 "항암제 독소루비신의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면역 효과는 강화"

국내 연구진이 항암 화학요법 약물인 ‘독소루비신'(DOX)을 이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항암·면역 효과를 높여 항암 면역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항암 전구체 약물(CAP-NP)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일 테라그노시스연구센터 류주희 박사팀이 독소루비신이 면역세포를 포함한 정상 세포에 미치는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반응해 암세포를 죽이고, 동시에 환자의 면역기능을 높일 수 있는 약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항암 면역치료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죽이는 기존 화학 항암치료법 등과 달리 몸속 면역력을 강화해 암세포와 싸우게 하는 치료법이다. 종양세포 및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중 면역세포인 T세포 활동을 차단하는 ‘PD-L1’을 억제하는 면역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PD-L1 억제제는 기본 면역력이 좋은 20% 정도의 환자에게서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항암 화학요법 약물인 독소루비신은 암세포를 죽일 뿐 아니라 암세포를 죽이면서 환자 면역력을 높이는 성분이 분비되게 하는 면역원성 세포사멸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암세포 외에 면역세포와 정상세포에도 독성과 염증반응을 일으켜 항암 면역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독소루비신이 환자의 면역능력을 높이는 점에 집중, 암세포에만 반응하게 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항암·면역 기능을 강화해 항암면역 치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약물을 만들었다.

독소루비신에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는 효소(cathepsin B)에 의해 분해되는 펩타이드를 붙여 나노입자로 만든 것이다. 펩타이드가 결합된 독소루비신은 정상 세포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아 약효나 독성, 염증반응 등을 일으키지 않고, 암세포를 만나면 펩타이드가 분해돼 활성화되면서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이 항암 약물 전구체를 암세포에 적용한 결과 독소루비신 자체와 비슷한 수준의 면역 강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대장암 모델 생쥐에 투여한 결과 암세포에만 독소루비신이 축적되면서 심각한 독성이나 염증반응 없이 항암·면역 강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항암 약물 전구체를 면역체료제인 PD-L1억제제와 함께 투여한 결과 독소루비신과 PD-L1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보다 강력한 암 억제효과와 높은 생존율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독소루비신은 임상에서 사용되는 약물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항암 약물 전구체는 임상시험이 비교적 단순하고 상용화 절차가 간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약물에 대한 특허를 확보하고 기술이전을 통해 산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주희 박사는 “이 항암 전구체 약물은 정상 조직에서의 독성 및 염증반응은 줄이면서 항암 면역 반응은 유지할 수 있다”며 “기존 면역치료 요법을 적용하지 못한 대다수 환자가 면역 치료제의 치료 효과를 누릴 수 있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바이오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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