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키네틱 아트의 거장 ‘알렉산더 칼더’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현대미술의 주요한 특징에 대하여 스웨덴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관장이었던 폰투스 훌텐(Pontus Hulten, 1924~2006)은 “우리 시대의 거대한 개혁의 하나는 미술이 시간 요인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결코 반복되지 않는 움직이는 리듬 속에 태어난 예술 작품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존재요, 모든 체계를 벗어난 아름다움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는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 형성된 움직이는 미술인 ‘키네틱 아트(Kinetic Art)’의 선구자로서, ‘모빌(Mobile)’을 창시한 예술가이다. 특히 그의 작품은 실행 작동되며 공연을 한다는 의미에서 ‘Performing Sculpture’라고 부르기도 한다.

Alexander Calder Ⓒ Calder Foundation

필라델피아 출신으로 조각가 아버지와 초상화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알렉산더 칼더는 원래 스티븐스 공과대학(Stevens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공부한 기계공학자였다. 그리고 여러 가지 직업을 거친 후, 28세이던 1926년 파리로 이주하여 아카데미 쇼미에르(Academie de la Grande Chaumiere)에서 미술을 공부하게 되면서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 한스 아르프(Hans Arp),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호안 미로(Joan Miro) 등을 포함한 당대의 걸출한 아방가르드 예술가들과 교우를 쌓게 된다.

알렉산더 칼더는 20대 후반 파리 시절 ‘서커스(Circus)’라는 제목의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독특한 인형 공연을 하였다. ‘서커스’는 철사, 나무, 금속, 천, 끈 등과 같은 간단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70여 개의 곡예사와 동물 인형, 100여 개의 각종 액세서리 등으로 만든 작은 서커스 공연장 무대로 구성되었다.

인형들은 철사나 막대로 연결되어 있고, 알렉산더 칼더 자신이 직접 내레이션과 음악에 맞춰 인형들의 움직임을 조종하며 공연을 했는데, 당시 동료 예술가들과 관람객들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주며 호평을 받았다.

Calder Circus Ⓒ Calder Foundation

알렉산더 칼더의 인형 공연 ‘서커스’는 그의 나이 74세이던 1972년 뉴욕 휘트니 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소장 작품으로 다시 특별 공연되었으며, 영화감독 장 파인레브(Jean Painleve)와 카를로스 빌라르데보(Carlos Vilardebo)에 의해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기록된 영상은 DVD로 발매되었다.

칼더의 ‘서커스’는 이후 ‘키네틱 아트’와 바람으로 움직이는 ‘모빌’, 그리고 간단한 기계장치를 활용하여 대중적이고 친근한 느낌의 움직이는 인형을 연출하는 현대 오토마타 예술의 주요한 특징을 형성하는데 커다란 계기가 되었다. <관련 동영상>

Circus DVD Ⓒ Jean Painleve, Carlos Vilardebo

1927년 파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가진 알렉산더 칼더는 1930년대 초반부터 스스로 움직이는 오브제 ‘모빌’을 통해 새롭게 작품 세계를 확장한다. 그가 창안한 ‘모빌’은 철사와 실 등으로 여러 가지 추상적 모양의 쇳조각이나 나뭇조각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을 매달고, 물리학의 역학과 균형의 원리를 이용하여 미묘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모빌’이라는 명칭은 1932년 알렉산더 칼더의 전시 작품을 보고 마르셀 뒤샹이 ‘모빌’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 그의 ‘모빌’은 예술 작품에 움직임을 적용함으로써 이후 ‘키네틱 아트’의 선구가 되었다.

알렉산더 칼더는 ‘모빌’ 작품들을 통해 모터나 전기 장치에 의한 반복적인 움직임보다는 자연적인 바람이나 기류(氣流)에 의한 비반복적이고 우연적인 움직임 연출을 선호했다. 그의 ‘모빌’은 천장에 매달린 오브제, 벽에 걸려있는 오브제, 고정물에 연결된 오브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관련 동영상>

알렉산더 칼더의 후반기 작품 가운데 하나인 ‘The Four Elements’는 1961년 제작된 9미터 높이의 기념비적 모빌 조각(monumental mobile sculpture)으로 스톡홀름 현대미술관(Moderna Museet in Stockholm) 야외에 설치되어 있다. 폰투스 훌텐 관장에 의해 뉴욕에서 가져온 이 작품은 스톡홀름 현대미술관의 상징적 조형물이 되었다.

The Four Elements Ⓒ Calder Foundation

이 밖의 그의 주요 모뉴멘탈 조각 작품으로는 1967년 캐나다 엑스포 국제 박람회를 위한 ‘Trois Disques’, 미국 미시건 그랜드 래피즈(Grand Rapids)에 설치된 ‘La Grande Vitesse’, LA 벙커 힐(Bunker Hill) 구역에 설치된 ‘Four Arches’, 시카고 클루친스키 연방 빌딩(Kluczynski Federal Building) 앞에 설치된 ‘Flamingo’, 시애틀 올림픽 조각공원(Olympic Sculpture Park)에 설치된 ‘Eagle’ 등이 있다.

1987년에는 뉴욕에 칼더 재단(Calder Foundation)이 설립되었으며, 600여 점의 조각과 22점의 모뉴멘탈 조각, 그리고 1000여 점의 소품들을 보존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2008년 10월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는 ‘알렉산더 칼더: 파리 시대(Alexander Calder: The Paris Years, 1926~1933)’라는 제목으로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되었고, 국내에서는 2013년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움직이는 조각 알렉산더 칼더’展이 열렸다.

유년 시절 철사, 깡통, 천, 종이 등으로 자신만의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놀던 알렉산더 칼더는 평생 2만여 점의 작품을 제작하였고, 삶의 유희와 움직이는 기계 놀이로서의 예술을 제시하면서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칭송받고 있다.

(956)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