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질병 옮길 가능성 높다

시골보다 도시 파리가 병원체 더 많아

주변을 날아다니는 파리가 음식물이나 과일에 앉아있으면 대충 쫓아버린 뒤 씻는 둥 마는 둥 하고 별 생각 없이 먹거나 파는 수가 많다. 그러나 파리는 생각보다 질병을 옮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 협동 연구팀이 세계 3개 대륙에서 채집한 116종의 검정파리와 집파리에 붙어있는 미생물군을 분석한 결과 파리들이 어떤 경우에는 인간에게 해로운 수백가지 다른 종의 세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레포츠’(Scientific Reports) 24일자에 보고됐다.

과학자들은 파리가 인간과 가까이에서 살기 때문에 질병을 옮기고 퍼뜨린다고 오랫동안 의심해 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에벌리 과학대가 주도한 이 연구는 실제로 그에 대한 더 많은 증거와 함께 위협의 범위에 대한 통찰도 함께 제시했다.

이 대학 바이오테크놀러지 및 생화학 · 분자생물학과 도널드 브라이언트(Donald Bryant)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공중보건 관리자들이 간과한 병원체 전염 메커니즘을 드러내 주는 한편 전염병 발발 상황에서 파리가 병원체의 급속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주사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파리 몸체에 붙어있는 박테리아 세포와 입자들을 조사했다. 사진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검정 파리의 머리 부분.  CREDIT: Ana Junqueira and Stephan Schuster

연구팀은 주사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파리 몸체에 붙어있는 박테리아 세포와 입자들을 조사했다. 사진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검정 파리의 머리 부분. CREDIT: Ana Junqueira and Stephan Schuster

파리 다리가 세균 주 매개 역할

펜실베이니아대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교수로 재직하다 현재 싱가포르 난양 과학기술대 교수로 있는 스티븐 셔스터(Stephan Schuster) 교수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다리와 날개를 포함해 각개 파리의 몸체 부위에 있는 미생물군의 구성 내용을 조사할 수 있었다. 셔스터 교수는 몸체 부위 가운데 다리들이 미생물 유기체들을 한 물체의 표면에서 다른 물체 표면으로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셔스터 교수는 “다리와 날개는 파리 몸체에서 가장 높은 미생물군 다양성을 보여주는데, 이는 박테리아가 파리를 공중화물기로 활용한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파리가 날아가 앉은 새로운 물체 표면이 박테리아 성장에 도움을 준다면, 파리가 남기는 수백개의 흔적들은 수많은 미생물 군락을 남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썩은 고기를 찾아다니는 검정파리와 집파리는 새끼인 구더기 양육을 위해 배설물과 부패한 유기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물질에 자주 노출된다. 파리는 이로 인해 배설물과 부패한 유기체로부터 인간과 동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들을 묻혀서 나르게 되는 것.

고슴도치 사체에 붙어 있는 검정파리들. 검정파리는 금속광택에 녹색 빛을 띠고 있고 다리가 검정색이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Paul venter

고슴도치 사체에 붙어 있는 검정파리들. 검정파리는 금속광택에 녹색 빛을 띠고 있고 다리가 검정색이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Paul venter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도 지녀

이번 연구에서는 검정파리와 집파리가 이들 새끼인 구더기가 자라는 숙주 관련 미생물 및 서식환경에서 얻는 미생물 혼합체를 50% 이상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놀랍게도 시골 외양간에서 채집한 파리가 도시환경에서 채집한 파리보다 병원체를 적게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브라질에서 수집한 파리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균을 가지고 있는 사례를 15건 이상 발견했다. 이 균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사람의 위장 등에서 많이 발견되는 세균으로 궤양을 일으키고 암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도 하다. 셔스터 교수는 파리가 지금까지 이 균을 옮기는 매개체로 전혀 간주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있을 때 파리가 질병을 옮길 수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더 높아질 수 있다.

브라이언트 교수는 “앞으로 소풍 가서 파리가 접근할 수 있도록 꺼내 놓은 음식을 먹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도심 공원 같은 도시 환경이 아닌 숲에서 소풍을 즐기는 것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파리 몸체에 돋아 있는 수많은 털이 세균을 묻혀 이리저리 옮기게 된다. 사진은 흔히 볼 수 있는 집파리. CREDIT: Ana Junqueira and Stephan Schuster

파리 몸체에 돋아 있는 수많은 털이 세균을 묻혀 이리저리 옮기게 된다. 사진은 흔히 볼 수 있는 집파리. CREDIT: Ana Junqueira and Stephan Schuster

곤충 매개체의 미생물 DNA 구성을 밝힌 첫 사례

이전 싱가폴 환경 생명과학 공학 센터(SCELSE) 박사후 과정 연구원으로 있다 현재 브리질 리우 데 자네이루 연방대 유전학 및 유전체학 교수인 아나 카롤리나 준케이라(Ana Carolina Junqueira)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유전체 및 전산학 방법들을 사용해 파리가 가지고 있는 미생물 군집을 전례 없이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준케이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편향성이 없는 방법을 사용해 곤충 매개체의 전체 미생물 DNA 구성내용을 기술한 첫 사례”라며, “검정 파리와 집파리는 전세계에서 기계적으로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임에도 이들의 전반적인 미생물 전파 능력에 대해 현대 분자 기술과 깊이 있는 DNA 시퀀싱기술을 이용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리가 모든 점에서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연구팀은 파리를 인간 사회를 위한 도우미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질병의 조기경보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는 ‘살아있는 드론’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셔스터 교수는 “한 예로 파리가 아니면 표본을 수집하기가 어려운 환경의 미생물 구성 내용을 파리를 이용해 확보할 수 있다”며, “실제로 파리를 자율적인 생체공학 드론으로 삼아 매우 작은 공간이나 틈새로 들어가도록 풀어놓고 이들을 다시 포획해 파리가 가져온 생체물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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