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검사로 50가지 이상 암 탐지한다

일부 암은 증상 발현 전에 확인 가능

50가지 이상의 암을 정확하게 탐지하고 암이 유래한 조직을 식별할 수 있는 피검사가 개발됐다. 또한 이 검사는 일부 암의 경우 임상적 증상이나 표시가 나타나기 전에도 탐지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다나 화버 암연구소, 클리브랜드클리닉, 영국 UCL 암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암 전문 저널 ‘종양학 연보(Annals of Oncology)’ 31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향후 국가 암 선별 프로그램에도 사용될 수 있는 이 검사가 0.7%의 오진율밖에 기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1% 미만의 사람들이 암 종양을 가진 것으로 잘못 식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현재 미국에서 시행되는 국가 유방암 선별 프로그램의 오진율 약 10%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국가 유방암 선별 프로그램에서는 유방 조영술을 받는 횟수와 빈도에 따라 오진율이 높거나 낮을 수 있으나, 열 명 중 한 명이 잘못 식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탐색 전문회사인 미국 그레일(GRAIL, Inc.) 사가 개발한 이 새로운 검사는 96%의 표본에서 암이 유래한 조직을 예측할 수 있었고, 정확도는 93%였다.

50개 이상의 암을 간단한 피검사로 비교적 정확하게 식별해 낼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돼 앞으로 국가 암 선별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Pixabay

cfDNA에 있는 메틸화 패턴 분석 활용

종양은 혈액 속을 떠돌아다니는 DNA 조각인 무세포 DNA(cfDNA, cell-free DNA)를 피 속에 흘려보낸다. 그러나 이 cfDNA는 다른 유형의 세포에서도 나올 수 있어 종양에서 나오는 cfDNA를 정확히 찾아내기가 힘들다.

이번 연구에서 보고된 피검사는 통상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메틸화(methylation)’라고 불리는 DNA의 화학적 변화를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비정상적인 메틸화 패턴과 그로 인한 유전자 발현 변화는 종양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cfDNA에 존재하는 이런 신호들을 분석하면 암을 탐지하고 종양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 이번 피검사는 인간 유전체에 있는 3000만 개의 메틸화 부위 가운데 약 1000만 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종양에서 나온 cfDNA의 메틸화 패턴을 기반으로 암 존재 유무와 유형을 예측하기 위해 cfDNA에서의 암 및 비(非)암 신호 메틸화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기계 학습 분류기(알고리즘)를 훈련시켰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이 분야 자료원 중 하나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그레일 사가 보유하고 있다.

논문 시니어 저자이자 ‘유에스 온콜로지(US Oncology)’ 회장인 마이클 사이든(Michael Seiden) 박사는 “이번의 초기 연구는 메틸화를 이용한 접근법이 모든 임상단계에 나타나는 여러 치명적인 암 탐지와 기원 조직 확인 측면에서 전체 게놈과 표적 시퀀싱 둘 다를 능가했음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하고 “아울러 이번 논문에서 보고된 정제된 메틸화가 타깃으로 하는, 유전체에서 가장 정보가 많은 영역을 식별해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암이 없거나(그림 윗부분), 암이 있는(아래) 환자로부터 채취한 혈액 표본에서 무세포 DNA를 분리해 표적 메틸화 시퀀싱을 실시한다. 메틸화(빨강색) 혹은 비메틸화(파랑색) CpG 영역을 식별하는 이 시퀀싱 결과는 암 존재 여부와 함께 발암 조직(TOO)을 확인할 수 있는 기계 학습 분류기에 입력된다. ⓒ Editorial Figure by Allen McCrodden, Associate Director, Creative Group of ProEd Communications

검증 세트의 오탐률 0.7%

이번에 보고된 ‘순환하는 무세포 유전체 아틀라스(CCGA, Circulating Cell-free Genome Atlas)’ 연구 부분에서는 북미의 치료되지 않은 암 환자(2482명)와 암이 없는 참가자(4207명)로부터 추출한 혈액 표본을 기계 학습 훈련 세트와 검증 세트로 나누어 탐지 실험을 했다.

이중 표본이 사용 가능한 대상자는 4316명으로, 3052명이 훈련 세트(암 환자 1531명, 암이 없는 사람 1521명), 1264명이 검증 세트(암 환자 654명, 암 없는 사람 610명)에 속했다. 탐색에는 50가지가 넘는 암 유형이 포함됐다.

기계 학습 분류기는 참가자들의 혈액 표본을 분석해 메틸화 변화를 확인하고 표본을 암 또는 비암으로 분류하는 한편, 암이 유래한 조직을 식별해 냈다.

연구팀은 분류기의 성능이 훈련 세트와 검증 세트 모두에서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검증 세트에서 오탐률은 0.7%로 나타났다.

분류기가 실제 암이 있을 때 정확하게 식별하는 능력도 두 세트 간에 일치했다.

이번에 개발된 다종 암 피검사는 췌장암도 비교적 일찍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종양 부위에 따른 암 전이 증상. ⓒ Mikael Häggström

암 시작된 조직 93% 식별

가장 치명적인 12가지 암(다발성 골수종, 방광, 장, 식도, 위, 두경부, 간과 담관, 폐, 난소 및 췌장암, 림프종 및 다발성 골수종 같은 백혈구암)들이 통상 임상 1~3기 단계에서 확인되는 진성 양성률(true positive rate)은 67.3%로 집계된다.

이 12가지 암은 해마다 미국에서 암 사망의 약 63%를 차지하며, 현재 대부분의 암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선별할 방법이 없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 가지 임상단계에 걸쳐 진성 양성률이 43.9%로 나왔고, 각 임상 단계별 암 탐지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12가지 암에서 1기의 진성 양성률은 39%, 2기는 69%, 3기는 83%, 4기는 92%로 집계됐다. 50가지 이상의 암 유형 모두에서는 해당 비율이 각각 18%, 43%, 81%, 93%로 나왔다.

또한 검증 세트에서는 93%의 정확도로 암이 시작된 조직을 식별했다.

‘종양학 회보’ 편집장이자 프랑스 구스타브 루시 연구소 소장인 파브리스 안드레(Fabrice André) 교수는 “이번 연구는 획기적인 것으로, 사용이 쉬운 검사 도구 개발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고, “50% 이상의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고, 공격적인 치료로 인한 사망률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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