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학생 중심… 개정 교육과정 만든다

[창조 + 융합 현장] 제 1차 국가교육과정 전문가 포럼 현장

7차 교육과정이란 교육부가 발족한 이래 일곱 번째로 개정된 교육과정을 말한다. 정확히 말해 1997년 12월30일 교육부 고시 제 1997-15호로 고시된 교육과정이다.  현재 초·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7차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공통 기본 교육과정과 고등학교에서의 선택 중심 교육과정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진로와 적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 역시 특징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 교육과정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초중고교 대상의 교과과정 개정을 위한 의견수렴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10일 이화여대 교육관에서 열린 제 1차 국가교육과정 포럼.  ⓒ ScienceTimes

2015년 초중고교 대상의 교과과정 개정을 위한 의견수렴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10일 이화여대 교육관에서 열린 제 1차 국가교육과정 포럼. ⓒ ScienceTimes

‘제 1차 국가교육과정 전문가 포럼’의 김두정 충남대 교수에 따르면 (삶의) 현장과의 괴리가 있고, 사회적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팽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럼에서는 개정을 위한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는데 10일 이화여대에서 첫 번째 포럼이 열렸다.

미래 대비할 수 있는 공통교과 필요해

교육부는 지난 2013년 10월24일 2017년학년도 대입제도 확정 발표를 하면서 ‘2015 융합형 교육과정’ 개편 추진 일정을 제시한 바 있다. 올 들어 2월13일에는 업무계획 안에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기본방향(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 있다.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김경자 위원장(이화여대 교수)은 교육과정 개편작업을 하면서 정부 정책인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과 ‘창의적 융합인재 육성 정책’을 반영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과 관련, “수능에서 사회, 과학 분야에서의 학생 선택권과 맞물리면서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과목 편식현상이 더 심화되었다”며, “이번 교육과정 개편에 있어 대학을 준비하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공통 교과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10일 열린 제 1차 국가교육과정 전문가 포럼에서 전국 각지의 많은 교육 관계자들이 참석해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 ScienceTimes

10일 열린 제 1차 국가교육과정 전문가 포럼에서 전국 각지의 많은 교육 관계자들이 참석해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 ScienceTimes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기초 소양’을 강조했다. “2007 개정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서 공통 교과를 개발했다면, 이번에 해야할 일은 ‘기초 소양’ 개발을 위한 공통 교과 개발”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기초 소양’은 인문적 기초소양과 과학적 기초 소양으로 나뉜다. 김 위원장은 ‘인문적 기초소양’에 대해 “세상을 보는 안목과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교육학자 아이스너(Eisner)의 말을 인용, 설명했다.

현재 포럼에서는 최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인문적 내용과 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와 토론을 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하는 교수학습 방법론 등이 연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 할 수 있어야

‘과학적 기초소양’에 대해 김 위원장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2061 프로젝트’ 보고서를 인용했다.

“과학교육의 목표는 이해력과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자신의 힘을 충분히 발휘하고 책임감 있는 인생을 살도록 준비시키는 것에 있다”는 내용이다.

산성비, 열대우림의 감소, 환경오염, 질병, 핵 등으로 인한 대량 학살 위험 등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분별 있게 다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서 생각하는 합리적이면서 비판적인 능력을 키워나가는 교육을 말한다.

김 위원장은 “과학적 소양을 위한 교과과정 개발은 낱낱의 사실보다는 의미의 연계를 강조함으로써 양보다는 질적인 이해와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을 우선에 두고 수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예술영재교육연구원의 이경진 책임연구원은 국가 교육과정에 있어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통합이란 서로 다른 교육 내용들을 상호 관련짓고, 의미있는 체계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경진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 교과과정에서는 통합적 접근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범교과 학습(cross-curricular)’이 있는데, 2009 개정 교과과정에 따르면 이 학습을 위해 다루는 주제가 무려 40여 가지에 이른다.

이에 따라 많은 교사‧전문가들이 ‘범교과 학습’ 주제 편성‧운영 상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33.6%가 ‘주제의 방만한 제시’를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범교과 학습’에 포함된 주제는 민주시민, 인성, 환경, 경제, 에너지, 보건, 안전, 성(性), 소비자, 진로, 통일, 정체성, 해양, 정보화‧정보윤리, 청렴, 반부패, 물, 지속가능, 양성평등, 장애인, 인권, 저 출산‧고령사회, 여가, 호국, 효도, 다문화, 문화예술, 농업‧농촌 등이다.

2015년 9월 개정 교육과정 고시 계획

이 연구원은 국가 교육과정에 있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교과를 연결하고 관련시키는 정도의 통합을 시도해왔으나 더 나아가 교육과정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 통합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시도해 온 퓨전이나 다학문적 통합에서 더 나아가 진정한 의미의 간학문적 통합과 초학문적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일관성 있는 통합 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과정 개정작업은 현장 교사들의 의견과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포럼 등을 통해 의견수렴 과정을 마친 후 개정안을 확정해 2015년 9월 ‘교육과정 총론 및 각론’을 고시할 예정이다.

이어 2016년 8월까지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를 개발하고, 2017년 3월부터 2018년 3월에 개정 교육과정에 준한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배포된다. 오는 2020년에는 새 교육과정에 준한 수능이 실시된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교육과정평가원 곽영순 연구원, 경인교육대 김평국 교수, 영남대 배지현 교수, 인하대 손민호 교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안상진 부소장, 인천 용현초등학교의 윤성한 교장, 한국교육연구소의 이인규 소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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