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보다는 자아성찰 기회를 줘라”

美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한 인재 교육방법

최근 종영 4회분만을 남기고 19%대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학습 드라마’가 있다.

‘SKY 캐슬’(jtbc 방영)은 주인공 자녀를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한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자살, 복수, 혼외자, 살해 등 각종 자극적인 요소를 갖추고 사람들의 탐욕과 이기심의 끝이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준다.

문제는 사람들이 드라마 속 내용을 허구라고 생각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학벌을 얻게 해주기 위한 절박함과 이기심에 동조하며 시험과 성적 결과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씁쓸한 현실은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코너 오말리(Conor O’Malley) 주한미국대사관 아메리칸센터 팹 랩(Feb LAB) Fellow는 “미국에서도 학생들의 교육 결과가 ‘평가’로 좌우되면서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모든 이들이 시험과 평가에만 집착하는 현상을 불러와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코너 오말리는 16일(수)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교육부 후원으로 개최된 ‘2019 국제 교육 콘퍼런스’에서 이 같이 말하며 미국의 변화하고 있는 교육에 대한 흐름과 각국에 만연되어 있는 시험과 성적 중심의 교육에 일침을 가했다.

코너 오말리(Conor O’Malley) 주한미국대사관 아메리칸센터 팹 랩(Feb LAB) Fellow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교육 콘퍼런스'에서 메이커스페이스가 차세대 인재를 교육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했다.

코너 오말리(Conor O’Malley) 주한미국대사관 아메리칸센터 팹 랩(Feb LAB) Fellow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교육 콘퍼런스’에서 메이커 스페이스가 차세대 인재를 교육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미국에서도 평가집착주의, 흐름 바꾸자는 여론 확산    

코너 오말리는 “시험은 교육이 잘 되어가고 있는지를 확인해주는 과정인데 미국에서는 과도하게 시험을 통한 평가에 모든 수업이 집중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미국의 초중고등학교 수업 중 평가는 단원별로 교육을 받고 학습이 잘 진행되었는지 확인하는 쪽지시험, 단원평가, 실험 등이 포함된 ‘형성평가’와 학습을 끝내고 최종 확인을 하는 ‘총괄평가’로 구분된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평가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보니 전체 수업의 20~25%를 시험을 보는데 할애를 한다는 것이다. 수업을 해야 하는데 시험에 과도하게 배정된 시간 분량으로 인해 충실한 수업내용을 전개할 수 없다는 것.

코너 오말리는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의 성적이 오히려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이러한 현상은 한국 아이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청소년들은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첨단 기술을 공유하고 서로 협력을 통해 인내심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관계 능력을 배우고 있다. ⓒ  pixabay

미국의 청소년들은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첨단 기술을 공유하고 서로 협력을 통해 인내심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관계 능력을 배우고 있다. ⓒ pixabay

학벌에 매몰된 과도한 입시 과열현상, 전인교육으로 풀어야    

그는 “표준화된 시험과 단편적인 평가는 문제가 있다”며 “차츰 사람들 사이에서 이제는 변화해야한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단편적이고 표준화된 시험제도와 평가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미래에 맞게 교육시키기 위해 융합교육정책인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제도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STEM에 예술영역(Art)을 포함시킨 ‘STEAM’에서 로봇(Robot)을 포함시킨 ‘STREAM’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학교와 학교 밖에 마련된 수많은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과 협력, 공유, 문제해결 능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코너 오말리는 “미국인들의 ‘평가 집착 현상’이 메이커스페이스를 통해 완화되고 있다”며 미국이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해 차세대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지를 상세히 공유했다.

‘메이커 스페이스’란 원하는 물건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창작 공작소’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최첨단 기자재를 마음껏 사용하며 원하는 물건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볼 수 있다.

서울 광진구 성수동에 위치한 메이커스페이스 '성수IT센터'. 누구나 들어와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서울 광진구 성수동에 위치한 메이커 스페이스 ‘성수IT센터’. 누구나 들어와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 ssitcenter.com

메이커스페이스 안에는 보통 작업장에서는 구하기 힘든 3D프린터나 레이저커터기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어 사람들의 제작을 돕는다.(사진=성수메이커스페이스) ⓒ  ssitcenter.com

메이커 스페이스 안에는 보통 작업장에서는 구하기 힘든 3D프린터나 레이저커터기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어 사람들의 제작을 돕는다.(사진=성수메이커스페이스) ⓒ ssitcenter.com

이 곳에서는 교사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이 처음 물건을 제작할 때에는 자금이 필요하기도 한데 자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교사들이 사비를 내어 투자하기도 한다. 코너 오말리는  “교사 스스로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드는 것을 자신들의 몫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메이커 스페이스 안에서는 첨단 기술이 공유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협력하며 인내심을 키우고 전략적 사고를 통해 문제 해결에 접근하게 된다.

물론 메이커 스페이스에서도 평가가 있다. 단, 메이커 스페이스 안에서의 평가는 ‘자신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실수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아성찰’이다.

스스로 돌아보고 부족하거나 실패에서 온 요인을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미국이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해 차세대 인재를 키우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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