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지난 5일, 음악으로 과학을 만나고 과학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의 공연이 열렸다.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열린 ‘초등학생을 위한 실험실 콘서트’가 바로 그것인데, 2019년도 과학기술진흥기금의 재원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마련됐다.
음악으로 과학을 만나고 과학으로 음악을 즐기는 ‘초등학생을 위한 실험실 콘서트’가 5일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열렸다. ⓒ스테이지 원
코로나19 방역과 일상 활동을 병행하는 ‘생활속 거리 두기’로 전환되기 전날에 열린 만큼 입장객의 발열 체크와 문진표 작성, 띄어 앉기는 물론 공연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모처럼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 그런지, 부모님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초등학생들 모두가 안전 수칙을 잘 준수하며 공연을 즐겼다.
음악과 과학이 만나는 특별한 공연
이날 공연은 뇌과학자인 이경면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문화기술대학원 교수가 청중들과 함께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음악과 과학에 관한 세 가지 궁금증에 대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이해를 높기 위해 소프라노 원지혜 씨가 요한 스트라우스2세의 ‘봄의 소리 왈츠’를 들려줬다. ⓒ스테이지 원
첫 번째 질문은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는 무엇이 다를까’였다. 소프라노를 위해 작곡된 요한 슈트라우스2세의 ‘봄의 소리 왈츠’를 피아니스트 원재연 씨와 소프라노 원지혜 씨의 공연으로 감상하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봤다.
여기에 “소리는 다른 말로 하면 떨림이라고 할 수 있다”며 “마치 휴대전화가 진동할 때 소리가 나는 것처럼 목 안에서 나오는 소리가 빠르게 떨릴수록 높은 소리, 천천히 떨릴수록 낮은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니까 소프라노의 목소리는 더 빨리 떨려서 높은 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이경면 교수의 설명이 더해졌다.
다음 질문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똑똑해질까’로, 일명 ‘모차르트 효과’에 대한 궁금증이다. 이는 1993년 미국의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라우셔 교수팀이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 작품 번호 448’을 들은 대학생이 다른 대학생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발표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작은 별 변주곡’이 연주됐다. 이에 앞서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인으로 중앙일보에서 클래식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김호정 기자가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라는 가사로 익히 잘 알려진 이 곡이 모차르트가 파리 여행 중에 들은 프랑스 민요 ‘아, 어머님께 말씀드리죠’의 주제에 열두 개의 변주를 붙여 작곡했다”는 해설을 더해 아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김호정 기자(왼쪽)와 이경면 교수의 해설과 설명을 통해 음악과 과학을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됐다. ⓒ스테이지 원
음악, ‘선택적 주의’ 집중 훈련에 효과 커
이렇게 음악을 듣는 동안 우리 뇌는 무엇을 할까? 이경면 교수는 뇌파를 측정한 MRI 사진을 통해 뇌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는 “소리의 처리는 뇌의 양쪽 측면에 있는 청각 피질에서 이뤄지지만, 음악을 들을 때는 청각 피질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한 부분의 뇌를 함께 사용하게 된다”며 “아직 ‘모차르트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지만, 음악을 오랫동안 배우고 연습하면 뇌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음악가들의 뇌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다리인 뇌량의 크기가 큰데, 이는 악보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악기를 연주함으로써 시각, 청각, 운동과 관련된 뇌의 각 부분이 잘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뇌 발달에는 무엇보다 음악을 어떻게 듣느냐가 중요하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로 이뤄진 피아노 트리오 가운데 하나의 악기 소리를 집중할 때 전두엽이 붉게 변하는 뇌의 MRI 영상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로 구성된 피아노 트리오 연주를 들으며 ‘선택적 주의’ 집중 훈련을 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스테이지 원
다양한 악기 소리 가운데 자신이 듣고 싶은 소리를 골라서 듣는 것이 바로 ‘선택적 주의’다. 이경면 교수는 “시끄러운 교실에서 선생님의 목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도 ‘선택적 주의’ 집중이 필요한데, 음악을 듣고 배우는 것이 한 가지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귀와 뇌를 훈련시키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을 통해 음악을 감상하고, 음악을 통해 과학을 이해할 수 있었던 이날 공연은 마지막 곡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1번 3악장을 들으며 클래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선택적 주의’ 집중 훈련도 해보는 좋은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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