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사피엔스가 선진국 구분하는 척도 될 것”

국민 소통 포럼 개최…포스트 코로나 적응 위한 코드 제시

4차 산업혁명이 만든 수많은 신조어 중에 최근 주목을 받는 용어가 있다. 바로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다. 포노사피엔스란 ‘스마트폰(smartphone)’과 인류를 의미하는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의 합성어로서, 스마트폰 없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신세대를 가리킨다.

지난 16일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주최로 온라인상에서 열린 ‘과학자와 국민 간 소통 포럼’은 시간이 갈수록 포노사피엔스로 진화해 가는 인류의 변화상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는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포노사피엔스로 진화해 가는 인류의 변화상에 대해 논의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 유튜브 영상 캡처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쇼크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저서 발간과 강연을 통해 포노사피엔스라는 신조어를 대중화시킨 장본인이다.

코로나19 이후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9가지 코드

최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인류의 생활방식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코드를 갖춰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가 제시한 변화를 위해 갖춰야 할 코드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메타인지 △회복탄력성 △팬덤 △다양성 △실력 △휴머니티 △진정성 △상상력 등 총 9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선진국이냐 아니냐의 척도는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이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 갈 표준 인류는 스마트폰을 잘 쓰는 포노사피엔스가 되느냐 아니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첫 번째 코드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최 교수는 “인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내 마음의 표준도 이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마음과 내 생각을 표준으로 개조하려면 ‘지식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노사피엔스로 진화하는 인류의 변화상 ⓒ ulalalab.com

지식의 공유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최 교수는 유니스트(UNIST)에 다니는 김태훈 학생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최 교수의 소개에 의하면 김태훈 학생은 프로그래머들의 지식공유 커뮤니티를 통해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을 익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프로기사를 대표하는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한 뒤, 구글은 알파고의 소스코드를 80%만 공개했다. 나머지 20%는 자신들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프로그래밍을 한 부분이라 그냥 공개하기가 아깝다는 것이 비공개의 이유였다.

구글의 이 같은 방침을 파악한 김태훈 학생은 그동안 갈고닦은 프로그래밍 실력으로 공개가 안 된 20%의 소스코드를 푼 뒤 커뮤니티에 공개하여 찬사를 받았다. 이후 김태훈 학생의 실력에 감탄한 구글의 책임자는 입사를 권유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졌다.

검색 능력을 갖춘 메타인지는 미래 인재 판단의 척도

최 교수가 밝힌 두 번째 코드는 ‘메타인지(meta cognition)’다. 메타인지란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내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 능력을 말한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메타인지를 설명할 때 많이 나오는 질문이 바로 다른 국가의 도시 순위를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큰 도시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산이라고 답을 한다. 오랜 시간을 국내에서 살면서 인지한 정보와 지식, 그리고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덴마크에서 4번째로 큰 도시를 말해보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른다’라고 대답한다. 자신의 인지 능력이 그런 문제를 맞힐 수 없다는 것을 두뇌 속에서 깨닫고 바로 ‘모른다’라고 답변하는 것이다. 알 수 없는 것을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메타인지인 것이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기 전의 메타인지는 그냥 모르는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접어 들어서의 메타인지는 ‘검색해서 알아봐야겠다’라는 형태로 진화했다. 메타인지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며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할 줄 아는 능력과 검색을 통해 원하는 것을 빠르게 알아내는 메타인지 능력이 향상되면서 마치 포노사피엔스의 상징처럼 되버렸다”라고 덧붙였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능력이 미래 변화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kqed.org

또 다른 코드인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자세다. 예전에도 문제는 항상 있었지만, 긍정적인 마음 자세를 가진 사람은 회복탄력성이 높았던 반면에 비관적인 태도를 가졌던 사람은 쉽게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마음 자세를 가진 사람들은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포노사피엔스로 진화하면서 그런 양분화된 사람들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타인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다시 일어서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주어진 강연 시간이 30분이어서 나머지 6개의 코드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던 최 교수는 가장 중요한 코드인 ‘팬덤(fandom)’을 마지막 소재로 잡았다.

그는 “디지털 문명 시대를 가장 잘 설명하는 코드가 바로 팬덤”이라고 강조하며 “BTS는 ‘아미’라는 팬클럽을 통해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가 됐고, 상어가족(baby shark)이라는 아기용 뮤직비디오는 67억 건이라는 조회수를 기록했다”라고 소개하며 “포노사피엔스는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팬덤을 끌어낼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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