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처럼 과학자가 큰 주목을 받은 때가 없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정책결정 입안자로서, 혹은 국민 건강을 위한 조언자로서 세계 곳곳에서 과학자들이 맹활약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를 비롯 전 세계 빈곤 문제, 교육환경 평준화, 평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큰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과학을 중심으로 세계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21세기 상황에서 한국의 과학언론이 대중과 더 깊이 있는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게티 이미지
“과학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소통”
영국 UCL의 범죄 및 법의학 교수인 루스 모건(Ruth Morgan) 교수는 23일 ‘BBC’ 기고를 통해 “앞으로 과학자들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과학은 첫 번째 단계일뿐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개인, 혹은 팀이나 그룹, 커뮤니티”라고 강조하고 있다. “훌륭한 과학은 사람들에 대한 명확하고 미묘한 이해의 결과”라는 것.
“우리가 사람들의 변화를 일으키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면 기업가, 혁신가, 시민활동가, 과학자 등이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의견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미묘해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난제들을 풀 수 있는 훌륭한 과학 솔루션을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속해 있는 커뮤니티가 과학을 통한 해법을 충분히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모건 교수는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를 풀기 위한 해당 솔루션이 실험실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견인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모든 사람의 솔루션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많은 나라가 국경을 닫고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부터 안면 마스크 착용 정책, 특정 그룹에 대한 활동 규제 및 생성에 이르기까지 관계자들이 다수 참여함으로써 많은 결실을 보았다.
유념할 것은 팬데믹뿐만 아니라 유전자편집, 이산화탄소배출 규제, 정보화 사회 속에서 개인정보 유출 등에 이르기까지 효율적이고 광범위한 분야에서 과학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영 사이언티스츠(Young Scientists)’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 세계 과학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를 모으고 있는데 젊은 과학자들이 주제별 전문가가 아닌 과학대사 및 의사소통자로서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WEF 관계자들은 젊은 과학자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분위기가 조성되면 창의력이 더 증대돼 혁신이 빨라지고 문제 해결이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과학언론 글로벌화가 필요하다
보다 효율적인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세계가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현실은 아직 암울한 상황이다.
오타와대 세포분자의학과 김우재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발표된 한국 과학언론과 관련된 논문들을 분석한 후 ‘주변성’, ‘비전문성’, ‘피상성’, ‘선정성’ 등의 방식으로 비판받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주변성’이란 한국 언론환경 속에서 과학과 관련된 보도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다수 언론사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제 등을 중심으로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지만 과학을 다룰 때 편향된 구조를 보이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는 것.
이런 이유로 대다수의 과학 전문기자는 현장 경험을 체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언론의 핵심적인 역할인 진실성 추구에서 현격한 ‘비전문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대부분 보도자료를 근거로 쓴 ‘피상적인’ 내용이거나, 외국 기사의 짜깁기 수준에 멈춰 있다는 것.
또 다른 문제는 ‘선정성’이다. 과거 정부 시절 과학기술계 업적을 과장해서 보도했던 관행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이런 프레임 속에서 많은 기사들이 대중의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특정 기관의 선전물처럼 비쳐지고 있다는 것.
결과적으로 이런 풍토는 기사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좋은 기사들까지 가십성 기사로 보는 분위기를 조성해 결과적으로 과학과 대중 간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중반으로 넘어가고 있는 지금 한국 과학언론이 2000년대 초 ‘주변성’, ‘비전문성’, ‘피상성’, ‘선정성’ 등의 폐해를 해소했다고 볼 수 있다고 보기 힘들 것이다.
이전보다 언론사 간의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수익성을 우선하는 풍토에서 과학 언론은 더욱 냉대받고 있으며, 과학커뮤니케이터 선봉에 서야 할 과학기자들의 상황 역시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한국 사회에서 과학이 보조 수단이 아닌 것처럼 과학언론 역시 전체 언론의 보조 수단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대중과의 소통을 늘리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한국 과학언론을 세계에 알리는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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