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연구팀 ‘가부키증후군’ 핵심유전자 규명

美 오리건의대 이승희 교수팀…저명 학술지에 논문

정신 지체와 신체 여러곳의 기형을 동반하는 ‘가부키증후군’의 핵심 유전자가 재미(在美) 한인 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가부키증후군은 이 질환을 가진 아이들의 얼굴 모습이 일본 대중 연극배우들이 화장한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 오리건의대(OHSU) 이승희·이수경·이재운 교수팀은 ‘UTX’라는 유전자가 태아의 심장 발달을 종합적으로 관장하는 핵심조절인자로, 가부키증후군의 발병에 관여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저명 과학저널 ‘셀(Cell)’의 자매지(Developmental Cell) 내년 1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동안 가부키증후군 환자에게서 심장발달이 비정상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이 보고돼 있었지만, 이런 선천적 심장 이상을 일으키는 유전적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UTX 유전자를 제거한 줄기세포를 만들어 실험을 한 결과 이 유전자가 없으면 줄기세포가 심근세포로 분화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생쥐 실험에서도 이 유전자가 결여되면 심장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는 UTX가 심장발달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유전적으로 증명한 것으로, 연구팀은 여기서 더 나아가 심장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들(SRF, GATA4, TBX5, NKX2.5)의 발현 촉진에도 UTX 유전자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이승희 교수는 “심장발달에 관여하는 다양한 유전자들의 발현을 한꺼번에 관장하는 ‘최상위 핵심인자’를 발견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이용하면 UTX의 효소활성을 조절하는 약물 개발을 통해 가부키 증후군을 비롯한 다양한 선천성 심장발달 질환을 치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승희 교수는 내년 3월 서울대 약대에 부임예정인 차세대 스타과학자로, 신진교수를 대상으로 한 제3기 청암과학펠로에 선정된 바 있다. 또 이수경, 이재운 교수는 신경발달과 유전자발현조절 분야에서 각각 권위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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