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데믹 가능성은 낮지만 대비는 필요”

성공적인 K 방역 위한 코로나19 진단 체계 논의

코로나19와 계절 독감의 동시 유행, 트윈데믹(twindemic)에 대해 그 가능성 자체는 높지 않지만, 검사 대비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진단 검사법으로는 동시 분자 검사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의견이다.

22일 ‘성공적인 K 방역을 위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주제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홍기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과장이 이처럼 주장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인플루엔자 시즌이 본격 시작됨에 따라 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동시 유행 가능성 낮으나 검사 대비는 필요

그는 “코로나19가 앞으로 얼마나 확산될지 예측이 어렵지만, 인플루엔자가 얼마나 발생할지는 예년 데이터와 남반구 국가 사례를 비교해서 단순 추정이 가능하다”며 이를 토대로 봤을 때 동시 감염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에 연간 200만 건의 인플루엔자 의심, 확진 환자가 보고 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2~3월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예년에 비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홍 과장은 “그 이유를 사회적 거리두기와 학교 등교 중단 등으로 볼 수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를 동시에 경험한 남반구 국가 호주와 아르헨티나의 예를 봐도 인플루엔자 확진 건수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인플루엔자 검사 양성률 추이를 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적은 해는 5%, 많은 해는 27%까지 검사 대비 양성률이 나왔다. 그런데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시즌에는 0.04% 양성률로, 2500개 검사해도 겨우 1개의 인플루엔자가 나올 정도로 적었다. 따라서 남반구에서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동시 유행이 미미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

아울러 홍 과장은 지난달 영국에서 나온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사이에 상호작용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언급했다. 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혹은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때 나머지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홍기호 서울의료원 과장이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을 위한 진단 전략 및 감시 체계’에 대해 발제했다. ⓒ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홍 과장은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경우에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이 무려 68%로, 보정승산비로 하면 0.4 정도로 낮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며 “두 바이러스 사이에 어떤 병원성의 경쟁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된 경우에는 단일한 병원체에 감염됐거나 혹은 단일한 병원체에 두 번 걸린 경우보다 중증도와 사망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어떤 질병에도 안 걸린 경우를 1로 본다면 두 가지 모두 감염됐을 때 6배의 사망률을, 따로 두 번 걸렸을 때도 3배 이상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 감염 치명률 높아…감시체계 유지 필수적

홍 과장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증상으로 감별이 어렵고, 동시 감염 시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인플루엔자 감시체계 유지와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평상시에도 표본 감시체계를 통해 인플루엔자 발생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는 감시체계가 이전과 동일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동시 유행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동시 검사 전면 도입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한다는 것. 그때 가장 효율적인 검사 전략이 동시 분자 검사법이고 코로나19 단독 검사와 마찬가지로 항원 검사는 국내 실정에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이 홍 과장의 주장이다.

22일 열린 ‘성공적인 K 방역을 위한 코로나19 진단 검사’ 포럼에서 진단 검사 체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이와 관련해 이혁민 연세대 의대 교수도 “항원 검사는 항원 검출을 통한 진단법이다. 현재 기술로는 항원을 증폭할 방법이 없다 보니 극소량의 항원을 검출할 수 있는 항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민감도가 떨어지고 위음성을 보이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현재 국내 상황에서는 사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분자진단법만을 사용해 왔는데, 감염 초기부터 검출할 수 있어 무증상인 경우에도 진단이 가능하다.

이 교수는 “다만 분자진단법은 검사비가 비싸고 검사 결과를 최소한 3시간에서 많게는 24시간까지 걸린다는 단점이 있어 지속적으로 신속 진단에 대한 요구가 이어져 왔다”며 “신속진단법인 항원, 항체 진단 등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형식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 회장도 이번 겨울에 코로나와 인플루엔자 동시 감염은 전 세계적인 현황을 봤을 때 비교적 흔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현재 진단법에 대한 보완책으로 더 정밀한 분자진단법이나 혈액의 IGM, IGG 등 항체 검사법과 함께, 점막의 IGA 항체 검사법 등을 연구하거나 연령이 높고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는 민감도를 높이고, 젊은층은 특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눠서 연구하는 등 진단법 연구를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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