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보호 지카 항체 첫 개발

대표적인 5개 바이러스에 모두 효과

지카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태아가 자궁 속에서 감염됐을 때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소두증 아기로 태어나는 것이다. 이 경우 머리만 작은 것이 아니라 뇌신경적 결손이 병행될 우려가 높아  지카는 가임 여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대(세인트 루이스)와 밴더빌트대 연구진은 인체에서 생성된 항체를 이용해 처음으로 임신 중인 동물 태아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고 태반 손상도 방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또한 성체 실험 쥐에서도 지카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소두증 어린이(왼쪽)와 정상 어린이의 머리 크기 비교 그림. 소두증이 있으면 경우에 따라 지적 장애나 활동기능 장애를 보이고 말이 어눌하며 얼굴 모양이 비정상적일 수 있다.  ⓒ Wikipedia / CDC

소두증 어린이(왼쪽)와 정상 어린이의 머리 크기 비교 그림. 소두증이 있으면 경우에 따라 지적 장애나 활동기능 장애를 보이고 말이 어눌하며 얼굴 모양이 비정상적일 수 있다. ⓒ Wikipedia / CDC

대표적인 다섯 개 지카종에 모두 효과

논문의 교신저자 중 한 사람인 워싱턴대 마이클 다이어먼드(Michael S. Diamond)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것은 지카바이러스가 태아에 침범하는 것을 막는 최초의 항바이러스 항체”라며, “임신 중에도 지카를 퇴치할 수 있다는 이론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최소한 실험 쥐에서 지카를 치료할 수 있는 인체 생성 항체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다이어먼드 교수와, 공동 교신저자인 밴터빌트대 제임스 크로우(James Crowe Jr) 교수 공동연구진은 지카 감염에서 회복된 사람들로부터 29개의 항체를 검색해 냈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ZIKV-117로 명명된 항체에 주목했다. 이 항체는 실험실 연구 결과 대표적인 다섯 개의 지카바이러스종을 효과적으로 중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크로우 교수는 “인체에서 분리한 자연발생적으로 생기는 이 항체들은 지카 감염과 태아 손상을 막는 최초의 의료 개입수단”이라고 말했다.

동물세포에서 자라고 있는 지카바이러스. 현재 임신한 여성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이 바이러스가 태아로 옮겨가 심각한 결손을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이번 쥐 실험을 통한 연구 결과 인체에서 추출한 항체가 쥐의 태아는 물론 성체 쥐도 지카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redit: Huy Mach,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in St. Louis

동물세포에서 자라고 있는 지카바이러스 트레이. 현재 임신한 여성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이 바이러스가 태아로 옮겨가 심각한 결손을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이번 쥐 실험을 통한 연구 결과 인체에서 추출한 항체가 쥐의 태아는 물론 성체 쥐도 지카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redit: Huy Mach,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in St. Louis

항체 치료 받은 쥐의 태반은 정상적이고 건강

이 항체로 치료받은 임신한 쥐들의 태반(胎盤)은 정상적이며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치료받지 않은 쥐들은 지카 감염으로 인해 태반 구조가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 태반 손상은 태아 성장을 더디게 하고 자궁내 태아사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인체가 지카에 감염됐을 때 이 두 가지가 모두 일어날 수 있다.

논문의 공저자인 워싱턴대 인디라 마이소레카(Indira Mysorekar) 산부인과 부교수는 “항체 치료를 받은 쥐의 태아에서 혈관이 손상되거나 태반이 얇아지거나 성장이 제한되는 등의 증상은 전혀 없었다”며, “이 지카 항체는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해 감염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태아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항체는 또한 치사량의 지카바이러스를 5일 간 주입한 성체 쥐에서도 보호능력을 발휘했다. 지카는 인체에 별로 치명적이지는 않으나 실험동물에 치사량을 주입하면 항체가 가장 가혹한 조건에서 얼마나 잘 작용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부작용 없이 태아나 성체 모두 보호

이번 연구는 항체가 단독으로 태아나 성체 모두에서 지카를 막을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나아가 여성에게서 보호 항체를 유도해 내는 백신이 현재 임신 중이거나 앞으로 임신했을 때도 태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현재 지카 백신 중에는 인체 임상시험에 들어간 것도 있으나 임신한 동물에 대해 테스트를 한 적은 없다.

이번 연구 결과는 효과적인 지카 백신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연구를 수행한 마이클 다이어먼드 교수(왼쪽. 사진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in St. Louis) 와 제임스 크로우 교수(사진 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Center) ⓒ ScienceTimes

이번 연구 결과는 효과적인 지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연구를 수행한 마이클 다이어먼드 교수(왼쪽. 사진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in St. Louis) 와 제임스 크로우 교수(사진 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Center)

지카 백신은 지카 감염에 따른 태아 손상을 막기 위한 가장 값싸고 간단한 방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일부 부작용 우려도 있다. 지카 백신을 맞은 후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지카바이러스의 가까운 친척인 뎅기 바이러스에서 일어난 적이 있다. 어떤 종류의 뎅기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항체를 주입한 사람이 항체가 없는 다른 종에 감염됐을 때 더 심하게 앓았다는 것이다. 항체 의존성 악화(antibody-dependent enhancement)로 알려진 이런 현상은 지카의 실험실 시험에서도 관찰됐으나 실제 지카 유행지역에서의 역학 조사나 살아있는 동물에서는 관찰된 적이 없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항체를 수정해 같은 실험을 하자 태반과 태아 보호 성능은 원래와 똑같은 효력을 보였다.

지카 유행지역 임신부들에게 먼저 투여해 볼 수도

인체 백신이 만들어질 때까지 지카바이러스의 모계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임신부에게 항체를 주입해 태아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서는 지카 유행지역에 살고 있는 여성들에게 지카 감염 여부와는 상관 없이 처음 임신했을 때부터 임신한 기간 동안에 항체를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임신부나 배우자가 급성 지카 감염병에 걸렸어도 항체 치료가 가능하다.

크로우 교수는 이 항체가 중요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대량 생산과 인체 연구의 기초를 닦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다이어먼드 교수는 이 항체로 지속적인 지카 감염을 근절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 중이다. 두 팀 모두 ZIKV-117이 바이러스와 어떻게 결합해 감염을 막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고해상도 영상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이어먼드 교수는 “지카바이러스는 눈이나 고환 등에 잠복해 있으면서 장기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며, “항체가 신체의 여러 부분에서 비롯되는 지속적인 감염도 제거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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