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ESA의 호라이즌 2000 프로그램(4)-혜성과 혜성 탐사선
태양계의 역사를 간직한 혜성
인류의 역사를 알고 싶으면 인류 초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가장 오래된 인류를 살펴보듯이, 태양계의 역사를 알고 싶으면 역시 태양계에서 가장 변하지 않은 천체를 살펴보거나 태양계의 거친 진화에서도 변함없이 살아남은 천체들을 살펴보면 된다.
가장 대표적으로 소행성이나 혜성을 들 수 있는데, 이 중 혜성은 대략 수 km에서 수십 km의 크기를 지니고 있으며 핵(Nucleus), 코마(Coma) 그리고 두 개의 꼬리(Ione tail/Dust tail)로 이루어진 천체이다. 혜성의 존재가 드러나고 있기에 더는 신비롭지 않을 순 있지만, 혜성이 아름다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혜성은 도대체 왜 아름다울까? 자연이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우연이 겹친 탓이다.
아름다운 혜성의 구성 물질
혜성은 얼음 등의 휘발성 물질들과 규산염 그리고 유기질 등으로 이루어진 가운데 핵을 중심으로 구성된 천체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우 어두운 존재들이다. 혜성의 핵을 구성하고 있는 얼음은 주로 물,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메탄, 암모니아, 사이안화수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혜성의 핵을 더러운 눈 덩어리(dirty snowballs)로 비유하기도 한다.
혜성이 태양빛을 받게 되면 표면이 증발하기 시작하면서 혜성 주변과 혜성의 대기에 있는 먼지와 가스들이 태양빛을 반사하곤 한다. 혜성과 같이 질량이 작은 천체들은 중력이 작기 때문에 혜성의 대기를 쉽게 묶어 둘 수도 없고 이들을 순식간에 잃게 된다. 혜성의 중심에 있는 혜성 핵은 계속해서 가스와 먼지들을 공급하게 되는데 혜성의 가운데 핵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진 이들을 바로 코마라고 부른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혜성의 모습은 아마도 혜성이 지니고 있는 혜성 꼬리가 아닐까 한다.
혜성 꼬리는 기본적으로 먼지와 가스들로 이루어진 혜성의 대기이기에 먼지 꼬리와 가스(이온) 꼬리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혜성이 태양과 가까워지면 태양 광선과 태양풍 등의 영향으로 태양과 반대 방향으로 두 개의 꼬리들이 반응하게 된다.
이온화된 가스들이 구성하고 있는 이온 꼬리는 이온화된 분자들이 밀려 나가면서 태양에 가까울수록 더욱더 길어지게 된다. 이온화된 분자들은 푸른색을 띠며 장관을 이루게 된다.
먼지 꼬리는 주로 규산염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역시 태양 반대 방향으로 향하지만, 먼지들은 혜성 궤도에 따라서 운동하던 본래의 방향을 유지하고자 하기에 조금 더 구부러진 모습을 하고 있다.
이온 꼬리는 태양빛을 반사하며 대게 흰색을 띤다. 코마나 꼬리는 혜성의 핵에 비하여 규모가 비교도 안 되게 커지게 되는데,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 (1AU) 이상으로 커지기도 한다.
혜성의 모식도 ©Science4Fun
또한 혜성이 지나간 자리에는 여러 가지 잔해들이 남아 있게 되는데 이곳을 지구가 지나가게 되면 먼지들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서 지구의 대기권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는 마치 비 오는 모습처럼 보이게 되고 우리는 이를 유성우라고 부른다.
혜성의 기원
혜성은 태양계 바깥 지구에서 1광년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고 가정하고 있는 가상 천체인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나 우리 태양계의 바깥쪽 먼지 원반인 카이퍼벨트로부터 생겨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4000여 개의 혜성들의 궤도와 원일점을 추적해본 결과 태양계 바깥쪽에 비슷한 곳에 모여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내려진 가설이다.
오르트 구름에는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성간 먼지들이 많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혜성을 이루는 핵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이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혹은 태양 및 주변 천체 등의 중력 간섭을 받아서 태양 쪽으로 향하게 될 때가 있다. 따라서 충분히 큰 타원 궤도를 가지게 되고 태양에 근접하게 된다.
이들은 태양계 바깥쪽의 행성들처럼 큰 타원 궤도를 가지고 아주 긴 시간을 가지고 공전하는 만큼 태양으로부터 최소한의 간섭을 받기 때문에 태양계에서 가장 변하지 않은 천체들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50억 년 전 태양계 초기에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를 연구하고 싶으면 혜성을 연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혜성은 태양을 공전하면서 다시 오르트 구름이나 카이퍼벨트로 돌아가곤 하지만 이들 중 태양 공전 중에 목성이나 토성의 중력에 이끌려서 짧은 타원 궤도로 변하는 단주기 혜성들도 존재한다.
물론 태양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게 되면 태양의 큰 중력에 이끌려서 충돌하거나 부서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다른 극단적인 경우로 행성의 중력에 묶여서 행성과 충돌하거나 다른 중력장에 의해서 가속을 받게 되면 그만 태양계를 이탈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탐사선이 방문한 유명한 혜성들
핼리 혜성(1P/Halley)은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혜성 중 하나다. 혜성은 보통 발견자의 성명으로 명명하는데 핼리 혜성의 주기를 예측하고 그다음 주기도 예측한 그리니치 천문대의 2대 천문대장이었던 에드먼드 핼리가 발견하였다.
주기는 대략 75~76년인 단주기 혜성이며 다음 접근시기는 대략 2061년으로 예측된다. 핼리 혜성이 단주기 혜성이 된 이유는 목성의 중력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핼리 혜성은 1986년도에 태양계 안쪽을 방문했던 이력 덕분에 국제 혜성 탐사선 (The International Cometary Explorer)과 지오토 탐사선 (Giotto) 등을 비롯한 6개의 탐사선이 방문한 가장 인기 있는 혜성이었다.
핼리혜성의 모습 ©NASA/W. Liller
지아코비니-찌너 혜성 (21P/Giacobini–Zinner)은 국제 혜성 탐사선이 인류 최초로 혜성에 방문하면서 유명해진 혜성이다. 대략 2km의 작은 핵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아코비니-찌너 혜성에는 탄소관련 분자들이나 이산화탄소의 함유량이 다소 적은 것으로 밝혀져서 다소 따스한 곳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츄르모프-게라시멘코 혜성(67P/Churyumov–Gerasimenko)은 핼리혜성 다음으로 유명한 혜성 중 하나다. 바로 수년 전 인류에게 수많은 감동을 선사해 주었던 로제타(Rosetta) 프로젝트의 착륙선 필래(Philae)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이 혜성은 카이퍼 벨트에서 형성되었다고 여겨지고 있으며 대략 6년을 주기로 태양을 돌고 있다.
필래 착륙선이 츄르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착륙한 후의 모습 ©ESA/Rosetta
템펠 1 혜성(9P/Tempel)은 반사율이 4% 정도밖에 되지 않는 어두운 혜성으로 주기는 대략 5.5년 정도 된다. 딥 임팩트(Deep Impact) 미션의 타깃이었으며 스타더스트(Stardust) 탐사선이 재방문한 혜성으로 유명하다.
그릭-스키옐럽 혜성(26P/Grigg–Skjellerup)은 핼리혜성을 방문한 지오토 미션이 두 번째로 방문한 혜성으로 핼리혜성을 방문할 때 카메라가 망가진 관계로 아쉽게도 근접 사진을 하지 못한 혜성으로 유명하다. 혜성의 핵은 2km 남짓으로 알려져 있다.
보렐리 혜성(19P/Borrelly)은 미항공우주국의 뉴 밀레니엄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던 딥스페이스1(Deep Space 1) 미션이 방문한 혜성으로 혜성의 코마를 지나치면서 사진을 보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빌트 2 혜성(81P/Wild)은 스타더스트가 2004년 방문했으며 코마 표본을 지구로 보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샘플 수집기에 의해서 수집된 먼지들은 대략 100만 개 정도였으며, 크기는 대략 100마이크로 미터부터 밀리미터 정도였다. 2종류의 유기화합물이 발견됐을 뿐만 아니라 지방족 탄화수소도 발견되었다.
맥 노트 혜성(C/2006 P1)은 율리시스 (Ulysses) 탐사선이 방문해 혜성의 꼬리를 통과했다. 꼬리가 긴 탓에 혜성의 핵으로부터 약 260km 떨어진 곳에서 이온 꼬리의 화학 성분과 속도 등을 측정하였다.
햐쿠타케 혜성(C/1996 B2)은 가장 긴 꼬리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그 길이가 무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 3.8배나 달한다. 이 역시 율리시스 탐사선이 우연히 이온 꼬리를 통과하면서 유명해진 혜성이다.
하틀리 혜성(103P/Hartley)은 6.46년의 주기를 지니고 있으며 딥임팩트(Deep Impact) 탐사선이 방문하였다. 땅콩 모양으로 생긴 혜성으로 유명하며 혜성의 크기에 비해서 물을 엄청나게 분출하는 활동적인 혜성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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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 탈퇴를 선언한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건설할 우주정거장의 실물 모형을 공개했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이날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한 군사 산업 전시회에서 새로운 우주정거장 모형을 선보였다. 러시아 국영매체는 이 모형을 '로스'(Ross)라고 불렀다. 새로운 우주정거장은 2단계로 발사될 예정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남극 앞바다의 기후 변화가 태평양 수온과 열대 지역 비구름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했다. 16일 UNIST에 따르면 도시환경공학과 강사라 교수 연구팀은 기후 모델(Climate Mode) 실험으로 남극 앞바다의 냉각이 적도 태평양의 수온을 낮춘다는 내용을 입증했다. 특히 남극 앞바다의 온도와 열대강우(비구름) 사이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혔다. 남극 앞바다가 차가워지면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고, 그 영향으로 열대강우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온이 같아도 습도가 높으면 더 덥고 불쾌하게 느껴지는데, 상대습도를 반영해 산정하는 체감온도인 '열파 지수'(HI)가 최근 잦아진 극단적인 기온에서 실제 인체가 느끼는 온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열파 지수를 토대로 여름철 위험 경보를 발령하는데 인체가 느끼는 온도와 많게는 2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제시됐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기후학자 데이비드 롬프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NWS가 이용해온 기존 열파 지수의 한계를 보완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환경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음식물에 들어 있는 글루코스(포도당)는 우리 몸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인다. 암세포도 자기 복제를 하는 데 엄청난 양의 포도당이 필요하다. 종양이 성장하려면 암세포의 복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합성 작용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암세포가 흡수한 포도당에서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뽑아내지 않고 대부분 폐기물로 반출한다고 여겼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배중면·이강택 교수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이찬우 박사 공동 연구팀이 상용 디젤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개질(Reforming) 촉매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디젤은 수소 저장 밀도가 높고 운반·저장이 쉬워, 개질을 통한 수소 공급 장치를 트럭 보조전원장치 등 모바일 연료전지 시스템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지속돼왔다. 연구팀은 촉매 입자 내부의 금속 나노입자가 표면으로 올라오는 용출 현상을 통해 합금 나노입자를 형성해 촉매 성능을 향상하도록 촉매를 설계했다.
광도(밝기)가 급격히 떨어졌던 오리온자리의 가장 밝은 α별인 적색초거성 '베텔게우스'가 별의 표면인 광구(光球)의 일부가 대형 폭발로 날아가는 '표면질량분출'(SME)을 겪고 서서히 회복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텔게우스의 SME는 태양의 바깥 대기에서 플라스마를 대량 방출하는 '코로나질량분출'(CME)의 약 4천억 배에 달하는 관측 사상 전례가 없는 것으로 제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 연구팀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체료제인 '로미타피드'가 항암 효과까지 있음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해 이런 성과를 냈다.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찾는 약물 재창출은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지만, 모든 약물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어려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