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일본 대지진과 함께 발생한 쓰나미는 ‘쓰나미 쓰레기’라는 이름을 남겼다. 당시 발생한 쓰레기는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흘러갔다. 이 쓰레기를 타고 일본 해안에 있던 생물도 함께 넘어갔다.
바다에서 건져낸 플라스틱에 연안 생물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플라스틱이 또 다른 생태계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비영리단체인 해양항해연구소가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회수 작업 중에 발견된 생물들 ⓒ해양항해연구소(Ocean Voyages Institute)
최근 바다 쓰레기 더미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한 생물에 관해 과학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바다 한가운데 플라스틱 쓰레기를 점령해 떠도는 연안의 생물 사례를 게재했다.
스미스소니언 환경연구센터(Smithsonian Environmental Research Center, 이하 SERC) 린지 하람 연구원은 “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한 생태계 내에서 바다 생물이 섭취하고 그물에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를 만든다”며 “기존 생물학적 가설을 넘어 해안 생물 종의 생물지리학적 벽이 허물어졌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내부…공존과 경쟁의 해안 생물 생태계
플라스틱은 물에서 부유성이 좋다. 분해도 오래 걸릴 정도로 내구성이 좋아 생물의 서식지 제공 측면으로 보면 최고의 뗏목이다. 전 세계 바다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파편은 1970년대 초에 바다에서 처음 발견됐다. 현대에 들어서 북태평양과 북대서양 아열대 환류에 평균 ㎢당 2만 328개 플라스틱 소재 쓰레기가 발견되고 있다.
ⓒ자료_ 스미스소니언 환경연구센터(SERC),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아워월드인데이터╷(두 번째 이미지)일러스트_ 2021 Alex Boersma╷그래픽 구성_ 사이언스타임즈
연구진은 바다에 표류하는 연안 생물 종 관측을 위해 세계 5대 환류 중 가장 큰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에서 표본을 수집했다. 수집한 플라스틱에는 다양한 해양 동물 연안 생물 종 등이 이미 점령해 서식하고 있었다.
특히, 폴리스티렌 재질 플라스틱 잔해에서는 연안에서 볼 수 있는 이매패류와 배좀벌레조개(Teredo) 등이 대부분이었다. 생물의 크기와 쓰레기 크기에 따라 분류군이 다양하고, 그 안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잔해에 서식하는 생물을 ‘Neo(새로운)’와 ‘Pelagic(해안과 멀리 떨어진 바다)’을 합쳐 ‘신 원양생물군(Neopelagic community)’이라고 불렀다. 이런 종류의 생물군 사례는 2005년에 1,200건 이상이 보고됐다.
일본 쓰나미로 6,000㎞ 이동한 플라스틱 생태계
문제는 작은 생태계가 조성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구 곳곳의 해안으로 이동한다는 것. 2005년에 플라스틱에 붙은 최소 10종의 생물이 남극 반도의 애들레이드(Adelaide) 섬까지 흘러간 사례가 있다. 2009년에는 과학자들이 배에서 분리된 플라스틱 부표를 추적하니, 12시간 동안 최대 45㎞를 이동했다. 40개 부표에서 총 134종의 서로 다른 종들이 발견됐다. 생물들은 유성 생식도 하지만, 자가 수정, 무성생식 등 번식 방법도 다양했다.
2012년에는 미국 남동부에 서식하는 산호 ‘파비아 프라큼(Favia fragum)’은 네덜란드 북해 연안에 좌초된 인공 표류물에서 발견됐다. 대서양을 건넌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북미 해안에 넘어온 해양 쓰레기ⓒ캐서린 클라크 머레이(Cathryn Clarke Murray) 외╷MArine Pollution Bulletin╷doi.org/10.1016/j.marpolbul.2018.01.004
가장 큰 사건은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 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쓰나미다. 당시 쓰나미는 도호쿠 해안 도시를 휩쓸었다. 또한, 발생한 잔해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북아메리카 태평양 연안과 하와이 제도 해안에서 발견됐다. 파편은 최고 7,000㎞를 이동했다.
일본에서 서식하는 말미잘과 홍합(Mytilus galloprovincialis), 따개비(Megabalanus rosa), 삿갓조개류(limpets) 관막이끼벌레(Jellyella tuberculata), 등각류(isopods, 담수와 육상에 서식하는 무척추동물) 등이 잔해에 생존한 채로 함께 넘어왔다. 2017년 미국 과학자들이 분석 결과 무척추동물 235개, 어류 2개, 작은 무척추동물 33개, 원생생물 19개 분류군이 확인됐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북태평양 해양 과학기구(PICES)의 클라크 머레이 박사는 “조사 결과, 2011년 일본의 쓰나미로 발생한 잔해 10만 개가 미국 서부 해안에 2015년 이상 넘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해양 쓰레기에 서식처를 마련한 해양 포유류와 조류가 생태계를 혼란시킬 것”으로 말했다.
스미스소니언 환경연구센터(SERC) 연구원들(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린지하람(Linsey Haram), 루즈 퀴노네스(Luz Quinones), 아니카 알브레히트(Anika Albrecht). 연구원들은 해양항해연구소(Ocean Voyages Institute)와 협업해 2020년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에서 플라스틱을 수집해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스미스소니언 환경연구센터(Smithsonian Environmental Research Cente╷해양항해연구소(Ocean Voyages Institute)
혼잡한 연안 생태계 변화…과학자들 관심 필요
플라스틱 뗏목 생태계는 연안 생물에게는 더 큰 세계로 떠나는 우주선과 같다. 바닷가에 서식하는 종이 바다 한가운데서 생존과 번식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끼벌레류(Membranipora)나 무늬히드라 속(Halecium)과 같이 산란하거나 유충을 갖는 생물은 이제껏 뚜렷한 분산 수단이 없었다. 해양 쓰레기가 매개체가 된 것이다.
또 서로 만날 이리 없는 생물 종들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기도 한다. 그레이그 루이즈 SERC 박사는 “인류세 동안 해양과 육지로 구분된 생물지리학적 장벽은 이제 생태학적으로 경계가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생물군이 기존 토착 종에게는 침입종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바다에 부유한 쓰레기에 서식하는 생물이 수천 년 이상 청정이었던 생태계를 바뀌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ERC 선임과학자인 그레그 루이스 박사는 “해양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하와이 제도나 국립공원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사(NASA)가 지난 2015년에 해양 쓰레기를 추적해 시각화한 이미지 ⓒNASA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
이런 가운데 전 세계 플라스틱 배출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이언스지 보도에 따르면 2010년에 192개 연안 국가에서 배출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2억 7500만 톤이다. 2010년 해안선에서 50㎞ 이내에 발생하는 해안 플라스틱 폐기물은 9950만 톤에 달한다. 이 중 480만~1270만 톤이 바다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2050년까지 연간 3000만 톤 이상으로 현재 수준보다 4배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많은 신 원양생물군의 서식지도 함께 증가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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