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은 호흡한다.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산소를 들이마신 후 이 산소로 영양물질을 산화시켜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게 된다.
그러나 동물마다 호흡 방식이 매우 다르다. 대다수 포유류가 입과 코를 통해 숨을 쉬고 있지만 해삼‧메기 등 일부 수생동물은 장을 통해 숨을 쉬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호흡 곤란에 처한 설치류와 돼지 직장 조직에 산소가 흡수돼 회복을 돕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과학자들이 쥐와 돼지 실험을 통해 직장을 통한 산소 공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인공호흡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사진은 직장 세포.
ⓒsemanticscholar.org
직장 점막 통해 산소 흡수 가능해
연구를 수행한 곳은 미국 신시내티 아동병원(Cincinnati Children’s Hospital)이다.
위장병 전문의이면서 도쿄 의대 교수인 타카노리 타케베(Takanori Takebe) 박사 연구팀은 호흡곤란에 처해 산소가 부족해진 쥐와 돼지가 장을 통해 호흡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
먼저 11마리의 쥐 가운데 4마리의 직장 내부 점막 내벽(mucosal lining)을 얇게 만든 후 나머지 7마리의 쥐 가운데 4마리를 분류해 이들 8마리의 쥐의 항문을 통해 직장에 순수하고 ‘가압된’ 산소를 주입했다.
그런 다음 실험 대상인 11마리의 쥐로부터 산소를 모두 빼내 혈중 산소가 사라진 저산소(hypoxic) 상태로 만들었다.
그러자 이전에 직장에 산소를 공급하지 않았던 3마리의 쥐는 11분 동안 생존했다. 또 직장 내부 점막 내벽을 얇게 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장에 산소를 주입한 4마리의 쥐는 18분 동안 생존했다.
반면 내부 점막 내백을 얇게 한 상태에서 직장에 산소를 주입한 쥐 4마리는 1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쥐의 직장 내부 점막 내벽을 얇게 했을 때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호흡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장내 호흡 연구 과정을 묘사하고 있는 그림. 연구진이 개발한 액체산소(Perfluorocarbon)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 Tokyo Medical and Dental University (TMDU)
연구진은 항문을 통해 산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장 내부를 닦아야 하는 등 번거롭고 위험한 과정을 해소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압된 산소를 대신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퍼플루오로카본(Perfluorocarbon)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산소가 풍부한 퍼플 루오로 카본을 저산소증 쥐 3마리와 저산소증 돼지 7마리의 항문에 주입했다. 그리고 대조군으로 저산소증 쥐 2마리와 저산소증 돼지 5마리의 내장으로 식염수 용액을 흘려보냈다.
그 결과 대조군의 혈액 내 산소 수치가 급락했지만, 퍼플 루오로 카본을 주입한 쥐의 산소 수치는 정상으로 안정됐다. 카본을 주입한 돼지의 혈액 산소 포화도 역시 약 15% 증가하면서 저산소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사람의 인공호흡 가능성 타진
이번 연구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 인공호흡 방식이 안전성을 확보할 경우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타카베 박사는 “의료현장에서는 표준방식의 인공호흡이 불가능한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호흡이 불가능할 경우 이 방식을 활용할 수 있음을 상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논문은 생명과학분야 권위 있는 학술지 ‘셀(Cell)’ 14일자에 실렸다. 제목은 ‘Mammalian enteral ventilation ameliorates respiratory failure’이다.
연구팀이 논문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환자가 호흡곤란으로 인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내 공기 호흡을 하는 다른 동물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또한 설치류나 돼지에게서도 장내 호흡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보고 이들 동물의 직장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많은 동물이 호흡부전 상태에서 이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해왔다. 몇몇 비포유 동물은 폐나 아가미 이외에 보조 호흡 장치를 만들어 저산소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
예를들어 미꾸라지, 해삼, 코리도라스, 장수갈거미 등은 호흡을 위해 후장을 사용한다. 그러나 사람에게서는 그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쥐와 돼지를 통해 장내 호흡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료계는 물론 과학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콜로라도 대학교 위장병학자 신 콜건(Sean Colgan) 교수는 “처음에는 엉뚱한 내용처럼 보였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면서 실제로 매우 설득력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콜건 교수는 또 “향후 안전성 검사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야 하겠지만 필요한 과정을 거쳐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퍼플루오로카본(Perfluorocarbon) 기술을 기존의 호흡기 치료와 비교하는 것을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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