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태양광 범선은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까?

[과학기술 넘나들기] 솔라 세일(1)

일론 머스크 회장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발사한 민간 유인 우주선이 며칠 전에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리질리언스(Resilience)’라고 이름을 붙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후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도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민간 유인 우주선 시대를 열었다.

이렇게 인류의 우주개발은 지속적인 발전과 도약을 거듭하고 있으나, 우주선을 움직이는 동력, 즉 우주 로켓의 방식은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다. 1961년에 옛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Yuri Gagarin)이 첫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한 지 60년 가까이 되었고, 1969년에 미국의 아폴로11호가 인간을 처음으로 달에 보낸 지도 벌써 50년이 넘었다. 그러나 우주선의 동력이 연료에 산화제를 섞어서 분출하는 ‘화학 로켓’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인류를 달에 보낸 아폴로11호의 새턴V로켓 발사 장면 ⓒ 위키미디어

지상에서 운행하는 자동차의 경우, 동력원으로서 가솔린, 경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엔진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비행기의 경우 역시 라이트형제가 발명한 이후 가솔린엔진으로 프로펠러만을 돌리는 방식으로부터, 고온 고압의 가스를 노즐로 분출시켜 추진력을 얻는 제트엔진으로 발전하였고, 제트엔진에도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유독 우주선 분야에서는 화학 로켓이 거의 유일한 방식의 동력원 자리를 지켜온 것은, 공기가 없고 극한적인 환경이라는 우주 공간의 특수성과 관련이 깊다. 하늘 또는 우주 공간을 날아간다는 점에서 비행기와 우주선은 비슷한 점이 많고, 또한 비행기의 제트엔진 역시 연료 가스를 분출시켜 그 반작용으로 움직인다는 데에서 우주선의 화학 로켓 엔진과 유사한 면이 있다.

그러나 비행기와 우주선 엔진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바로 ‘산소’의 유무에 있다. 즉 비행기의 제트엔진은 연료를 태울 산소를 대기 중에서 빨아들이면 되기 때문에, 연료만 실으면 되고 산소를 내장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러나 공기가 없는 우주 공간에서 운행해야 하는 우주선의 경우, 엔진에 연료뿐 아니라 액체 산소와 같은 산화제를 반드시 내장해야만 한다.

따라서 현재의 화학 로켓을 대체할 만한 우주선의 새로운 동력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유명한 SF 시리즈물 ‘스타트렉(Stat trek)’에서는, 우주 전함 엔터프라이즈호가 매우 빠른 속력을 낼 때 물질과 반물질이 반응하는 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이는 SF적 상상력일 뿐 우주에서 반물질을 대량으로 구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물질-반물질 반응으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반면에 솔라 세일(Solar sail), 즉 돛에 부딪치는 태양광과 태양풍의 압력으로 우주 공간을 항해하는 우주 범선은 화학 로켓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미래형 우주선으로서 검토해 볼 수 있고 이미 시험이 시작된 바 있다.

우주 범선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천문학자 케플러 ⓒ 위키미디어

우주 범선에 대한 개념이 처음 나온 것은 놀랍게도 약 400년 전이다. 행성의 운행 법칙을 세운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가 큰 거울로 우주 범선을 만들면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우주 범선은 실현 가능성과는 무관하게 SF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간혹 등장한 바 있다. 프랑스의 SF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파피용(Papillon)’에도 우주 범선이 등장한다. 프랑스어로 나비를 뜻하는 파피용은 이 소설에 나오는 나비 모양의 우주 범선의 이름인데, 거대한 돛을 펼치고 우주를 항해한다.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일부 우주선 중에도 돛을 지닌 우주 범선과 모양이 비슷한 것들이 눈에 띄는데, 다만 빛이 부딪히는 광압에 의해 추진력을 얻는 것인지, 태양전지에 의해 에너지를 얻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솔라 세일의 개념과 원리를 구체화하고 실현을 위해 노력한 이는 바로 저명한 과학자였던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이다. 탁월한 천문학자이자 ‘코스모스(Cosmos)’ 등의 작가로서 과학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한 칼 세이건은 1976년에 미국의 텔레비전 토크쇼에 출연하여 솔라 세일의 가능성을 주장하였고, 미국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를 결성하여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도 하였다.

2005년에 발사가 시도된 우주 범선 코스모스1호의 상상도 ⓒ 위키미디어

그 후 칼 세이건의 부인 등이 설립한 영화제작사 코스모스 스튜디오와 미국 행성협회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여 2005년에 최초의 우주 범선 코스모스 1호를 발사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하였다. 이후의 솔라 세일 발사 및 시험 사례, 그리고 향후 전망 등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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