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하루에 1kg, 개복치의 성장 비밀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 경골어류 가운데 가장 큰 물고기

물고기 중에 가장 큰 것은 뼈가 물렁물렁한 연골어류인 고래상어다. 그러면 뼈가 단단한 경골어류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바로 개복치다.

개복치는 몸길이가 최대 3~4m까지 자라며, 몸무게는 2톤이 넘어가기도 한다. 전체적인 모양은 눌러놓은 달걀 닮았다. 몸 크기에 비해 입과 눈, 아가미구멍이 작아 재미있게 생겼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는 몸통 위아래로 길게 달려있다. 개복치는 행동이 굼뜬 느림보다. 꼬리지느러미가 있는 듯 없어 헤엄을 빨리 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복치 ⓒ 김웅서

개복치 ⓒ 김웅서

개복치 학명을 물었을 때 ‘몰라’라고 대답하면 정답

개복치는 영어로 선피시(sunfish)라고 한다. 태양물고기다. 생긴 모습에서 이름이 연상된다. 꼬리부분이 잘린 듯 둥그런 모습이 해 같다. 또 둥근 쟁반처럼 생긴 몸을 눕혀 바다 표면에서 해바라기를 하는 습성도 있다. 선탠이라도 하듯 말이다. 그래서 붙은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개복치 학명은 몰라 몰라(Mola mola)이다. 몰라도 맞출 수 있는 학명이다. 우스갯소리로 개복치 학명을 아냐고 물었을 때 ‘몰라’라고 대답하면 정답이다.

우리말 이름 개복치는 그다지 명예로운 이름은 아니다. 어떤 것을 낮잡아 부르거나 폄하할 때 흔히 앞에 개를 붙인다. 또 물고기를 낮춰 부를 때 고기 어(魚)자 대신 치를 많이 쓴다. 멸치나 꽁치처럼. 복어 종류이기는 한데 앞뒤로 천대하는 말이 두 개나 붙어 개복치가 되었으니…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만보’라 부르며, 특이한 모습 때문에 수족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바닷물고기다. 개복치는 열대와 온대 바다에 살며,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서도 볼 수 있다.

가장 큰 경골어류인 개복치의 게놈(유전체)을 연구하여, 이 물고기가 왜 빨리 자라고 몸집이 큰지를 설명한 연구 결과가 2016년 9월 8일 ‘사이언스 데일리’에 실렸다. 발음이 얼핏 욕처럼 들려 좀 그렇지만 게놈(genome)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를 합성해서 만든 용어로 염색체에 담긴 유전자를 일컫는 말이다. 참고로 영어식 발음은 ‘지넘’에 가깝다. 연구팀은 2002년 이미 복어(Takifugu rubripes) 게놈(유전체)을 분석한 적이 있으며, 이번에 개복치 게놈을 분석하여 비교하였다.

하루에 몸무게 1㎏ 늘어날 정도로 빨리 자라

복어와 개복치는 분류학적으로 같은 복어목에 속하지만 모양은 아주 다르다. 게놈 분석 결과 개복치는 복어 유전자와 다른 몇 개의 변형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 유전자가 개복치의 빠른 성장률과 거대한 몸, 특이한 골격구조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복치는 해파리를 즐겨 먹는다, 해파리는 구성 성분이 대부분 물이라 영양가가 높지 않은데도 이를 먹는 개복치는 하루에 몸무게가 거의 1㎏이 늘어날 정도로 빨리 자란다. 참고로 다른 바닷물고기 경우 고작 하루에 20~500g 자란다. 뿐만 아니라 암컷 개복치는 한꺼번에 3억 개정도의 알을 낳는다. 이렇게 알을 많이 낳으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텐데 이 또한 미스터리다.

개복치는 꽁지 잘린 모습을 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모습이 개복치의 몸 구조를 결정하는 HOX 유전자가 없어서 그럴 것이라 생각했지만, 분석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HOX 유전자는 복어와 유사하였다. 연구팀은 개복치의 성장호르몬에 관여하는 몇 개의 유전자를 발견하였고, 이 유전자가 개복치의 빠른 성장률과 큰 몸집에 관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개복치는 경골어류이기는 하지만, 다른 경골어류와 달리 골격이 주로 연골로 이루어져있다. 연구팀은 연골을 만드는 변형 유전자도 확인하였다. 요즘은 유전자 분석 기술이 범인을 찾는데도 활용될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이런 기술은 복어과에 속하는 여느 종류와 모습과 행동 차이가 많이 나는 개복치의 고성장 미스터리도 밝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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