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명저 읽기] 과학명저 읽기 30
눈길을 끄는 과감한 주장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뇌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그 예이다. 이 선언은 우리 몸을 물질적 부분인 뇌와 다른 사람과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한다고 상정되는 ‘자아’ 사이의 간극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주체적 자아로서의 당신은 필요에 따라 거짓말을 참말인 것처럼 꾸밀 수도 있겠지만(그래서 당신의 연기력이 충분히 좋다면 듣는 사람들을 모두 속일 수도 있겠지만), 거짓말을 하는 뇌와 참말을 하는 뇌는 분명히 구별가능한 활동 패턴을 보이기에 그 두 상황을 손쉽게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fMRI 신호를 처리하어 분석 결과를 얻어내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생각보다 이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현재 사용되는 장치나 기술로는 거짓말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뇌를 찍어 바로 그 순간 그 사람이 하는 말이 거짓말인지를 알아낼 방법은 없다. 거짓말을 하는 뇌나 참말하는 뇌 모두 신호상으로 활발한 뇌 활동을 보여주는 데다가 거짓말의 내용에 따라서도 활동의 구체적인 양상이 달라진다. 따라서 한 번 찍은 뇌영상 자료를 보고 ‘흠, 거짓말이군!’라고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는 그 사람에게 다양한 참말과 거짓말을 하게 하면서 찍은 수많은 뇌영상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그 사람의 거짓말 하는 과정에 대응되는 뇌활동 패턴을 추출한 후에야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런 경우조차 우리가 안정하게 내릴 수 있는 판단은 통계적으로 틀릴 가능성이 있는 과학적 ‘판단’이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명백백한 ‘사실’은 아니다.
이런 점을 알게 되면 신비로운 뇌기계를 상상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당히 실망스러워 한다. 당연히 대중의 호기심에 호소하기 쉬운 대중 매체가 찬란한 이미지 뒤의 ‘숨겨진 진실’에 주목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대중 매체의 독자들이 뇌영상 과학이 탐색하는 마음과 물질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흥미로운 질문으로 가득한 중요한 과학 연구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이제는 거짓말도 못하고 살겠네!’라는 식의 가벼운 농담으로 정신 세계에 대한 심층적 성찰을 건너뛰게 한다.
소개도서: 도넬라 H. 매도즈, 데니스 L. 매도즈, 요르겐 랜더스 지음, 김병순 옮김, <성장의 한계>(30주년 기념 개정판), 갈라파고스,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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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에 국내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과 수학자 허준이의 필즈상 수상 등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과총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 해의 주요 연구개발 성과와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과학기술 등을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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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러시아 패배부터 현재와 같은 전황 지속까지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BBC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영국, 미국, 이스라엘의 전문가 5명의 전망을 전했다.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전 소장 겸 엑시터대 전략연구소(SSI) 부소장은 이번 봄 러시아의 공격이 관건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