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콘서트’ 비결은 이야기의 힘

마약 복용 효과 낼 만큼 강력해

토크콘서트가 인기다. 일반적인 강연과는 확실히 다른 형식 덕분이다. 특히 젊은층에게 환호를 받고 있다. 대기업 CEO, 정치인, 연예인, 학원 유명 강사, 연예인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다양한 주제의 토크콘서트를 통해 사회 곳곳에서 청중과 만나고 있다.

토크콘서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소통’이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눈다는 장점이 있다.

소통 방법은 많이 있지만 “눈과 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감성적 만남이라 무한경쟁에 지친 청춘들에게 치유와 안식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 토크콘서트의 강연자들은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닌 ‘진짜 이야기’를 한다. ⓒ연합뉴스


기존의 획일적인 자기계발 담론에서 벗어나 색다른 화두를 던져준다는 점도 토크콘서트를 찾는 이유다. 정형화된 가치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공감이 이루어지고 있다.

토크콘서트의 성공 비결은 ‘소통’과 ‘이야기’

둘째는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면 이야기가 주는 힘이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예로부터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 주변에는 언제나 청중이 북적였다.

이야기는 모두를 귀 기울이게 하는 힘을 가졌다. 이야기 듣느라 정신이 팔려 할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해진다’는 격언이 있을 정도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

이야기는 사람의 목숨도 살린다. 아라비안 나이트로 알려진 ‘천일야화’가 대표적이다. 주인공 셰헤라자드는 1천1일 동안 밤을 새워 이야기를 풀어냈고 결국 목숨을 연명하는 데 성공했다. 왕의 포악한 마음을 누그러뜨려 사람을 처형하는 일도 멈추게 했다.

토크콘서트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강연자가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풀어낸다. 강연자들의 이야기는 억지로 만들어낸 스토리가 아닌 직접 겪은 ‘진짜 이야기’다. 살아온 이야기를 하며 때로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기도 한다. 성공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이야기에 청중들은 눈물을 훔치고 용기를 얻으며 자신감을 회복한다.

감정이입은 옥신토신 분비 촉진시켜

눈물을 흘리고 함께 소리 내어 웃는 행동에는 ‘감정이입’이 작용한다. 다시 말해 소통을 통한 공감이 일어난 것이다.

제프리 잭스(Jeffrey Zacks) 미국 워싱턴대 심리학과 교수는 실험을 통해 감정이입을 증명했다.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사람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통해 관찰했다.

그 결과 일상적인 상황에서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소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접할 때도 동일하게 활성화되었다. 연구결과는 2009년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됐다.

유리 해슨(Uri Hasson) 미국 프리스턴대 심리학과 교수도 비슷한 사실을 확인했다. 동일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뇌에서는 동일한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2010년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해슨 교수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뇌 활동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뇌 활동과 같아졌다”고 밝혔다. 이야기 구조가 집단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 동일한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셈이다.

소통을 하는 것만으로도 호르몬 분출이 활성화된다. 특히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의 분비가 활발해진다. 폴 잭(Paul Zak) 미국 클레어몬트대 신경과학과 교수는 최근 테드(TED) 컨퍼런스를 통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기만 해도 옥시토신 분비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놀라운 것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옥시토신 분비량은 일반인보다 무려 1.5배나 높다는 점이다.

치유의 효과를 가진 옥시토신은 우리 몸속의 구급약 상자와 같다. 토크콘서트를 즐기며 소통을 만끽하다보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얻은 불안감과 피로감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이야기 몰입은 삶의 의욕 고취시켜

토크콘서트에 감정이입이 됐다는 것은 이야기에 몰입이 됐다는 말과 같다. 황농문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몰입’에서 과학적인 작용을 설명한 바 있다. 무언가에 몰입되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뇌를 각성시키고 집중과 주의를 유도해 쾌감을 일으키며 삶의 의욕을 솟게 한다는 것이다.

리드 몬태규(Read Montague) 미국 베일러 의대 교수는 이야기를 들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보상시스템 반응을 연구했다. 식사, 양육 등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행동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면 포유류의 뇌는 그에 대한 보상으로 쾌락을 제공하는 신경세포 집단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쾌락에 중독이 되기도 한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보상시스템이 극단적으로 활성화되는 셈이다. 몬태규 교수는 “중독성이 강한 이야기를 들으면 코카인 같은 마약을 복용할 때와 유사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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