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틸렌(polyethylene)은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매우 유연하지만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폴리에틸렌은 파이프, 바닥재, 병, 가방과 식품 용기 등 내마모성 제품을 비롯한 사소한 생활용품부터 공업 용품 재료까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범용 플라스틱으로 자리 잡았으며 폴리에틸렌이 없는 생활은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작은 낱알 모양의 폴리에틸렌 ⓒLluis tgn
이러한 폴리에틸렌에도 단점이 존재하는데, 바로 폐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폴리에틸렌은 대략 15% 정도만 재활용되며, 나머지는 소각하거나 매립하여 폐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폴리에틸렌이 폐기되면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대 1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환경 과학자들은 폴리에틸렌의 분해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플라스틱 포장도 빠르게 분해 가능하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생분해 폐플라스틱, 3D 프린팅 재료로 변신하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주로 실생활과 공업용품으로 사용된다. ⓒ acmeplastics.com
더군다나 폴리에틸렌은 밀도가 매우 높고 산소에 대한 저항력이 높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따라서 과학자들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플라스틱을 줄이고, 재활용하며, 재사용하려는 노력이 전 세계 곳곳에서 천천히 진행되고 있지만, 사실 매우 견고한 폴리에틸렌 소재에 관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현재 폴리에틸렌의 분해는 열 또는 자외선을 사전 조사한 후 산소를 중합체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0월 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질 중 하나이지만,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자리 잡은 폴리에틸렌이 피랄나방과에 속하며 왁스벌레(Waxworm, 혹은 밀랍 나방으로 불림)로 알려진 큰 밀랍나방(Galleria mellonella)의 애벌레가 가지고 있는 침 성분에 의해서 분해된다는 반가운 연구 결과가 공개되었다. 스페인 국립 연구 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 CSIC)의 아나이 산루이스-베르데스(Anahi Sanluis-Verdes) 연구원과 페레 콜로머 비달 박사(Dr. Pere Colomer Vidal)가 이끈 위 연구에 따르면 큰 밀랍나방이라고 부르는 왁스 벌레의 침에서 질기고 내구성 있는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 두 가지 화학 물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큰 밀랍나방 애벌레의 침에 폴리에틸렌이 1시간 정도 노출되면 수년간의 풍화작용이 일어나는 만큼 분해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실온에서 폴리에틸렌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자연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가중나무고치나방(Samia cynthia) 애벌레의 타액을 이용했을 때에는 폴리에틸렌의 산화작용이 일어나지 않음이 발견되었다.
큰 밀랍나방(G. mellonella)애벌레의 침에 폴리에틸렌이 1시간 정도 노출되면 수년간의 풍화작용이 일어나는 만큼 분해된다는 것이 밝혀졌다(그림 B). 반면 가중나무고치나방(S. cynthia) 애벌레의 타액을 이용했을 때에는 폴리에틸렌의 산화작용이 일어나지 않음이 발견되었다(그림 E). ⓒ A. Sanluis-Verdes et al. 2022
연구진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왁스벌레로 알려진 큰 왁스나방의 유충에서 타액을 뽑아서 사용한다. 위 나방은 벌집의 밀랍(Wax)를 뜯어먹고 다닌다고 해서 밀랍나방 혹은 왁스나방의 이름이 붙었는데 상업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나방은 밀랍나방(Achroia grisella)과 큰 밀랍나방이라고 부르는 두 개의 밀랍나방이 있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실 위 벌레는 꿀벌 벌집을 공격하고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충이다. 또한, 미끼로 자주 사용되기에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있으며 파충류의 먹이로도 유명하다.
큰 밀랍나방 애벌레의 모습 ⓒ Jim Kling et al. 2020
사실 지난 2017년 스페인의 연구진들과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연구진들은 왁스벌레 애벌레가 비닐봉지를 먹는다는 사실을 이미 발견한 바 있다. 이들은 실험실에서 제작한 폴리에틸렌 필름에 왁스벌레의 애벌레를 올려놓고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것은 관찰했는데 대략 100마리의 애벌레가 반나절 동안 92mg의 폴리에틸렌 필름을 섭취하는 것을 발견했다. 다만, 연구진들은 무엇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지 알지 못했으나 새로운 연구결과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보다 확실한 해결책이 발견된 셈이다.
위 연구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클레멘테 아리아스 박사(Dr. Clemente Arias)는 애벌레의 침에 있는 효소가 폴리에틸렌의 풍화를 가속화 할 수 있다고 여겨지며 더 놀라운 발견은 단순히 효소만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플라스틱의 산화 과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진들은 왁스벌레의 유충의 침에 폴리에틸렌의 분해능력이 있는 점은 플라스틱의 생물학적인 분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위 그룹을 이끌고 있는 페데리카 베르토치니 박사(Dr. Federica Bertocchini)는 위 결과가 대형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시설에 적용될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응용하여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가정용 키트를 만들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연구진들은 왁스벌레 애벌레의 침이 폴리머에 작용하는지 아니면 플라스틱의 강화하는데 사용되는 첨가제에 작용하는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아리아스 박사는 그동안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위 애벌레가 놀라운 효소를 가지고 있는 이유와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위 효소를 사용하는 이유에 관해서 연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스틱 생분해 분야는 박테리아, 곰팡이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적당하고 알맞은 효소를 찾는 데 중점을 두며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스페인 연구진들은 이제 생분해에 작동되는 여러 효소는 종합하며 새로운 자연 분해제로 응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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