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물선 투자 사기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와 비슷하게 영구기관 사기 사건이 오래전부터 자주 반복되곤 한다.
이와 같은 거창한 사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과학기술을 빙자하여 그럴싸하게 사람들을 현혹하는 유사한 사건들이 간혹 벌어진다. 이번 원고에서 살펴볼 이른바 ‘투시 안경’도 그 중 하나다.
몇 년 전에도 ‘사람들의 옷을 투과해 알몸을 볼 수 있다’는 ‘투시 안경’ 때문에 소동이 빚어진 바 있다. 당시 정말로 그런 안경이 가능한지 걱정스럽게 필자에게 묻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투시 안경 등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상세히 검토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물론 실제로 사람의 알몸을 마음대로 투시해 볼 수 있는 안경이 만들어졌다 해도, 특허를 취득하거나 제조 판매 허가 등을 받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우리 특허법에 따르면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발명’은 특허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사람들의 불안감을 덜기는 어려울 것이다. 합법적이지 않은 물건이라도 음성적인 거래나 인터넷을 통한 판매 등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투시 안경을 판매하려 한 이들은 과학적 원리까지 들먹여 가며 인체 투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곤 한다. 물론 사람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적외선을 감지하여 영상을 만드는 적외선 카메라나 야간 투시경 등이 이미 나와 있기는 하다.
영화나 TV 드라마의 야간 군사작전 장면 등에 자주 등장하는 야간 투시경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개발되었다. 야간에도 존재하는 매우 적은 양의 빛을 광전자 방출 효과 등을 통하여 증폭시키는 방식이다.
녹색 형광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야간 투시경 화면은 녹색인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컬러 야간 투시경도 개발되었다. 그러나 야간 투시경은 상당한 부피와 무게가 나가는 장치인 반면, 이른바 투시 안경은 보통의 안경과 크기나 외관상의 차이가 거의 없으므로 좀 다르게 보아야 할 것이다.
전자기파의 일종인 빛 중에서 파장이 대략 400nm에서 700nm에 이르는 대역을 사람이 볼 수 있으며, 파장에 따라 빛의 색은 달라진다. 그리고 이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것을 적외선이라 하는데, 사람을 포함한 생물이나 열이 있는 물체에서는 적외선이 방출된다.
그런데 옷 속을 투시하려면 사람 몸의 표면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대역으로 바꾸어 줘야 한다. 이뿐 아니라, 옷 바깥에서 반사돼 눈으로 들어오는 가시광선을 차단해야만 한다. 하지만 옷 바깥에서는 가시광선뿐 아니라 적외선도 함께 방출하게 되는데, 몸의 표면에서 나오는 적외선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 대단히 의문스럽다.
또한 별도의 장치나 배터리가 부착된 것도 아니고, 보통 안경과 거의 동일한 구조로 이처럼 복잡한 다단계의 과정을 한꺼번에 구현하는 것은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만족할 만한(?) 영상을 얻으려면 컴퓨터 등을 통한 이미지 프로세싱이 불가피할 듯한데, 혹 투시 안경 등을 만든다 해도 시스템이 매우 복잡하고 거대한 장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른바 투시 안경과 가장 유사한 장치는 미국의 공항 등에서 항공보안 등을 위해 운영 중인 인체 검색장치일 것이다.
거의 알몸에 가까운 투시가 가능하여 인권 침해 논란을 빚기도 한 이 장치는 인체에 특정 파장의 전자기파를 쏘아서 영상을 만드는 고가의 장비이다. 즉 인체에 해를 입힐 수 있는 X선 등의 방사선을 쏘는 것이 아니라, 고주파의 일종인 밀리미터파를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휴대전화의 전자기파보다도 훨씬 안전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방식의 전신검색대는 영상을 저장하지 않고 자동판독이 이뤄지기에 사생활 침해 소지를 차단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공항으로 그 설치가 확대될 예정이다.
뢴트겐이 처음으로 X선을 발견한 지 얼마 안 돼서, 유럽에서는 한때 X선으로 옷을 뚫고 알몸을 마음대로 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진 적이 있었다. 당시 일부 귀부인들은 외출하기조차 꺼리고, 약삭빠른 어떤 상인들은 ‘X선이 투과할 수 없는 옷’을 판매하여 돈을 벌었다고도 한다.
물론 광학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들이 투시 안경의 실체를 명확히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꼭 투시 안경뿐 아니라 이보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사이비 과학기술 등으로 인한 소동들이 가끔씩 반복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씁쓸하고 부끄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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