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온가스로부터 지구를 구해라

[기상천외한 과학자들의 대결] (28) 파울 크뤼천과 셔우드 롤런드, 마리오 몰리나

1980년대 패션을 말할 때 닭 볏처럼 높이 올려 세운 헤어스타일을 빼놓을 수 없다. 한껏 멋 부린 이들의 머리는 헤어스프레이와 무스로 뻣뻣하게 고정되어 있었다. 헤어스프레이의 인기는 1990년대 들어 급격히 감소한다. 헤어스프레이에 포함된 프레온 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사람들의 헤어스타일을 단번에 변화시킨 이들은 과학자들이다. 프랭크 셔우드 롤런드(Frank Sherwood Rowland)와 파울 크뤼천(Paul Crutzen), 마리오 몰리나(Mario J. Molina)는 프레온 가스가 미치는 오존층 파괴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렸고 헤어스프레이를 비롯한 프레온 가스 제품의 생산을 감소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80년대는 헤어스프레이로 단단하게 고정한 머리가 대유행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오존층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제시한 파울 크뤼천

오존층(ozone layer)은 성층권에서 많은 양의 오존(ozone)이 있는 높이 15~30km 사이에 해당하는 부분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지구 대기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이라 할 수 있다. 이 얇은 막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강한 자외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오존층이 자외선을 막아주지 않는다면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기후변화를 겪게 된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암, 백내장 등 각종 질병도 생길 수도 있다.

오존층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제시한 파울 크뤼천. ⓒ 김은영/ ScienceTimes

이렇게 중요한 오존층은 매년 해마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남극과 북극은 구멍이 뚫린 것과 같은 오존 구멍(ozone hole)이 생기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오존층의 중요성을 깨닫고 오존층을 보호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했다. 이렇게 오존층을 보호하고자 뭉친 이들이 바로 프랭크 셔우드 롤런드와 파울 크뤼천, 마리오 몰리나였다.

먼저 파울 크뤼천은 오존층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오존의 취약점을 찾아내는데 집중했다. 크뤼천은 연구 끝에 산화질소류가 오존층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파울 크뤼천의 발표 이후 셔우드와 마리오도 대기환경에 영향을 주는 물질을 연구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염화불화탄소(CFC), 일명 ‘프레온가스(freon gas)’로 널리 알려진 물질이 오존에 커다란 위협을 가한다는 사실이었다.

당시 프레온은 냉장고, 에어컨에 들어가는 냉매와 스프레이의 분사제, 반도체의 세정제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어왔다. 프레온은 1930년 미국의 듀폰사가 발명해 냉각제로 상품화시킨 것으로 무색무취에 인체에 독성이 없고 불연성을 지닌 이상적인 화합물로 각광받았다. 그 때문에 이들의 연구는 산업계를 발칵 뒤집는 결과였다.

태양의 강한 자외선을 막아주는 오존층은 지구 환경을 지키는 중요한 존재다. ⓒ 게티이미지뱅크

몬트리올 의정서를 이끌어낸 세 영웅

이들의 연구 결과는 정치적으로나 산업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특히 경제적으로 중요한 산업에서 나오는 환경 유해물질을 부정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그 증명과정은 더욱 험난했다. 당시 CFC가 ‘돈벌이’가 되는 산업계에서는 이들의 연구를 맹렬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마리오 몰리나 교수. ⓒ 위키미디어

이들의 연구는 산업계뿐만 아니라 화학계에서도 인정받지 못했다. 화학자들은 프레온가스가 땅 위에서는 완전한 비활성이기 때문에 오존층을 파괴할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1974년 마리오 몰리나 교수와 셔우드 롤런드 교수는 염화 불화탄소(CFC 또는 프레온)의 CFC가 대기 중에 방출되면, 대기권에서는 분해되지 않으나 오존이 존재하는 성층권에 올라가면 자외선에 의해 염소원자가 분해되어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것을 밝힌다.

프랭크 셔우드 롤런드 교수. ⓒ 위키미디어

이들은 여러 난관을 딛고 결국 CFC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데 동의한 몬트리올 의정서까지 이끌어낸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CFC의 제조와 사용을 규제하는 국제협약이다.

이후 파울 크뤼천과 셔우드 롤런드, 마리오 몰리나 이 세 사람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연구는 근본적인 화학현상뿐만 아니라 인간 행동의 대규모적이고 때로는 부정적인 결과를 명쾌하게 설명했다”고 평하고 “이는 인류에게 대단한 유익한 것”이라며 상을 수여했다.

최근 오존층은 회복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국제적인 공조로 CFC 등 오존층 파괴 원인 물질의 배출을 근본적으로 감소한 이유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위협과 난관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연구해준 이 세 과학자가 있었기에 지구가 지켜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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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한얼 2021년 4월 7일8:37 오후

    일상에서 헤어스프레이보다는 젤종류를 사용하는 것이 환경오염을 줄이는 길이고 최근 오존층은 회복되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환경을 살리는 길이 후손을 위해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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