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항생제도 이겨내는 무시무시한 ‘항생제 내성균’

[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이해

요즘같이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고 있다. 얼마 전 한 언론사에서 하루 정도 쓴 마스크 안쪽에 세균이 얼마나 자라는지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일부 마스크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검출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항생제 내성균은 항생제를 투여해도 죽지 않고 살아남는 무시무시한 세균이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이런 세균에 감염되면 치료 방법이 없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80여 년 전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사람들은 세균 감염으로부터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 항생제도 죽일 수 없는 세균들이 조금씩 퍼지고 있다. 이런 세균들이 널리 퍼진다면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의 시대로 되돌아간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오래 쓴 마스크의 안쪽은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 윤상석

항생제는 어떤 물질인가?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에는 병을 일으키는 세균에 감염되면 손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상처로 인해 세균에 감염되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최초의 항생제는 1928년 영국의 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푸른곰팡이에서 우연히 발견하였다. 페니실린이라 불렸던 이 항생제는 1943년부터 의약품으로 사용되면서 몸속에 침입한 세균을 죽이는 기적의 약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페니실린이 개발된 후에도 20종류의 항생제가 더 개발되어 세균 감염으로 인해 일어나는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고 있다. 항생제는 어떤 방법으로 우리 몸에 침입한 세균을 제압할까? 항생제는 종류에 따라 세 가지 방법으로 효력을 발휘한다. 먼저 세균이 분열할 때 세균 세포벽이 생기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항생제가 있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이런 방법으로 세균을 물리친다. 그리고 세균이 단백질을 만들 수 없도록 방해하는 항생제 종류가 있으며, 세균이 분열할 때 DNA 복제를 방해하는 항생제 종류도 있다.

그런데 항생제는 우리 몸에 침입한 세균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에는 전체 세포 수 약 60조 개보다 훨씬 많은 100조 개가 넘는 다양한 세균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세포들과 세균들이 공생하는 하나의 생태계라고 할 수 있는데, 항생제가 우리 몸에 있는 좋은 균들도 죽인다. 특히 우리 장에는 많은 종류의 유익한 균들이 살고 있는데, 항생제로 인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항생제를 복용하는 동안 복부팽만과 설사를 경험하기도 한다. 항생제로 인해 장 안 세균들의 조성에 불균형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따라 이어지는 항생제 내성균의 등장

항생제를 처음 발견한 플레밍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을 염려했다. 그는 항생제의 양이 너무 적거나 너무 단기간 투여하면 세균이 완전히 박멸되지 않고 살아남아 항생제 내성을 가진 세균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확실한 이유 없이 항생제를 투여했을 때도 항생제 내성 세균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플레밍이 경고는 사실로 드러났다.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에는 항생제가 전혀 효과가 없다. 그런데 바이러스로 인해 일어나는 감기에 일부 환자와 의사가 항생제 처방을 원하여 항생제 오남용 문제를 일으킨다. ⓒ 윤상석

페니실린이 처음 의약품으로 쓰이고 몇 년이 지난 후에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발견되었다. 얼마 후 이 세균을 제압하는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되었는데, 다시 이 새로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발견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포도상구균이다. 포도송이 모양으로 모여 자라기 때문에 포도상구균이란 이름이 붙은 이 세균은 폐, 소화기관, 비뇨기관, 피부 등 몸의 거의 모든 곳에서 질병을 일으킨다. 페니실린은 포도상구균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런데 페니실린의 사용이 늘면서 페니실린을 분해하는 포도상구균이 생겼다.

그러자 1960년에 그 세균을 박멸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 메티실린이 개발됐다. 그런데 메티실린의 사용이 늘어나자 곧바로 메티실린에 내성을 가진 메티실린내성포도상구균(MRSA)이 등장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과학자들은 MRSA를 퇴치할 수 있는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을 개발했다. 그런데 19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다시 반코마이신내성포도상구균(VRSA)이 등장했다. 이제는 VRSA에 감염되면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고 한다.

항생제 내성균은 왜 생길까?

세균은 전체 유전자 수가 적을뿐만 아니라 분열을 통해 자주 번식을 하므로 DNA의 복제 오류를 통한 다양한 돌연변이가 생긴다. 따라서 돌연변이 중에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수백만 마리의 세균 중에 한두 마리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돌연변이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돌연변이 세균은 보통 환경에서는 특별히 생존에 유리할 것이 없으므로 전체 무리에서 극소수만 존재한다. 그런데 항생제가 자주 사용되는 환경에서 이런 돌연변이는 압도적으로 생존에 유리하다. 항생제가 투여되면 다른 세균들은 모두 죽고 이 돌연변이만 살아남는다. 항생제를 이겨낸 이 돌연변이가 우리 몸 면역세포의 공격에도 살아남는다면, 본격적으로 증식을 할 수 있다. 세균은 짧은 시간에 많은 수로 증식할 수 있으므로 이 돌연변이 세균은 널리 퍼져나갈 수 있다.

항생제 내성 세균은 돌연변이에 의해 생기는데, 보통 환경에서는 특별히 생존에 유리하지 않지만 항생제가 투여된 환경에서는 압도적으로 증식에 유리하다. ⓒ 윤상석

게다가 세균은 다른 개체로 옮겨갈 수 있는 플라스미드라는 조그만 고리 모양의 DNA를 가진다. 만약 어떤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포함된 플라스미드를 갖고 있다면, 이 세균은 다른 개체에게 이 플라스미드를 옮겨줄 수 있다. 그러면 다른 개체도 항생물질에 내성을 가질 수 있다.

병원과 같이 여러 종류의 항생제가 많이 사용하는 곳에서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가 탄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강력한 슈퍼 박테리아라고 해도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튼튼하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슈퍼 박테리아는 항생제 내성 외에 다른 능력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가 이 세균에 감염되면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 매우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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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9월 7일3:26 오후

    항생제를 많이 복용하면 우리 몸의 정상적인 세균총에 문제가 와서 면역력이 떨어집니다. 어떠한 항생제도 죽일 수 없는 세균들이 생기고 내성이 생겨서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처럼 의미없어지게 될 수도 있으니 면역을 위해서라도 항생제는 꼭 필요시에만 사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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