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합격을 기원하는 별자리 ‘황소자리’

[이태형의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12월 첫째 주 별자리

매년 입시 때가 되면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는 입시 한파 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입시가 12월로 옮겨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혹독한 입시 한파를 겪어야 할 것 같다.

입시 때가 되면 생각나는 별자리가 바로 황소자리이다. 겨울철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별자리이기도 하지만 황소의 얼굴을 상징하는 V자 모양의 별들이 마치 합격을 기원하는 상징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해가 가장 일찍 지는 날

12월이 되면서 낮이 무척 짧아졌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이렇게 느끼는 것은 실제로 낮이 짧아진 것보다 해지는 시간이 빨라진 영향이 크다. 한 해 중 일몰 시간이 가장 빠른 때가 바로 12월 초순이다.

한 해 동안 낮이 가장 짧은 날은 동지(12월 21일)이다. 하지만 해가 가장 일찍 지는 날은 동지보다 보름 정도 빠른 12월 초순이다. 일출부터 일몰까지의 시간이 낮이기 때문에 일출이 늦을수록, 일몰이 빠를수록 낮 시간이 짧아진다. 이번 주말인 12월 5일에 해가 지는 시간은 저녁 5시 13분으로 동지보다 4분 정도 빠르다. 하지만 해가 뜨는 시간은 오전 7시 32분으로 동지보다 11분 빠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낮 시간은 동지보다 7분 더 길다.

일몰 시간이 가장 빠른 날은 12월 5일이다. Ⓒ천문우주기획

일몰 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태양의 남중고도와 지구 공전 속도의 변화이다. 태양 남중고도의 변화는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고, 지구 공전 속도의 변화는 지구가 타원궤도를 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구의 자전축은 공전 궤도에 대해 23.4도 기울어져 있다. 이 기울기로 인해 지구의 북반구는 여름에는 태양 쪽으로 기울고, 겨울에는 태양의 반대쪽으로 기울게 된다. 그 결과 태양은 춘분과 추분에는 정확히 동쪽에서 떠서 정확히 서쪽으로 지지만 여름에는 북쪽으로 치우쳐서 뜨게 되고, 반대로 겨울에는 남쪽으로 치우쳐서 뜨게 된다. 태양이 북쪽으로 치우쳐 뜰수록 고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북반구에서는 하지에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고, 동지에 남중고도가 가장 낮다.

태양의 고도 변화. Ⓒ천문우주기획

태양이 남쪽으로 치우쳐 뜨게 되면 그만큼 일출시간이 늦어지고, 반대로 일몰시간은 빨라진다. 북극에 가까운 별들에 비해 남극에 가까운 별들이 더 늦게 뜨고 더 빨리 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결국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로 인한 효과는 동지에 가까울수록 일출을 느리게 하고, 일몰을 빠르게 한다. 다만 태양의 고도 변화에 따른 효과는 위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는데 적도에 가까울수록 작고, 고위도로 갈수록 늘어난다.

일몰 시간에 영향을 주는 두 번째 요소는 지구의 공전 속도이다. 지구가 태양 둘레를 타원 궤도로 돌기 때문에 공전 속도가 항상 일정하지 않다. 지구가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는 1월 3일 경이고 반대로 가장 멀어지는 시기는 7월 초순이다. 지구가 태양에 가까워질수록 지구에 미치는 태양의 중력이 강해지고, 지구의 공전 속도는 빨라진다.

지구의 공전 궤도. Ⓒ 천문우주기획

지구는 태양 둘레를 평균적으로 매일 1도씩 돌기 때문에 태양이 다시 원래의 위치에 오기 위해서는 지구가 평균 1도씩 더 자전을 해야 한다. 즉, 지구가 별들을 기준으로 한 바퀴(360도) 자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인 항성일(23시간 56분 4초)에 비해 태양을 기준으로 한 태양일(24시간)이 조금 더 긴 이유는 지구가 (360+1)도를 자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구가 태양에 가까이 가는 1월 초순 무렵에는 지구의 공전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지구가 하루에 도는 각도가 1도를 넘어선다. 즉, 태양이 원래의 위치에 오기 위해서는 지구가 조금 더 자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평균 시간보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 효과는 일출 시간뿐만 아니라 일몰 시간에도 똑같이 작용한다. 즉 지구의 공전 속도가 빨라져서 생기는 효과는 일출과 일몰 시간 모두를 느리게 한다.

결국 앞에서 말한 두 가지 효과가 모두 합쳐져서 일출·일몰 시간이 결정된다.

태양의 고도는 물결 모양인 사인파(~)처럼 변하기 때문에 추분을 전후로 빠르게 바뀌다가 동지 무렵이 되면 그 변화가 매우 느려진다. 결국 동지에 가까워질수록 태양의 고도 변화가 작아지면서 일출 시간이 느려지고, 일몰 시간이 빨라지는 효과는 매우 작아진다. 하지만 지구의 공전 속도로 인해 일출 시간과 일몰 시간이 느려지는 효과는 1월 초순까지 계속된다.

그 결과 12월 초순부터는 태양 고도가 낮아짐으로써 일몰 시간이 빨라지는 효과가 지구의 공전 속도가 빨라져서 일몰 시간이 느려지는 효과보다 작아지기 때문에 이 무렵부터 서서히 일몰 시간이 다시 늦어진다. 결국 일몰 시간이 가장 빠른 때는 동지가 아니라 그보다 약 2주 정도 전인 12월 초순이다.

연간일몰시각변화 ⓒ 한국천문연구원

합격을 기원하는 별자리 황소자리

11월 30일 밤 9시경 동쪽 하늘. Ⓒ 스텔라리움, 천문우주기획

V자 모양으로 보이는 황소자리는 합격을 기원하는 사람들에게 마치 하늘이 승리의 V자를 지어 보여주는 것 같은 착각을 갖게 해준다.

북극성에서 마차부자리의 으뜸별인 카펠라를 지나 조금 더 나아가면 붉은색의 일등성을 찾을 수 있다. 이 별은 알데바란이란 이름의 별로 그 주위의 별과 함께 V자 모양으로 놓여 있다. 이 별자리가 황소자리로 불리게 된 것은 별자리의 중심을 만드는 V자 모양의 별들이 마치 황소의 머리처럼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황소자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별 무리가 바로 플레이아데스성단이다. 플레이아데스(pleiades)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산개성단으로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아틀라스신의 딸인 일곱 자매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생이 별, 혹은 묘성(昴星)으로 불렀는데 눈이 좋은 사람은 일곱 개 정도의 별이 마치 북두칠성을 축소한 모습처럼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 별들을 선원들의 별(Sailor’s Stars)로 불렀는데 그 이유는 이 별들이 새벽의 여명 속에 떠오를 때가 바로 지중해의 날씨가 온화해져서 항해가 시작되는 시기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플레이아데스성단 ⓒ https://en.wikipedia.org/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황소자리는 제우스신이 페니키아의 공주 에우로페를 유혹하기 위해 변신했던 황소의 모습으로 전해진다. 황소로 변한 제우스신은 에우로페를 유혹하여 크레테 섬으로 달아났고, 그곳에서 에우로페는 미노스 등 삼형제를 낳았다. 제우스신은 훗날 에우로페와의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자신이 변신한 황소를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대가로 헤라여신의 미움을 받아 황소로 변한 이오의 별자리라고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황소자리. Ⓒ 이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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