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놀이공원, 과학기술의 판타지 공간

[공간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5) 놀이공간에 기술을 더하다

동화 속 주인공들이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네는 곳. 주변에는 온통 장난감같이 생긴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다소 우스꽝스러운 차림새를 한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곳. 탈 거리, 놀 거리, 먹을거리가 즐비해서 하루 종일 지루할 틈이 없는 곳. 이렇게 이상한 것들뿐인데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곳.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공간, 테마파크 이야기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족 나들이, 학교 소풍으로 테마파크를 방문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공간을 방문하는 목적 자체가 일상성을 벗어나기 때문에 테마파크의 경험은 비 일상성에서 오는 일종의 유희, 오락, 즐거움 등과 연결돼 있다. 그렇다 보니 종전에는 테마파크를 단순히 대중적 유희 공간, ‘놀이동산’으로 소비해버리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우리가 테마파크라는 놀이공간에서 누리는 즐거움은 간단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우 고도화된 기술의 집약체다.

테마파크의 경험은 비일상성에서 오는 일종의 유희, 오락, 즐거움 등과 연결돼 있다. 사진은 글로벌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의 대표 캐릭터들. Ⓒhttps://www.tokyodisneyresort.jp

어뮤즈먼트 파크에서 테마파크로

테마파크의 기원은 유원지, 박람회, 서커스 등 오락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날 테마파크 어트랙션(놀이기구)의 원조인 라이드(ride, 탈 것) 역시 189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우리가 제일 먼저 떠올리는 테마파크의 원조는 디즈니랜드.

디즈니랜드는 1955년에 기존의 놀이동산들과 다른 주제와 프로그램, 시설, 운영방식을 도입하여 개장한 어뮤즈먼트 파크(Amusement Park)로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바로 이 놀이공간이 본격적인 테마파크 시대를 열었다. 이후에 주제·내용별로 세분화된 다양한 테마파크 형태가 등장하면서 테마파크는 레저공간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오락, 교육, 휴식의 기능을 가능한 복합 공간들로 진화하고 있다. 물론 공간에 기술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189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에 처음 등장한 ‘Ferris Wheel’ Ⓒhydeparkhitory.org

즐거움을 만드는 기술

테마파크에서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길게 늘어선 대기줄을 견디면서 꼭 타야만 하는 라이드 어트랙션(놀이기구)에 대한 기대가 꽤 높았다. 특히 테마파크의 상징인 롤러 코스터를 타고 정상에 올랐다가 급강하할 때의 그 짜릿함이란!

롤러코스터를 타고 리프트의 맨 꼭대기에서 내려올 때의 찰나의 순간은 공학자들이 무려 1천60여 개의 구성요소를 치밀하게 계산한 결과로 얻어진다.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높이와 속도, 각도, 지형과 환경에서 받을 수 있는 압력을 계산한다. 1/1000부터 999/1000까지 압력이 작용하는 상태와 지속 시간을 계산한 후에야 방문객들에게 기분 좋은 짜릿함과 곧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다는 안도감을 동시에 부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테마파크에 라이드 어트랙션과 4D를 결합한 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화를 소재로 한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리포터(The Wizarding World of Harry Potter), 스파이더맨(The Amazing Adventure of Spiderman)은 모션 베이스드 라이드에 탑승하여 4D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미니언즈(Minion Mayhem)는 4D 모션 시뮬레이터가 적용된 라이더에 탑승하여 3D 영상을 체험한다.

라이드 어트랙션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콘텐츠의 백미라 불리는 퍼레이드와 각종 쇼,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역시 스펙터클을 만들기 위해 이야기를 구성하는 플롯 카를 조정하고, 빛과 음향의 세밀한 싱크를 맞춰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테마파크는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마법을 선물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기술과 인력, 프로그램 등 즐거움을 만드는 완벽한 시스템을 운영한다.

테마파크는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마법을 선물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기술과 인력, 프로그램 등 즐거움을 만드는 완벽한 시스템을 운영한다. 사진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미니언 메이헴’ Ⓒhttps://www.usj.co.jp

4차산업기술과 테마파크의 만남

4차 산업의 발전 속도는 점차 더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관련 기술들이 발 빠르게 적용되고, 지금 당장에 성과가 없더라도 제반 환경이 서서히 구축되면서 기존의 기술을 대체하는 과정에 있다. 테마파크에도 예외는 아니며, 그중 VR과 AR을 적용한 콘텐츠의 출시가 눈에 띈다.

우리나라 기술의 기어VR 헤드셋을 디바이스로 적용한 미국 식스플래그의 가상현실 롤러코스터 ‘더 뉴 레볼루션갤러틱 어택(The New Revolution Galactic Attack)’과 영국의 알톤 타워(Alton Towers)의 ‘갤럭티카(Galactica)’라는 우주여행 롤러코스터는 실제 현실과 가상 현실이 혼합된 형태의 콘텐츠로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가상현실 테마파크 ‘So Real’를 공식 오픈하여 관련 기술의 상용화와 대중화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평이다.

우리나라는 롯데월드에 ‘프렌치레볼루션2 VR’과 ‘자이로드롭2 VR’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밖에도 ‘몬스터 VR’, ‘SM타운 VR’ 등 독특한 테마를 내세운 소규모 실내 시설에 VR 기술을 적용한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테마파크에 유독 VR·AR 기술만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 유동환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테마파크는 사람의 신체가 직접 체험해야 하기 때문에 신기술이 테마파크에 도입되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까지는 기술 안정화 기간이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테마파크들은 그 과정을 거쳐 신기술이 집약된 콘텐츠들로 효과성을 보고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오랜 기간 검증된 기술 외에는 안정화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고 나서 스토리텔링을 통해 콘텐츠로 출시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글로벌 테마파크들이 신기술 콘텐츠를 구현하는 데에 속도를 내기보다 소프트웨어나 운영 시스템부터 서서히 도입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IoT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밴드로 방문객 탑승 체크인 및 연계 리조트 객실 키로 활용하고, 방문객들의 동선 및 체류시간 등 트래픽 빅데이터를 모아 비즈니스 개선에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또 유동환 교수는 “테마파크 공간에 적용되는 기술 대부분이 접촉 디바이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현재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오히려 방문객 보호를 위한 기술이 시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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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9월 10일11:21 오전

    에버랜드에 마치를 울리며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갑자기 그리워 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어울리고 뭉쳐다니는 시절이 언제 다시 올수 있을까. 뭉치면 안되고 흩어져야 살게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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