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주과학자들, 모두를 위한 과학을 함께 고민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한국우주과학회, 2022년 봄 학술대회에서 과학문화 특별세션 공동 개최

한국우주과학회의 과학자들이 2022년 봄 학술대회의 ‘과학문화 특별세션’에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고민했다. ©한국우주과학회,한국과학창의재단

지난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2박 3일간 한국우주과학회 2022년 봄 학술대회가 강원도 삼척에서 개최되었다. 학술대회에서는 태양계부터 우주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술 발표 이외에도 특별세션과 초청강연 등이 함께 이루어진다. 올해 한국우주과학회 봄 학술대회의 마무리를 장식한 특별세션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공동으로 개최한 ‘과학문화 특별세션’이었다.

4월 29일 금요일 10시 40분부터 12시 30분까지 2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특별세션은 4명의 패널로 진행되었다. 한국천문연구원(KASI)의 조중현 박사, 포항공과대학(POSTECH) 출신의 임소정 박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전은지 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의 이정원 박사가 발제를 맡았다. 발제 이후에는 한국천문연구원 황정아 박사가 좌장으로 진행을 맡아 플로어의 청중 과학자들과 질의를 주고받으며 패널 토의가 이루어졌다.

 

쉽지 않은 과학 커뮤니케이션, 가장 큰 수혜자는 과학자이기에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형태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GettyImagesBank

한국천문연구원(KASI)의 조중현 박사는 ‘공공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란 주제로 과학문화 특별세션의 첫 발제를 열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은 서양권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2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조중현 박사는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년간 정부 주도의 top-down 형태에서, 이제는 다양한 매체나 플랫폼이 있으므로 추진 형태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과학 소통 추진 방법이 달라짐에 따른 어려움을 말하며 “꼭 정부가 제시한 틀 안에서 과학커뮤니케이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표했다.

또한 조중현 박사는 “대중 및 청중은 과학 커뮤니케이션의의 수요자가 아닌 수혜자”라며 대중들에게 있어 과학에 대해 안다는 것은 지적 호기심을 만족할 뿐 생활에 크게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되려 과학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수혜자는 과학자라 말하며 개인 연구 성과를 홍보하고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한 과학자들의 ‘의무’를 말하며, “과학자들은 신념을 가지고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본연의 업무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정 박사가 과학문화 특별세션에서 ‘자신만의 과학을 대중에게 알리는 방법’이란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이어 ‘자신만의 과학을 대중에게 알리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포항공과대학(POSTECH)을 졸업한 임소정 박사가 발제를 열었다. 임소정 박사 역시 기존의 ‘top-down’ 형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언급하며, 이와 같은 일방향 정보전달을 ‘1세대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 말했다. 현재는 유튜브와 SNS 등의 발달로 수산자와 발신자의 소통체계가 동등해짐에 따라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소정 박사는 2016 페임랩(FameLab) 코리아 대회를 통해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한 경험을 들려주며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트렌드’에 대해 말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연령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학부생부터 교수, 비전공자, 과학연극을 공연하는 연기자 등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권위가 중요했던 과거와는 달리, ‘펭수’와 ‘충주씨’처럼 재미있고 이야기를 잘 풀어내면 문화로 소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소정 박사는 “과학이 문화로 향유되기 위해서는 단순 지식 전달 외에도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는데, 다음 순서의 발제자는 ‘과학자의 삶이라는 글을 쓰는 과학자’라는 주제로 패널 발표를 이어 나갔다.

 

으로 소통하는 과학자

책과 도서관을 매개로 과학자와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통이 방안으로 제시됐다. ©GettyImagesBank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전은지 교수는 자신을 “항공우주과학자이며, 작가”라고 소개했다. 자신 역시도 어릴 적 과학 콘텐츠를 통해 항공우주과학을 직업으로 삼게 되어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고 말했다.

전은지 교수는 “과학자로서 연구 안 하고 글을 쓴다는 외부 시선, 편견에 부담감을 느낀다”는 고충을 털어놓는 한편, “대중들이 과학에 관심이 많지만 과학 기고를 하는 ‘전문가 풀(pool)’이 적다고 생각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럼에도 과학자로서 글을 쓰는 이유는 연구 성과 홍보, 예산 사용에 대한 정당성 확보, 그리고 과학적 사고에 대해 세상과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전은지 교수는 과학적 지식을 나누는 과학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지만 ‘과학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학자가 연구하면서 마주하는 두려움, 극복 과정 등은 대중들도 삶 속에서 늘 겪는 과정이기에 공유하기 좋은 주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과학의 아름다움과 기술의 경이로움, 그로 인한 인류에 대한 존경을 대중들과 공유할 수 있으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며 기대를 표했다.

전은지 교수는 과학 지식의 전달도 중요하지만 ‘과학자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발제의 마무리는 항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의 이정원 박사가 ‘청소년 우주교육 현황과 연구자 참여 방안’이라는 주제를 맡아 이야기했다. 이정원 박사는 2009년과 2015년의 과학교과서를 비교해보면 우주 관련 내용 및 비중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청소년들이 우주를 많이 접하게 하고 교육하려면 교과서부터 바꿔야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따라서 학교 밖에서의 우주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원 박사는 해외 벤치마킹을 말하며 “NASA는 전체 예산의 1.5%에서 2%가량을 우주 교육에 투자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도 비슷한 비중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또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항공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KARI 아카데미’를 언급하며, ‘교육 확대에 따른 항공우주 저변 확대’와 ‘해외 사례(미국 STEM 등) 벤치마킹을 통한 프로그램 다양화’ 등 추진 방향을 밝혔다. “우주 관련 이벤트를 통한 우주 붐을 조성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로컬’한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특히 ‘도서관’의 과학문화확산 잠재성을 강조했다. 도서관은 구 단위로 설립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과학 콘텐츠 수요도 크기에 과학문화확산을 연계하기에 좋다는 것이다. 또한 과학문화의 저변을 넓히고 우수한 인력 양성을 위한 기초과학 교육에 있어 연구자들의 협력을 요청하며, “연구자들의 업무 10%는 지식 확산을 위한 활동이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패널들의 발제가 마무리된 이후, 청중 우주과학자들의 의견과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패널들의 발제가 모두 끝나고 30여 분간 청중인 우주과학자들의 의견 교환과 패널들을 향한 질문이 이어졌다. 모두 ‘연구자’ 및 ‘과학자’로서 어떻게 과학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할 수 있을지, 앞으로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에 대한 고민들이었다.

여러 질문과 의견이 오가는 패널 토의에서, 조중현 박사는 기존 관 주도의 top-down식 운영에서의 탈피를 거듭 강조하며, 풀뿌리에서 진행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과 다양성을 존중해야 함을 강조했고, “새로운 세대에게 장을 열어주고 지원을 해줘야하며, 기성세대가 이끌려고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표했다. 임소정 박사 역시 과학 커뮤니케이션은 시장경쟁으로 접근해야 하며, 정부는 환경 조성에 장기적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며, “학계 연구자들은 지식을 전달하겠다는 마인드가 큰데, 과학 커뮤니케이션 문화에서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은지 교수는 “모든 변화는 로컬에서 일어난다”며 과학은 멋지고 중요한 것이라는 인식부터 시작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한 “이미 연구자들은 전문가이기에, 과학 이야기, 삶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쉽게 전달하면 문화형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려는 연구자들을 독려했다. 이정원 박사는 학생들에게 항공우주를 교육함으로써 과학자로 양성하는 것 외에도 과학문화를 할 수 있는 임팩트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과학 확산은 ‘전문가’가 ‘일반인’에게 일방향으로 전문지식을 전달하던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서, 과학으로 적극적으로 쌍방향의 ‘소통’을 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과학문화’로서 즐기고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전문가들의 학술발표대회에 ‘과학문화’를 주제로 특별세션으로 마련되고, 그에 대해 과학자들이 다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향후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는 한국우주과학회 외에도 하반기 다양한 학술대회와 연계해서 지속적으로 특별세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과학 확산에 대한 과학자들의 지속적인 담론 형성과 과학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더욱 풍성해진 과학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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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2)

  • 박준규 2022년 May 11일4:22 pm

    과학은 멋지고 중요하다 너무 귀엽네요

    • 김미경 2022년 July 20일3:36 pm

      박준규 님, 안녕하세요!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입니다! 기사를 읽어주시고 댓글로 감상을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저도 교수님의 “과학은 멋지고 중요한 것이라는 인식부터 시작한다”라는 말이 인상깊었는데요. 아무리 고도화된 분야라도 과학자가 처음 과학자로서의 꿈을 꾸게 하고 계속해서 과학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이런 ‘과학에 경탄하는 순수한 마음’ 에서 시작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과학기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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