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지역 균형에 성패 건다”

박수경 청와대 과기보좌관, ‘한국판 뉴딜, 성공의 조건은?’ 포럼 발제

약 90년 전인 1929년 10월, 뉴욕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미국 경제 전체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이후 시가총액이 80% 넘게 떨어지는 등 극심한 불황이 시작됐는데, 바로 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이다.

이때 미국이 꺼내 든 해결책이 뉴딜(New Deal)이다.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냄으로써 인류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오늘날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위기 역시 ‘뉴딜’로 해결할 수 있을까.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국판 뉴딜, 성공의 조건은?’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박수경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은 ‘한국판 뉴딜’에 대해 “국난을 극복하고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꼭 성공시켜야 하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하며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3대 한림원(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공동 개최한 것이다.

한국판 뉴딜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60조 원이 투입될 예정인 초거대 프로젝트다. 정부는 고용사회안전망이라는 토대 위에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을 추진할 계획이다. ⓒ 유튜브 채널 한국과총 캡처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경제와 사회를 ‘새롭게(New) 변화시키겠다는 약속(Deal)’인 한국판 뉴딜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60조 원이 투입될 예정인 초거대 프로젝트다. 박 보좌관은 이에 대해 “고용사회안전망이라는 토대 위에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을 추진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어 말뭉치 구축 등 데이터․AI 산업 강화”

디지털 뉴딜은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고,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등 경제 전반의 디지털 혁신과 전환을 가속화하는 작업이다. 박 보좌관은 그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데이터댐’을 소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양질의 데이터를 댐처럼 모으고, 이를 활용하는 네트워크 및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수많은 데이터 중 어떤 데이터를 모을 것인가’다. 박 보좌관은 “산업계, 학계, 연구계 등 각계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한국어를 이해하는 인공지능’이 활용도나 확장성 면에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한국어 말뭉치(한국어 분야 빅데이터) 구축을 사례로 들었다.

이는 미국, 중국과 같은 인공지능 강국에 대항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기도 하다. 박 보좌관은 “예를 들어 K-POP의 국제 진출을 위해서라도 우리 언어를 번역, 요약하는 인공지능은 중요하다”고 전했다.

디지털 뉴딜은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고,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등 경제 전반의 디지털 혁신과 전환을 가속화하는 작업이다. ⓒ 유튜브 채널 한국과총 캡처

한편 그린 뉴딜 사업으로는 건물의 친환경 설계를 바탕으로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그린 리모델링,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에너지 절감시설을 설치하는 그린 스마트 스쿨,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 육성이 대표적인 과제로 꼽혔다.

박 보좌관은 특히 민간의 참여와 국민의 이해를 강조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혁신이 아닌,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뉴딜을 제시한 것. 그는 “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재정 투자와 제도 개선을 통해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면, 민간이 호응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균형, 한국판 뉴딜의 새로운 어젠다”

이어 박 보좌관은 지역 균형 발전을 한국판 뉴딜의 새로운 어젠다로 선언했다. 그는 “어려움을 계기로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 뉴딜의 기본 철학”이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 격차가 커지고 있는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판 뉴딜의 국민 체감도를 높이고 민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박 보좌관은 이에 대해 “국민들은 중앙정부의 정책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지자체나 주변 마을에서 쉽게 느낌을 받는다”고 부연했다.

지역 균형 발전이 한국판 뉴딜의 새로운 어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판 뉴딜의 국민 체감도를 높이고 민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을 내세운 제주도처럼, 실효성 있고 창의적인 정책을 펼치는 바탕이 될 수도 있다. ⓒ 유튜브 채널 한국과총 캡처

지역만의 특색을 살린 각 지자체의 비전도 제시됐다. 예를 들어 ‘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을 내세운 제주도의 경우, 전기차가 2만 대를 돌파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4.4%에 달하기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 단순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전력 거래를 자유롭게 함으로써 전반적인 그린 뉴딜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해상풍력에 특화된 전라남도는 2030년까지 8.2GW 수준의 해상풍력 발전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부 목표치인 12GW의 약 70%에 해당하는 발전량. 전라남도는 이미 지역주민과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한 발전사 컨소시엄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현장에 입각한 지역 균형 뉴딜은 보다 실효성 있고 창의적인 정책을 펼치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관련 분과를 신설하고 규제자유특구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련 인프라 및 지원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박 보좌관은 마지막으로 “한국판 뉴딜의 성패를 걸고 지역 균형 뉴딜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하며 발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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