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뇌 이해로 해법 찾는다

삶과 교육, 뇌과학으로 이해해야

최근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때 모른 척 외면하는 학생이 10명 중 6명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돼 충격을 안겨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12일 내놓은 ‘2010년 아동·청소년 학교폭력 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외면하는 학생 수가 2007년 35%에서 2010년 62%로 크게 증가했다. 또 학교폭력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학생도 2008년 28.6%였던 것에 비해 2010년 38.1%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폭력 모방하는 ‘거울뉴런’ 때문

고려대 김성일 교수(교육학과) 지난 주 열린 한국심리학회의 ‘뇌와 통하다’ 특별심포지엄에서 이처럼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을 뇌과학으로 분석해 큰 주목을 받았다.

▲ 한국심리학회의 ‘뇌와 통하다’ 특별심포지엄에서 김성일 교수는 ‘청소년의 뇌를 위한 교실 이데아’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학교폭력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까닭은 학생들이 어른들의 폭력장면을 빈번히 목격하면서 자신의 행동으로 반복 학습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이 바로 거울뉴런 체계다.

인간은 다른 사람의 몸짓을 보거나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치 자신이 직접 행동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데 그것은 보이는 것과 하는 것을 동일시하는 ‘거울뉴런’이라는 부위가 뇌에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 거울뉴런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과 같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런던의 복잡한 도로를 오래 운전한 택시운전기사일수록 일반인보다 커다란 후엽 해마가 발견된 실험결과도 소개했다. 이처럼 오랜 직업적 반복 훈련을 통해 뇌의 크기가 커질 수 있는 것이 바로 ‘뇌의 가소성’인데, 이 또한 학교폭력이 심각해진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거울뉴런체계에 의해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폭력장면을 자주 목격함으로써 자신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이 뇌가 활성화 됐고, 그것이 뇌의 가소성에 의해 더욱 확대 발전되면서 청소년들의 폭력성을 더욱 증폭시킨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또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폭력에 노출되는 빈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따, 뇌에서 뼈가 부러질 때와 동일한 고통 느껴

▲ 청소년기 뇌의 특징을 설명하는 김성일 교수.

김 교수는 학교 내 따돌림 문제가 왜 심각한 것인지와 관련, 실험결과를 소개했다. 3명이 공을 주고받는 게임에서 2명이 짜고 한 사람만 따돌렸더니 따돌림 당한 사람의 뇌에서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와 같은 부위가 활성화 됐다는 것.

즉 왕따를 당한 사람은 뼈가 부러질 때와 동일한 고통을 느낀다고 설명하고, “그만큼 왕따가 청소년의 뇌에 큰 고통과 심리적 위축을 가져온다”고 결론지었다.

청소년들은 친구가 옆에 있을 때 더 위험한 판단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모의 자동차 운전 실험 결과 혼자 있을 때보다 친구와 동승했을 때 위험행동을 더 많이 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은) 남이 볼 때 뇌의 보상영역이 더 크게 활성화되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대평가 역시 청소년의 뇌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즉 남들과 비교평가될 때 그 결과가 나쁘면 매우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는 청소년의 뇌를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것.

김 교수는 또  배운 내용을 반복해서 학습하게 되면 최소한의 뇌를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선행학습이 뇌를 움직이지 않도록 만든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청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청소년의 뇌는 자율적이며 보상에 민감하고 독창적인데 비해 교실 환경은 통제적이며, 보상은 지연되고 획일적이기 때문에 청소년의 뇌 발달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청소년의 뇌는 아직 계속 발달 중이라 완전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예측 못할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뇌 연구를 통해 청소년기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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