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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타투인보다 신비한 외계행성 발견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101.5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TOI 700d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있는 행성엔 사막과 황무지만 끝없이 이어져 있다. 물이 거의 없어서 대기 중의 수분으로 농사를 지으며, 너무 덥다 보니 집들은 주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지하에 위치해 있다.

이 척박한 행성이 가장 아름답게 보일 때는 바로 석양 무렵이다. 두 개의 태양이 지평선에서 나란히 만들어내는 노을은 장관 그 자체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살았던 ‘타투인’이라는 행성이 바로 그곳이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행성 추적 탐사선 테스(TESS)는 타투인처럼 하늘에 두 개의 해가 있는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6일(현지 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국 천문협회 235차 총회에서 발표됐다.

NASA는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외계행성 TOI 700d를 발견했다. 사진은 TOI 700d의 상상도. ⓒ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NASA는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외계행성 TOI 700d를 발견했다. 사진은 TOI 700d의 상상도. ⓒ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TOI 1338b로 명명된 그 행성은 1300광년 떨어져 있는 TOI 1338의 쌍별 시스템을 95일마다 한 번씩 공전한다. TOI 1338의 쌍별은 14.6일마다 서로 공전하는데, 한 별은 태양보다 약 10% 정도 크지만 다른 별은 태양 질량의 1/3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쌍별의 행성인 TOI 1338b는 타투인처럼 사람이 거주할 만한 곳은 아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개의 해를 지닌 외계행성은 그동안 몇 차례 발견됐으나, 테스가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4월에 발사된 테스는 그동안 3000개가 넘는 외계행성을 발견한 케플러우주망원경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나 앞으로 더 많은 외계행성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보다 1.1배 큰 ‘제2의 지구’

그런데 테스의 성과를 발표한 이번 총회에서 정작 주목을 끈 외계행성은 따로 있었다. 지구에서 101.5광년 떨어진 황새치자리에 위치한 TOI 700d가 바로 그 주인공. 지구보다 약 1.1배 더 큰 이 행성은 골디락스 존에 있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골디락스 존이란 모항성으로부터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아서 적당하게 따뜻한 온도가 형성될 수 있는 위치로서, 생명체가 번성하기에 적합하다.

이 외계행성의 모항성인 TOI 700의 존재는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발견 당시엔 이 별의 온도가 너무 높은 것으로 파악돼 거느리고 있는 행성에서 생명이 살 수 없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TOI는 ‘TESS Object of Interest’의 약자로서, 테스가 발견한 천체 중 행성을 거느릴 가능성이 높은 관심 천체라는 뜻이다.

하지만 테스 우주망원경이 11개월에 걸쳐 분석한 결과 그 같은 추정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별은 크기 및 무게가 태양의 40%에 불과하며 온도는 절반 정도인 적색왜성이었던 것. 테스는 이 별의 주위를 돌고 있는 3개의 행성을 발견했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TOI 700b는 대략 지구만 한 크기이며 10일마다 한 번씩 공전한다. 중심에 있는 TOI 700c는 지구보다 약 2.6배 더 큰 가스 행성으로서 공전 주기는 16일이다. 가장 바깥쪽의 행성인 TOI 700d는 38일마다 한 번씩 공전하는데, 태양이 지구에 제공하는 에너지의 86%를 모항성으로부터 받고 있어서 표면 온도가 영하 3℃일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의 젊은 시절과 비슷한 상태

TOI 700d는 마치 지구인들이 달의 뒷면을 결코 보지 못하는 것처럼 언제나 한쪽 면만이 모항성을 향한 채 공전하고 있다. 달처럼 자전 주기가 공전 주기와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처럼 생명체가 살 수 없을 황량한 천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연구팀이 TOI 700d의 대기 및 표면 유형 등에 대해 컴퓨터 시뮬레이션한 결과, 생명체가 충분히 번성할 만한 조건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마치 화성의 젊은 시절처럼 이산화탄소가 많은 대기에다 바다로 덮여 있는 모습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또 다른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는 타투인처럼 황량한 행성일 것으로 추정됐다. 바람이 항상 행성의 어두운 쪽에서 흘러나와 모항성과 직접 마주 보는 지점으로 모여들어 구름 한 점 없이 건조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난 것.

이 행성이 과연 인간이 거주할 만한 곳인지의 여부는 NASA가 추진하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되어야만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을 제임스 웹 망원경은 대기 구성 성분을 분석해 생명체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이 행성의 대기 존재 여부와 대기가 어떤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NASA는 최근에 프로젝트 지연 및 비용 초과로 악명이 높았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2021년 3월에 발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TOI 700d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연구진은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우리가 앞으로 이 행성에 대해 무엇을 알게 되더라도 무척 흥미로울 것임은 틀림없다. 이 행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류는 이번에 타투인보다 더 신비로운 외계행성을 발견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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