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학습효과는 OK…게임 몰입 등 부작용 해결해야

[창조 + 융합 현장] 컴퓨팅적 사고 교육… 현재와 미래 (하)

국제교육기술협회(ISTE)는 기술을 통해 학습 및 교수법을 개선하려고 모인 교육인들의 모임이다. ISTE에 따르면 학교는 물론 사회 곳곳에서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통해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어떤 작가가 인터넷을 통해 주제를 찾고, 여러 유형의 자료를 모은 후 노트북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있을 때 컴퓨팅적 사고활동을 하고 있다고 본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면서 시장성을 조사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인구 데이터를 조사하는 것도 마찬가지 경우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이런 사례들을 수없이 발견할 수 있다. 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학생들, 3D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 영화감독, 신기록 달성을 위해 부상방지 스포츠과학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운동선수들에 이르기까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크래치, 창의적 학습효과 매우 뛰어나

ISTE는 “컴퓨팅기기를 활용하는 학생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학교에서 ‘컴퓨팅적 사고를 위한 기초’를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컴퓨터가 어떻게 학생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그 방안을 모색해나가야 한다는 것.

▲ MIT에서 개발한 컴퓨팅적 사고 교육 프로그램 ‘스크래치(Scratch)’의 한 장면. 기존의 컴퓨터 학습 프로그래밍과는 달리 애니메이션 제작 등 학생 스스로의 창의적인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http://scratch.mit.edu/


‘컴퓨팅적 사고’ 교육 필요성에 대해 각국 정부, 주요 기관들은 그 타당성을 수긍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경우 컴퓨터 과학수업을 받는 고등학교 졸업생 수를 늘리기 위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6일 워커힐에서 열린 한국과학창의재단 주최 ‘컴퓨팅적 사고(Computaitonal Thinking) 국제세미나’에서 인디아나 대학 카일 페플러 교수는 학습용 프로그램으로 ‘스크래치(Scratch)’를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개발한 학습용 소프트웨어다. 기존의 컴퓨터 학습 프로그래밍과는 달리 마우스로 블록을 끌어와 쌓아가면서 재미있게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도 가능하다.

페플러 교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과 외부 환경을 더 효과적으로 연결시키고 있으며, 창의적 학습효과도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릴리폰드(Lily Pond)’도 소개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여학생 전용 교육 프로그램이다.

일본에서는 국가적으로 대규모 컴퓨터 활용교육을 준비 중이다. 재팬타임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2016년부터 학교에 크라우드 컴퓨팅 교육을 실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학생들이 이 시스템에 접속할 경우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들 데이터들은 영어, 수학, 일본어, 과학, 사회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학생들은 컴퓨터,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PC 등을 통해 쉽게 교육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2016년에 선보일 크라우드 컴퓨팅 교육을 단순 자료 활용의 초보적인 과정으로 보고 있다.

학부모 걱정 덜어줄 솔루션 개발해야

이후 그 기능을 확대해 학생들 스스로 자료를 업데이트 시키고, 다양한 정보창고를 만들어 학생 취향에 맞도록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솔루션, 장치들을 개발해나가겠다는 것. 적용 과목도 대폭 확대해 궁극적으로 전 과목 대상의 컴퓨터 활용교육을 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문부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일본 초・중・고 학생들의 수업 중 인터넷 접속률은 75%로 집계됐다. 크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통해 기존 교육과정을 보완할 경우 컴퓨터 활용 교육을 손쉽게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문부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학부모들이 컴퓨터 활용교육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시간 컴퓨터에 매달려 사는데 학교에서까지 컴퓨터 교육을 확대하면 학습에 있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 비디오게임에 몰입하게 되면 학생들의 산술능력이 더 저하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학생들이 컴퓨터를 통해 건전한 데이터에 접속하기보다는 오락적인 콘텐츠에 빠져 학습 자체를 그르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사 입장에서도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많은 시간 온라인에 의존해 교육을 수행하다 보면 학생과 교사 간의 소통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수업 중에 교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 전체적인 학습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기술이 안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능적으로 편리하고 획기적이지만, 다른 한편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 단절되고 이런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요구되고 있다.

컴퓨팅적 사고 교육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이런 부작용들을 해소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ICT 기술이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21세기가 요구하는 첨단 학습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11326)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