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극한 환경 속에서도 사는 미생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미생물의 오염을 막기 위해 끓는 물이나 소금, 산성이 높은 식초 등을 이용한다. 대부분의 미생물이 열에 약하고 강한 산이나 염분에 약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생물 중에는 끓는 물의 뜨거운 온도나 강한 산과 높은 농도의 염분에서도 살아남을 뿐 아니라 그보다 더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잘 살아가는 종류가 있다.
극한 환경 속의 미생물들
미생물 중에는 섭씨 80도가 넘는 뜨거운 곳에서도 활발하게 번식을 하는 종류가 있다. 이 미생물은 열에 강한 내열성 효소를 가지고 있어 뜨거운 온도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반면에 영하 수십 도로 떨어지는 남극 바닷물에서도 잘 살아가는 미생물 종류도 있다. 이 미생물은 분열 속도가 느리고 활발한 대사를 하지 않는다.
또한 강한 산에서도 잘 살아가는 미생물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강한 산이 분비되는 위에서 서식하는 파일로리균이다. 반면에 강한 알칼리 환경에서도 살아가는 미생물 종류가 있다. 이 미생물은 pH 8~11의 강한 알칼리 환경에서도 활발하게 번식한다.
그리고 800기압이라는 높은 기압에서도 잘 번식하는 미생물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 서해의 염전이나 이스라엘의 사해처럼 염분 농도가 높은 곳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도 있다. 우리나라 서해 염전에서 서식하는 세균은 염전의 높은 염분 조건에서 적응하기 위해 삼투압을 조절하는 물질을 체내에서 합성하고 있다.
수심 2000~3000m 깊이의 해저에 300도가 넘는 뜨거운 물을 뿜는 열수 분출공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도 있다. 열수분출공은 해저 지각 틈 사이로 스며든 바닷물이 뜨거운 마그마에 의해 데워진 후 다시 분출될 때 뜨거운 물에 녹이 있던 물질들이 식어 침전되면서 만들어진 굴뚝 모양의 구조물이다. 이곳에는 열수분출공에서 뿜어 나오는 뜨거운 바닷물에 든 황화수소를 소화시켜 태양빛 없이도 유기물을 합성하는 미생물이 있다. 이 미생물 덕분에 열수분출공 주변에는 많은 동물이 발견되고 있다.
열수분출공에서 뿜어 나오는 뜨거운 바닷물에는 황화수소가 많이 들어있다. ⓒ윤상석
심지어는 바다 밑바닥에서 2500m 아래에 있는 2000만 년 전의 지층인 석탄층에서 발견된 미생물도 있다. 그 미생물은 메탄 생성 균으로, 육지의 삼림 토양에 흔히 보이는 세균 무리이다. 추리해 보면, 2000만 년 전에 육지의 삼림이었던 곳이 바다 밑바닥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석탄층이 되었는데, 그곳에 살던 미생물이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이다. 육상에서 바다 밑바닥 아래라는 전혀 다른 환경으로 이동했고 무려 2000만 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거기에 서식하는 미생물 무리가 변함없이 메탄을 만드는 기능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바다 밑바닥 2500m 아래에 있는 2000만 년 전의 지층에서도 발견되는 미생물이 있다. ⓒ윤상석
극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미생물은 어떤 종류가 많을까?
앞에서 언급한 극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미생물 중 많은 수가 바로 고세균이다. 고세균은 세균과 마찬가지로 원핵생물이다. 참고로 원핵생물은 단세포 생물로 세포 속에 핵이 존재하지 않는 생물을 말한다. 반면에 세포핵을 가진 생물을 진핵생물이라 부른다. 미생물 중에도 진핵생물이 있지만, 동물, 식물, 곰팡이 등 맨눈에 보이는 생물은 모두 진핵생물이다.
고세균에 대해서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세균은 세균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원핵생물이다. 고세균은 특이하게 높은 온도나 높은 염도와 같은 원시 지구 환경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 종류가 많다. 그래서 ‘고대의’ 또는 ‘원시의’ 뜻을 가진 접두사 ‘ 고(古’)가 세균 앞에 붙어 고세균이라고 부른다.
고세균은 세균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점이 많다. 고세균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물질은 세균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물질과 차이가 있고 세포벽의 구성 물질도 다르다. 고세균의 세포막은 조밀하고 단단하여 세포 안의 환경을 외부로부터 더 강력하게 지킬 수 있다. 이것이 세균과 고세균의 가장 큰 차이다.
또한 고세균은 단백질 합성이 시작되는 유전암호나 DNA에서 유전정보를 읽을 때 관여하는 효소 등에서 진핵생물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염색질의 구조에서도 진핵생물 염색체의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고세균은 세균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렇게 분자생물학 관점에서 봤을 때는 확실히 다른 종류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생물 집단을 가장 크게 나눌 때, 진핵생물, 세균, 고세균으로 나눈다.
고세균의 구조. 세균과 비슷하지만 세포막과 세포벽의 구성 물질이 다르다. ⓒ윤상석
고세균은 우리 장 속에서도 살고 있다. 방귀 성분의 30%가 메탄가스인데, 동물의 내장 등에서 서식하면서 메탄을 생성하는 균이 바로 고세균의 일종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병을 일으키는 고세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고세균의 특성을 이용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기능을 발휘하는 고세균의 효소는 산업용으로 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또한 잘 분해되지 않는 석유 물질 등을 분해하는 고세균을 이용하여 환경 정화나 토양 개량에 활용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5781)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전당뇨(prediabetes)가 2형 당뇨병 발병으로 이어지는 나이가 빠를수록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극 인근 호주 허드섬에 있는 '빅벤' 화산에서 소규모 용암류가 관측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유럽우주국(ESA)의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이 지난 25일 촬영한 빅벤 화산 사진에서 소규모 용암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퀸즐랜드대학 화산학자인 테레사 유바드 박사는 빅벤 화산이 20세기 초부터 분화를 해왔다면서 이번 분출은 2012년 9월 용암 분출 이후 계속되고 있는 소규모 분출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박찬영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의 새로운 세포 사멸 조절 기작을 발견, 암 발생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발견되고 있는 수많은 외계행성 중 가장 일반적인 형태인 왜소항성 주변 외계행성 중 3분의 1가량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액체 상태 물이 있는 영역에 자리 잡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미군의 역량을 약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지난 2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군이 장·단기적 기후변화 과제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랜드연구소는 기후변화가 미국의 병력 훈련, 정비 및 시설 정비, 국내외에서의 효과적 작전 수행 역량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폭염, 홍수, 산불, 가뭄, 토지 황폐화, 열대 폭풍우 등을 기후위험으로 꼽았다.
/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온라인 수업이 없어졌는데도 초·중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은 오히려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생 대상 청소년 사이버 도박 조사에서는 3.3%가 중독 위험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가족부는 29일 전국 학령전환기(초4·중1·고1) 청소년 약 128만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3일∼28일 실시한 2023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초등학생 39만9천129명, 중학생 43만9천655명, 고등학생 43만8천5명이
'슈퍼 박테리아'(항생제에 내성을 지녀 쉽게 제거되지 않는 세균)를 잡을 새로운 항생제를 발견하는 데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용돼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캐나다 맥마스터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에 논문을 게재해 슈퍼 박테리아를 제거할 새로운 항생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대상이 된 슈퍼 박테리아는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명적인(critical) 위협'으로 규정한 박테리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